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릭파마 또 노사협상 결렬…영업부 출근거부 투쟁

원종혁
발행날짜: 2017-11-21 05:00:50
  • 노조, 프랑스대사관 1인시위 "투쟁 강도 높일
    것…전면파업도 고려"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회사인 쥴릭파마의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기준 전국 6개 창고를 운영하며 연매출 8000여억원을 넘긴 상위 5위권에 진입한 도매업체였지만, 임금협상과 비정규직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잡음이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제약노조에 속한 대부분의 다국적제약사들이 평균 4~5%대의 기본급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조용한 연말나기에 돌입하는 가운데, 쥴릭파마코리아의 경우 드물게 올해까지 6년 연속 입금협상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쟁의행위에 본격 돌입했다.

쟁의의 배경은 "원칙없는 사측의 협상 자세와 비정규직 부당노동 행위에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게 노동조합측의 주장이다.

20일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한 민주제약노조 쥴릭파마 지부 관계자는 "6년째 노사합의가 결렬되면서 쟁의가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회사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지부의 불합리한 처사와 노무 문제들이 해를 가도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장이나 임원들은 책임감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쥴릭파마는 스위스계 회사지만 사장이 프랑스 사람이다. 노사관계가 잘 발달한 프랑스에서 온 대표가 정작 한국에 와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독단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노사관계를 존중한다고 알려진 외국계 회사가, 국내법에 따라 합리적인 노사문제의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게 도리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는 지난 8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임금협상 교섭 결렬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115명의 조합원 중 97.2%가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가결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쥴릭파마 노조 조합원들은 민주제약노조와 연대해 크리스토퍼 피가니올 대표이사의 자택 앞에서도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이번 주부터 매일 11시 반부터 1시까지 진행되는 시위는, 내년 1월달부터 본격적으로 준비기간을 좀 더 갖은 뒤 수위를 높여 전면파업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쟁의를 꾸준히 진행해 온 만큼 사측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의지가 있음에도, 그동안 원칙 없이 협상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교섭과정에서 논의됐던 인상률 3.1%에 150만원이었다

민주제약노조 쥴릭파마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회가 "기본급 3.1% 인상에 일시타결금 150만원을 지급하되 휴가촉진 등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마련에 협의하고 2018년 임금협약 시 17년도 경영실적을 적극 반영하라"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거부하하면서 결렬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녹취록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사측은 교섭과정에 나온 3.1%에 150만원은 조합안이며 자신들은 3%에 50만원을 얘기했다고 조정위원회에 가서 주장을 했다"며 "그러나 녹취록을 들어본 조정위원회는 다들 황당해 하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회사에서 이러한 문제가 계속된다는 걸 외부적으로 알리는게 결국 직원들인 우리한테도 좋지 않다"면서 "우리가 밖으로 나서는 이유는 모든 원인을 조합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전가할 게 아니라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부서직의 매출 부담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쥴릭파마지부 관계자는 "작년 제약노조 임금인상률을 보면 알수 있지만, 쥴릭파마의 인상률이 제일 낮다"며 "직원들은 회사를 감안해 합리적인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사측은 이에 대한 원칙 자체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영업부 1인당 달성하는 판매금액이 과거 몇년 전에 비해 3배 가량 올랐는데, 이에 걸맞는 대우나 보상은 없이 회사가 영업 환경이 힘들다는 대답만 반복될 뿐"이라며 "쥴릭파마 영업부는 이번주 출근거부 투쟁을 진행 중이며 점차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7년 넘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거나 월 118시간에 달하는 추가근무를 해 온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본사차원에서 어떠한 해결책도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쥴릭파마 지부 관계자는 "이번에 쟁의는 집회신고 절차를 밟았고, 회사에 공문을 보내는 한편 제약노조 각지부들에서도 쟁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대사관 앞 1인 시위와 이후 사장 자택 앞에서도 전국 대위원들이 모여 집회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민주제약노조에 의하면 사노피 파스퇴르와 노바티스, 다케다, 아스트라제네카, 박스터, 얀센, BMS, 머크, 노보 노디스크 등 10개 지부가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신생지부로 합류한 페링제약과 엘러간, 프레지니우스카비 3개사 역시 단협체결 직전 임금인상이 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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