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지출보고서 게재했다고 리베이트 면책 아니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7-10-20 05:00:57
  • 의뢰자주도 임상 제외 "강연료, 공정성·정당성·적정성 잣대 적용"

"지출보고서에 게재됐다고 해서 불법 리베이트에서 면책된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최근 '경제적 이익 제공에 따른 지출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 책자를 인쇄해 의사협회와 의학회, 제약업계, 의료기기업계 등 관련 단체에 전달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제약업체(의료기기업체 포함) 지출보고서.

의사와 간호사, 약사, 한약사,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제공된 사실상 모든 경제적 이익이 지출보고서에 기록되는 셈이다.

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업체의 지출보고서와 관련 장부 및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불응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여된다.

가이드라인은 지출보고 업계 실무자들이 혼란을 겪는 부분과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자문단 논의를 거쳐 정리됐다.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주목한 임상시험은 연구자중심 임상만 별도 작성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임상시험 지원 작성은 연구자주도 임상시험 또는 의뢰자주도 임상시험 모두 작성 대상이나, 의뢰자주도 임상시험의 경우 의약품 허가 등 법령상 의무에 따라 이뤄지고 식약처 등에 유사한 자료를 제출했음을 고려해 자료제출을 갈음할 수 있다.

즉, 한국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제약사(의료기기업체) 주도 다국가임상을 포함한 모든 임상은 별도 지출보고 양식을 작성하지 않고 식약처 제출자료를 대체하면 된다는 의미다.

또 다른 궁금증은 제품설명회와 자문료, 강연료이다.

강연자에 대한 강연료 등 대가지급은 지출보고서 작성대상이 아니나, 강연 전후 제품설명회 또는 교육 훈련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식음료와 기념품, 교통비는 작성대상이다.

학술좌담회나 학술세미나 강연과 자문은 제외되고 제품설명회 강연자는 작성대상인 셈이다.

약무정책과 박재우 사무관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강연료와 자문료는 원칙대로 생각하면 된다. 판매촉진이 아닌 정당한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로 받아가는 것은 리베이트가 아니다. 우회적 수단으로 활용하면 여전히 리베이트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허용 기준인 견본품 제공도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이다.

박 사무관은 "지출보고서에 기재했다고 리베이트가 아니라고 보기 힘들다, 일례로 견본품 제공이다. 한 의료기관에 발기부전 치료제 견본품을 제공했다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사회적 통념상 최소수량 범위는 합법이나 이해하기 힘든 상황은 리베이트로 판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불법 리베이트 잣대는 법원과 복지부 모두 동일하다.

약무정책과 박재우 사무관은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지출보고서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고 의약계 협조를 당부했다.
강연료와 자문료 등의 경우, 선정자 기준의 공정성과 절차의 정당성 그리고 비용의 적정성이다.

박 사무관은 "판매촉진 목적 범위를 어떻게 볼인가는 논란 여지가 있다. 그래서 공정경쟁규약을 가져야 적용한다. 판매촉진 목적이 아니라도 과도하게 특정인에게 지속 반복되면 공정하지 못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업체의 횟수와 금액 상한선 준수를 권고했다.

지출보고서에 보고된 내용 확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박재우 사무관은 "기본적으로 업체를 믿고 가는 것이다. 현재 제약업체는 400여개소이다"라면서 "지출보고서 작성을 통해 업계에서 자정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 발생 시 영업사원 책임으로 돌리던 잘못된 관행이 이제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선진화된 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 지출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에는 의사협회(이우용, 박우민), 정부법무공단(유일한), 제약바이오협회(장우순, 주은영), 글로벌의약산업협회(김은화, 김정은), 의료기기산업협회(윤효상), 존슨앤드존슨메디칼(채주엽), JW중외제약(이세찬), 유씨비제약(우소연), 데일리팜 최은택 기자(전문기자협의회 추천)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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