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급여화’ 따른 “사용량 확대로 매출 증가 VS 재평가 통한 가격 인하”
문재인 정부는 비급여 전면 급여화, 선택진료 폐지,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세부 추진계획을 조율 중이다.
2022년까지 총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소위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는 의료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대상 약 3800개 중 치료재료가 3000개 정도를 차지할 만큼 문케어가 의료기기산업에 미칠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의료기기(치료재료)업계는 보장성 강화 대책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 ‘기회와 위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면 급여화에 따른 건보 급여비 확대가 곧 업체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늘어난 급여비만큼 건보재정 건전화를 위해 치료재료 재평가를 통한 수가인하 우려가 공존한다.
더불어 ‘신(新)포괄수가제·의료기술평가제도’ 역시 그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문케어가 의료기기(치료재료)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고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대처방안을 모색하고자 국내제조사·다국적기업·수입사 등 업계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이루다 설영수 이사 ▲동방의료기 이진휴 이사 ▲메드트로닉코리아 예정훈 이사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황선빈 이사가 참여했다.
Q: 의료기기업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목적과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의료기기(치료재료) 재평가를 통한 수가 인하 등 일부 부정적인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문케어가 업계에 미칠 긍정적·부정적 영향력을 어떻게 예측하나.
이루다 설영수 이사: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케어가 지향하는 보장성 강화는 급여시장 규모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이다.
2016년 11월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재된 치료재료 품목 수는 약 2만7000여개에 달한다.
이중 약 89%가 급여에 해당하고 3000여개가 비급여 품목이며 이는 전년 비급여 대비 약 4.6% 상승한 수치다.
치료재료 급여에 소요되는 재원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생산실적 기준 5조원 규모에 견줘 높지 않은 비율이라 할 수 있다.
향후 보장성 강화에 따른 핵심은 급여비율을 늘린다는 것이다.
즉 건강보험에서 지불되는 총액은 늘어난다는 것이니 급여에 대한 총액 또한 증가할 것이다.
급여 총액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치료재료를 공급하는 의료기기업체 입장에서는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의미로 이는 곧 기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2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매출 증가가 곧 이익 증가는 아니라는 점과 신포괄수가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환자가 지불하는 의료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건강보험 지급비율이 늘어나야 하는데 과거 전례로 볼 때 심평원은 치료재료 고시가 조정을 통해 사용량 증가에 따른 개별 제품 고시가를 낮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즉 치료재료 수가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신포괄수가제 확대 방안이다.
DRG는 질병의 치료방법 중 표준화된 치료가 가능한 질환에 대해 금액을 정해 놓고 결정된 금액만으로 환자로 하여금 과다한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물론 이 제도는 사용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병원의 원가 절감 동기로 인한 저가 제품 쏠림 현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고가 제품 기피 현상은 향후 고품질이나 기술혁신 의료기기 개발을 유인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다 좋은 치료에 대한 기대, 의사입장에서는 진료권 제한으로 이해될 수 있어 가산제도를 두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기기업체는 정부 보장성 강화 대책을 통해 의료기기 사용 횟수가 증가한다는 장점과 이에 반해 고가 제품 기피와 개별 제품 가격이 낮아지는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비교 판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점이 유리할까를 분석함으로써 개별 회사들이 그 영향을 예측하고 대처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Q: 정부는 의학적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위해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비급여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신포괄수가제 확대 적용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정책 시행이 업계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동방의료기 이진휴 이사: 의학적 비급여 전면 급여화와 관련해 미용·성형은 논외로 하자.
이미 정부 발표에서도 보장성 강화 대책에 미용·성형은 제외한다고 밝혔다.
우선 임의비급여 제품을 살펴보자.
이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지만 의사 판단과 필요에 따라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이다.
일부 과다한 비용부담으로 인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임상현장의 필요에 따라 사용된다.
임의비급여에 사용되는 제품의 경우 정부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의료기술평가제도’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딱 한 글자 차이지만 여기에는 큰 변화가 숨어 있다.
