신약 규제 완화 덫, 접근성·부작용도 동반 증가

원종혁
발행날짜: 2017-04-04 05:00:20
  • 2004년→2015년 FAERS 부작용 보고건수 5배 증가…규제 완화 제동

신약 규제 완화의 덫. 규제가 풀린 신약을 놓고 명암이 갈린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발목을 잡던 족쇄가 풀린 만큼 신약의 시장 접근성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보고된 약물 부작용 보고건수 또한 크게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온 것.

미국제약시장에 규제 완화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10년 전보다 부작용 보고사례는 약 5배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산업의 규제완화 기조를 천명한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

특히 트럼프 내각이 선임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새 수장(Scott Gottlieb)이 친제약주의적 관점을 가진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정책을 실행하는 데엔 적임자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때문에 신임 FDA 국장 지명자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시민단체와 의료계 일각에선 "신약의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 피해 사례의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밀워키저널(Milwaukee Journal) 및 의료전문매체 메드페이지(MedPage)에 게재된 해당 분석 결과는 FDA 자체부작용보고시스템인 'FAERS'에 보고된 이상반응 보고건수를 비교했다.

2015년 FAERS에 보고된 이상반응 사례는 총 120만 건에 달했는데, 눈에 띄는 대목은 10년 전인 2004년 20만6000건보다 약 5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신약 승인에 규제를 조금씩 풀면서, 덩달아 부작용 피해 사례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치였다.

일단 FDA측은 해당 조사 결과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부작용보고시스템 데이터가 의미하는 정보의 제한성에 확대 해석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FDA는 "보고서에 기록된 전체 이상반응 사례가 실제로 약물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인과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이상반응이 약물에 기인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년도별 이상반응 보고건수 비교를 통해, 규제 완화 여파에 따른 위험도를 단순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FAERS 운영체계를 보면 이러한 일련의 이상반응을 보고하는 주체들이 의료진이나 환자들보다는 제약사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때문에 전체 부작용사례 중 보고된 것은 소수에 그치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이상반응 보고관리체계에 정부와 의료진의 활발한 참여가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분석기관인 애드배라헬스(Advera Health)는 "이러한 이상반응의 보고사례는 약품의 적응증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면서 "실제 보고되는 부작용 보고사례를 보면, 예상되는 중증 이상반응의 절반 수준이거나 일반적인 부작용은 예상치의 10%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이상반응사례가 빈번히 보고된 약물로는 애브비의 대형품목인 류마티스관절염약 휴미라와 세엘진의 항암제 레블리미드가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애브비는 "휴미라는 이미 안전성 프로파일에 상당한 임상근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 규제당국에 엄격한 안전성 검토를 마친 제품이니 만큼 치료제 사용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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