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의사 구속에 의료계 내 근조 리본 확산 "방어진료 우려"
'근조(謹弔) 중환자 치료'라고 쓰인 검은색 리본이 온·오프라인으로 의료계에 확산되고 있다.
'구속'까지 감수하면서 중환자를 볼 수 없다는 의사들의 분노가 드러난 것.
법원이 4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가 만들어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한 이 리본에 동료 의사들은 공감하며 SNS 메신저 배경화면, 프로필 사진 등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에 한 교수는 '근로 리본'을 실제 리본으로 제작, 리본을 원해 주소를 보내오는 동료 의사에게 배포하고 있다.
그는 "정부와 사법기관이 중환자실 진료를 하지 말라고 선언했다"며 "의료진의 능력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의료진이 밤을 새우면 다음날 연속 진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 5명 이상의 환자를 의사가 진료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래와 내시경, 응급내시경을 하루 종일 하고 밤에는 응급실콜, 병동콜을 받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 진료도 해왔다"며 "앞으로 능력을 벗어나는 환자 진료는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 교수는 해당 리본을 진료실을 비롯해 진료가운 등 곳곳에 부착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체적으로 2000~3000개의 검은 리본을 제작해 오는 8일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회원과 직원들에게 일제히 배포할 예정이다.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한 교수의 근조 리본 이미지를 공유하며 "전국의 중증질환 치료 의사들은 본인 스스로 방어진료를 할 것"이라며 "환자가 생존확률이 적다면 구속을 감수하면서까지 진료할 의사가 어디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의료진 구속'이라는 상황은 현재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는 의사 직역에 위기감을 심어줘 '분노'라는 공통된 감정을 표출케 하고 있다.
서울 J가정의학과 원장도 "중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지만 법원의 구속 결정이 우려스럽다"며 "의료진에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진료하는 의료진은 이번처럼 치명적이지 않더라도 모두 시한폭탄처럼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열정과 중노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의료의 불확실성에는 존재한다"며 "구속 수사가 곧 나에게도 닥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의사들이 중환자 치료에 대한 사명감마저 마음에서 지울까 두렵다는 우려감도 드러냈다.
그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족에게 충분히 사과하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유족의 분노를 키웠다"면서도 "개별 사안과 전체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법원의 구속 결정이 난 만큼 수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6일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가 의료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면 전국 전공의들까지 예고했던 대로 단체 행동을 할 수도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련을 받고 있지만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같아 충격적"이라며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후 대표자 회의 개최 등 단체 행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까지 감수하면서 중환자를 볼 수 없다는 의사들의 분노가 드러난 것.
법원이 4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가 만들어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한 이 리본에 동료 의사들은 공감하며 SNS 메신저 배경화면, 프로필 사진 등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에 한 교수는 '근로 리본'을 실제 리본으로 제작, 리본을 원해 주소를 보내오는 동료 의사에게 배포하고 있다.
그는 "정부와 사법기관이 중환자실 진료를 하지 말라고 선언했다"며 "의료진의 능력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의료진이 밤을 새우면 다음날 연속 진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 5명 이상의 환자를 의사가 진료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래와 내시경, 응급내시경을 하루 종일 하고 밤에는 응급실콜, 병동콜을 받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 진료도 해왔다"며 "앞으로 능력을 벗어나는 환자 진료는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 교수는 해당 리본을 진료실을 비롯해 진료가운 등 곳곳에 부착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체적으로 2000~3000개의 검은 리본을 제작해 오는 8일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회원과 직원들에게 일제히 배포할 예정이다.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한 교수의 근조 리본 이미지를 공유하며 "전국의 중증질환 치료 의사들은 본인 스스로 방어진료를 할 것"이라며 "환자가 생존확률이 적다면 구속을 감수하면서까지 진료할 의사가 어디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의료진 구속'이라는 상황은 현재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는 의사 직역에 위기감을 심어줘 '분노'라는 공통된 감정을 표출케 하고 있다.
서울 J가정의학과 원장도 "중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지만 법원의 구속 결정이 우려스럽다"며 "의료진에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진료하는 의료진은 이번처럼 치명적이지 않더라도 모두 시한폭탄처럼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열정과 중노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의료의 불확실성에는 존재한다"며 "구속 수사가 곧 나에게도 닥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의사들이 중환자 치료에 대한 사명감마저 마음에서 지울까 두렵다는 우려감도 드러냈다.
그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족에게 충분히 사과하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유족의 분노를 키웠다"면서도 "개별 사안과 전체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법원의 구속 결정이 난 만큼 수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6일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가 의료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면 전국 전공의들까지 예고했던 대로 단체 행동을 할 수도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련을 받고 있지만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같아 충격적"이라며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후 대표자 회의 개최 등 단체 행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