시장 진입 전 제품에 대한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존재하는 모든 기술에 대해 평가를 하고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환자와 의료현장 모두의 의견을 취합한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다면 많은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가 일부 되고 있지만 더욱 활성화 해 치료효과에 대한 적극적 반영을 지원해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제품에 대한 사용 유인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질환에 대해 고가제품이 필요하지 않으며 의사가 갖는 진료권한을 강화한다면 사용량에 대한 따른 부정적 효과를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신포괄수가제의 경우 보장성 확대를 위해 일부 국공립병원에서 시범사업을 하던 것을 민간병원에 확대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참여 병원 평가는 기존 행위별수가제 상대가치를 기반으로 평균입원일수가 넘어가면 행위수가를 적용하고, 단가 10만원 이상 치료재료는 따로 보상하며 정책 가산으로 기존 수가대비 35% 가산 수가를 적용해 참여 기관의 경우 긍정적 평가를 누렸다.
이런 방식이라면 일반병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신포괄수가제는 기존 포괄수가제가 낮은 수가에 기반을 둔 저수가와 치료기술 발전에 따른 신기술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을 개선해 일부 비용을 보전하거나 치료재료 중 고가 또는 신제품의 경우 가산수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포괄수가제와 관련해 ‘병원 경영’과 ‘환자 치료’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결국 고난이도 시술에 대한 기피나 원가절감에 대한 유인 동기가 발생하고 이 경우 정해진 치료재료 이외에 다른 처치에 대해 방어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는 제품에 따른 차이일 뿐 표준 치료에 포함된 제품은 그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총량 측면에서는 이득이 될 것이다.
다만 신포괄수가제 시행이 모든 의료기기업체들의 입맛을 맞출 순 없기 때문에 개별 회사들의 독자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기기회사들이 신포괄수가제 시행에 따른 의료기기(치료재료) 사용량 증가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건 금물이다.
소위 가격탄력성, 즉 가격 변동에 따른 사용량 변화가 의료분야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 헬스케어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격 탄력성이 -0.2로 환자 비용이 10% 감소할 경우 약 2% 환자 의료서비스가 상승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비급여 제품이 급여로 변동될 때 다양한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사용량 증가는 평균 20~30%로 추산한다.
Q: 문케어를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기기업계 간 세부 실행계획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요구된다. 정부와 업계가 어떻게 소통해야 하나.
메드트로닉코리아 예정훈 이사: 문케어는 시대의 큰 흐름이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나 세계적 흐름에 비춰볼 때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개선 여지가 있다.
의료기기업계 입장에서는 이 바람을 거스르는 것보다 바람을 타는 것이 이득을 보는 길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처럼 업계가 갖고 있는 미래의 잠재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기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와 정부는 비용대비 치료효과가 좋은 신제품의 적극적인 시장진입을 서둘러야 한다.
또 이를 위해 허가·유통·급여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첨단 문명의 이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험에서는 가치에 따른 보상제도(지불제도)를 도입하고 신포괄수가제 확대에 따른 제품군을 출시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허가에 있어서는 갈수록 강화되는 국민 안전관리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부작용이나 제품 회수 등에 대한 강화와 더불어 허가에 따른 과다한 비용 등의 적정화를 위한 신규 규정 도입과 시험성적서나 임상 등에 대한 허가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험성적서 인정범위를 늘려 시험검사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고 국제화 기준에 현실을 반영한 시행을 통해 업체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국민에게까지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Q: 의료기기업계는 문케어 추진 과정에서 업계가 처해있는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을 고려해 그 개선방안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업계가 처한 현안들은 무엇인가.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황선빈 이사: 비급여 전면 급여화 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약 3000개 제품과 관련해 급여산정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은 사실 지금의 급여제도가 추구하는 단일상한가 제도로는 달리 방법이 없다.
단일 상한가를 두고 한때 의료기기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리하다 혹은 고가의 고품질 제품이 유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많은 저가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현재 사용 추이를 보면 품질 선호도가 뚜렷해 의료계는 치료효과에 대한 안전성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단일상한가의 단점은 일부 신기술이나 비용대비 효과가 우수한 제품에 대한 사용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전체 건강보험 급여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전제 하에 ‘가치 기반 지불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랜 동안 의료기기업계에서 추진해 왔던 별도보상불가 제품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요구된다.
