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회 "보건소장 의사 우선 채용 차별행위"

이창진
발행날짜: 2017-05-17 15:47:25
  • 지방의료원장 비의사 임명 등 고려 "복지부, 지역보건법 개정 권고"

 보건소장 의사 우선 채용은 차별이라는 결정을 내려 파장이 예상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7일 결정문을 통해 "보건소장 임용 시 보건 관련 전문인력에 비해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특정 직종을 우대하는 차별행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관련 근거인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개정을 권고했다.

앞서 의료인 단체 소속 의료인은 지역보건법 시행령에서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보건소장으로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치과이사, 한의사, 간호사 등 의사면허가 없는 의료인과 보건의료 업무 담당 공무원에 대한 차별이라고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복지부는 지역사회에서 보건소는 진료를 포함한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등 업무를 총괄하고,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 예방 및 관리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이 보건소장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인권위에 전달했다.

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 의사 우선 임용은 차별이라고 결정했다.

인권위원회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 보건소가 수행하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업무 중요성은 오히려 예방의학 등 관련분야 전문의나 비의사로서 보건학을 전공하거나 보건사업 종사 경력이 있는 자를 보건소장에 우선 임용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면서 "의사면허가 있는 사람이 보건소장 업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소 업무가 국민 건강증진과 보건교육 뿐 아니라 보건학 등 다른 분야와 관련된 전문지식도 필요하다는 점과 각 보건소에 보건소장을 제외한 의사를 1~6명 씩 두도록 해 의료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지방의료원장은 비의사도 임명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의사면허를 가진 자를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벌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 보건소장 자격기준 차별 진정사건에서 특별히 의사면허를 가진 자를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용해야 할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해 보건소장 자격을 '의사 면허를 가진 자 또는 보건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 등'으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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