일부 치료재료가 행위료에 포함된 제품의 경우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지 못해 의료기기업체들의 활동 동기를 저해하고 급여를 왜곡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 문제점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지만 전 제품에 대한 적용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정부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함께 의료기기업체들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이 시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용량 증가나 원가 상승 등으로 제품 생산 단가는 늘어나는 반면 건보 급여지출이 고정돼있다면 결국 의료기기업체들은 원가 절감이라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각 회사마다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사실 원가 부분은 의료기기산업 전반에 대한 거버넌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장비의 경우를 들어 보자.
최근 IEC 60601-1의 적용사례를 살펴보면, 보다 높은 안전성에 대한 요구와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계속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2판으로 적용되던 규제가 3판으로 변경됨에 따라 각 회사마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3판 적용을 위해 소요되는 각종 비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검사항목의 경우 4000만원에 달하는 추가비용이 소요된다.
3판 적용 문제는 비용이 급속히 올라간다는 점과 이 비용을 과연 누가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효율성 문제에 직면한다.
마치 최근 달걀의 경우처럼 동물의 권리를 위해 얼마의 달걀 값을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같다.
동물복지가 보장되는 달걀이 개당 400원에 비하여 일반 달걀 가격은 200원이다.
2배에 대한 가격과 이에 대한 가치와 효율성을 고민해야 한다.
2판으로 지난 십여 년간 안전성에 문제없이 사용하던 제품에 대해 제도가 바뀐다고 새로운 비용을 들인다면 안전성 확보에 따른 비용지불로 얼마만큼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안전성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라고 한다면 위해도가 낮은 1·2등급은 기존 2판을 유지하고 3·4등급은 신규 제품에 대해 강화된 기준을 설정 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이며 의료기기업계가 갖는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대안은 허가심사 시 인정 되는 자료 요건에 대한 확대다.
현재 허가요건에 대해 보다 다양한 자료를 안전성·유효성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면 업계가 느끼는 비용부담을 줄이고 신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 예로 임상이나 안전성 시험성적서에 대한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리얼 월드데이터나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안전성·유효성 근거자료로 보다 유연하게 활용한다면 업계가 갖는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원가 절감은 시장진입 장벽을 낮추고 허가 유지비용을 줄여 결국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의료기기 개발을 가속화해 치료효과가 높은 기술혁신 제품을 국내 환자에게 더 빨리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22년까지 총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소위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는 의료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대상 약 3800개 중 치료재료가 3000개 정도를 차지할 만큼 문케어가 의료기기산업에 미칠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의료기기(치료재료)업계는 보장성 강화 대책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 ‘기회와 위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면 급여화에 따른 건보 급여비 확대가 곧 업체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늘어난 급여비만큼 건보재정 건전화를 위해 치료재료 재평가를 통한 수가인하 우려가 공존한다.
더불어 ‘신(新)포괄수가제·의료기술평가제도’ 역시 그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문케어가 의료기기(치료재료)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고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대처방안을 모색하고자 국내제조사·다국적기업·수입사 등 업계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이루다 설영수 이사 ▲동방의료기 이진휴 이사 ▲메드트로닉코리아 예정훈 이사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황선빈 이사가 참여했다.
Q: 의료기기업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목적과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의료기기(치료재료) 재평가를 통한 수가 인하 등 일부 부정적인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문케어가 업계에 미칠 긍정적·부정적 영향력을 어떻게 예측하나.
이루다 설영수 이사: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케어가 지향하는 보장성 강화는 급여시장 규모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이다.
2016년 11월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재된 치료재료 품목 수는 약 2만7000여개에 달한다.
이중 약 89%가 급여에 해당하고 3000여개가 비급여 품목이며 이는 전년 비급여 대비 약 4.6% 상승한 수치다.
치료재료 급여에 소요되는 재원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생산실적 기준 5조원 규모에 견줘 높지 않은 비율이라 할 수 있다.
향후 보장성 강화에 따른 핵심은 급여비율을 늘린다는 것이다.
즉 건강보험에서 지불되는 총액은 늘어난다는 것이니 급여에 대한 총액 또한 증가할 것이다.
급여 총액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치료재료를 공급하는 의료기기업체 입장에서는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의미로 이는 곧 기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2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매출 증가가 곧 이익 증가는 아니라는 점과 신포괄수가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환자가 지불하는 의료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건강보험 지급비율이 늘어나야 하는데 과거 전례로 볼 때 심평원은 치료재료 고시가 조정을 통해 사용량 증가에 따른 개별 제품 고시가를 낮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즉 치료재료 수가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신포괄수가제 확대 방안이다.
DRG는 질병의 치료방법 중 표준화된 치료가 가능한 질환에 대해 금액을 정해 놓고 결정된 금액만으로 환자로 하여금 과다한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물론 이 제도는 사용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병원의 원가 절감 동기로 인한 저가 제품 쏠림 현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고가 제품 기피 현상은 향후 고품질이나 기술혁신 의료기기 개발을 유인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다 좋은 치료에 대한 기대, 의사입장에서는 진료권 제한으로 이해될 수 있어 가산제도를 두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기기업체는 정부 보장성 강화 대책을 통해 의료기기 사용 횟수가 증가한다는 장점과 이에 반해 고가 제품 기피와 개별 제품 가격이 낮아지는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비교 판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점이 유리할까를 분석함으로써 개별 회사들이 그 영향을 예측하고 대처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Q: 정부는 의학적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위해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비급여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신포괄수가제 확대 적용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정책 시행이 업계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동방의료기 이진휴 이사: 의학적 비급여 전면 급여화와 관련해 미용·성형은 논외로 하자.
이미 정부 발표에서도 보장성 강화 대책에 미용·성형은 제외한다고 밝혔다.
우선 임의비급여 제품을 살펴보자.
이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지만 의사 판단과 필요에 따라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이다.
일부 과다한 비용부담으로 인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임상현장의 필요에 따라 사용된다.
임의비급여에 사용되는 제품의 경우 정부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의료기술평가제도’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딱 한 글자 차이지만 여기에는 큰 변화가 숨어 있다.
시장 진입 전 제품에 대한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존재하는 모든 기술에 대해 평가를 하고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환자와 의료현장 모두의 의견을 취합한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다면 많은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가 일부 되고 있지만 더욱 활성화 해 치료효과에 대한 적극적 반영을 지원해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제품에 대한 사용 유인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질환에 대해 고가제품이 필요하지 않으며 의사가 갖는 진료권한을 강화한다면 사용량에 대한 따른 부정적 효과를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신포괄수가제의 경우 보장성 확대를 위해 일부 국공립병원에서 시범사업을 하던 것을 민간병원에 확대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참여 병원 평가는 기존 행위별수가제 상대가치를 기반으로 평균입원일수가 넘어가면 행위수가를 적용하고, 단가 10만원 이상 치료재료는 따로 보상하며 정책 가산으로 기존 수가대비 35% 가산 수가를 적용해 참여 기관의 경우 긍정적 평가를 누렸다.
이런 방식이라면 일반병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신포괄수가제는 기존 포괄수가제가 낮은 수가에 기반을 둔 저수가와 치료기술 발전에 따른 신기술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을 개선해 일부 비용을 보전하거나 치료재료 중 고가 또는 신제품의 경우 가산수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포괄수가제와 관련해 ‘병원 경영’과 ‘환자 치료’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결국 고난이도 시술에 대한 기피나 원가절감에 대한 유인 동기가 발생하고 이 경우 정해진 치료재료 이외에 다른 처치에 대해 방어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는 제품에 따른 차이일 뿐 표준 치료에 포함된 제품은 그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총량 측면에서는 이득이 될 것이다.
다만 신포괄수가제 시행이 모든 의료기기업체들의 입맛을 맞출 순 없기 때문에 개별 회사들의 독자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기기회사들이 신포괄수가제 시행에 따른 의료기기(치료재료) 사용량 증가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건 금물이다.
소위 가격탄력성, 즉 가격 변동에 따른 사용량 변화가 의료분야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 헬스케어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격 탄력성이 -0.2로 환자 비용이 10% 감소할 경우 약 2% 환자 의료서비스가 상승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비급여 제품이 급여로 변동될 때 다양한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사용량 증가는 평균 20~30%로 추산한다.
Q: 문케어를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기기업계 간 세부 실행계획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요구된다. 정부와 업계가 어떻게 소통해야 하나.
메드트로닉코리아 예정훈 이사: 문케어는 시대의 큰 흐름이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나 세계적 흐름에 비춰볼 때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개선 여지가 있다.
의료기기업계 입장에서는 이 바람을 거스르는 것보다 바람을 타는 것이 이득을 보는 길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처럼 업계가 갖고 있는 미래의 잠재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기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와 정부는 비용대비 치료효과가 좋은 신제품의 적극적인 시장진입을 서둘러야 한다.
또 이를 위해 허가·유통·급여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첨단 문명의 이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험에서는 가치에 따른 보상제도(지불제도)를 도입하고 신포괄수가제 확대에 따른 제품군을 출시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허가에 있어서는 갈수록 강화되는 국민 안전관리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부작용이나 제품 회수 등에 대한 강화와 더불어 허가에 따른 과다한 비용 등의 적정화를 위한 신규 규정 도입과 시험성적서나 임상 등에 대한 허가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험성적서 인정범위를 늘려 시험검사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고 국제화 기준에 현실을 반영한 시행을 통해 업체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국민에게까지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Q: 의료기기업계는 문케어 추진 과정에서 업계가 처해있는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을 고려해 그 개선방안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업계가 처한 현안들은 무엇인가.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황선빈 이사: 비급여 전면 급여화 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약 3000개 제품과 관련해 급여산정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은 사실 지금의 급여제도가 추구하는 단일상한가 제도로는 달리 방법이 없다.
단일 상한가를 두고 한때 의료기기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리하다 혹은 고가의 고품질 제품이 유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많은 저가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현재 사용 추이를 보면 품질 선호도가 뚜렷해 의료계는 치료효과에 대한 안전성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단일상한가의 단점은 일부 신기술이나 비용대비 효과가 우수한 제품에 대한 사용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전체 건강보험 급여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전제 하에 ‘가치 기반 지불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랜 동안 의료기기업계에서 추진해 왔던 별도보상불가 제품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요구된다.
일부 치료재료가 행위료에 포함된 제품의 경우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지 못해 의료기기업체들의 활동 동기를 저해하고 급여를 왜곡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 문제점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지만 전 제품에 대한 적용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정부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함께 의료기기업체들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이 시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용량 증가나 원가 상승 등으로 제품 생산 단가는 늘어나는 반면 건보 급여지출이 고정돼있다면 결국 의료기기업체들은 원가 절감이라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각 회사마다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사실 원가 부분은 의료기기산업 전반에 대한 거버넌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장비의 경우를 들어 보자.
최근 IEC 60601-1의 적용사례를 살펴보면, 보다 높은 안전성에 대한 요구와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계속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2판으로 적용되던 규제가 3판으로 변경됨에 따라 각 회사마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3판 적용을 위해 소요되는 각종 비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검사항목의 경우 4000만원에 달하는 추가비용이 소요된다.
3판 적용 문제는 비용이 급속히 올라간다는 점과 이 비용을 과연 누가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효율성 문제에 직면한다.
마치 최근 달걀의 경우처럼 동물의 권리를 위해 얼마의 달걀 값을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같다.
동물복지가 보장되는 달걀이 개당 400원에 비하여 일반 달걀 가격은 200원이다.
2배에 대한 가격과 이에 대한 가치와 효율성을 고민해야 한다.
2판으로 지난 십여 년간 안전성에 문제없이 사용하던 제품에 대해 제도가 바뀐다고 새로운 비용을 들인다면 안전성 확보에 따른 비용지불로 얼마만큼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안전성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라고 한다면 위해도가 낮은 1·2등급은 기존 2판을 유지하고 3·4등급은 신규 제품에 대해 강화된 기준을 설정 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이며 의료기기업계가 갖는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대안은 허가심사 시 인정 되는 자료 요건에 대한 확대다.
현재 허가요건에 대해 보다 다양한 자료를 안전성·유효성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면 업계가 느끼는 비용부담을 줄이고 신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 예로 임상이나 안전성 시험성적서에 대한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리얼 월드데이터나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안전성·유효성 근거자료로 보다 유연하게 활용한다면 업계가 갖는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원가 절감은 시장진입 장벽을 낮추고 허가 유지비용을 줄여 결국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의료기기 개발을 가속화해 치료효과가 높은 기술혁신 제품을 국내 환자에게 더 빨리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