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영향 미칠라" 발사르탄 사태에 제약사 전전긍긍

발행날짜: 2018-08-09 06:00:50
  • 2차 판매 중지 대상에 대형 품목 밀집…작년 총 처방액 525억원 "손실액 1차 보다 커"

2차 발사르탄 혼입물 검출 사태와 이에 따른 판매 중지 여파로 제약사들의 실적 악영향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추가 판매중지 품목 중에서는 1차 때와 달리 연간 매출 수 십억원에 달하는 대형 품목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에서 실적 영향 정도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발사르탄 품목 판매 중지 해당 제약사들의 매출 저하와 재고 처리 문제 등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수입 또는 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 품목에 대해 수거‧검사를 포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 제품에서 NDMA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는 1차 판매 중지 품목은 54개 업체 115개 품목에 이어 대봉엘에스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완제의약품(22개사, 59개 품목)을 추가 판매중지 및 처방을 제한 품목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1차 판매 중지 품목 업체들이 주로 중소형 제약사가 밀집해 있어 개별 제약사별 피해액은 평균 수 억원에 불과한 반면 2차 판매 중지 품목은 이른바 대형 품목군이 포함돼 있다는 점.

A 제약사 관계자는 "연간 처방액이 수 십억원을 넘기 때문에 매출, 순이익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재고 처리뿐만 아니라 발사르탄 자체의 처방 기피로 인한 장기 피해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마치 제약사가 싼 원료를 사용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렇지 않다"며 "시험검사 성적서 확인 등 원료의 안전성에 만전을 기했지만 원료 문제로 결국 제약사만 피해를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D제약사 품목의 처방액은 95억원, L사 78억원, H사 76억원, J사 63억원, M사 43억원, H사 40억원으로 대형 품목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판매 중지된 20개 품목(개별 용량 합산)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525억원으로 1차 판매중지 품목의 합산 매출액 370억원 대를 넘어섰다. 2차 판매중지 품목이 수는 더 적지만 제약사 피해액은 더 크다는 의미다.

발사르탄 성분 자체의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자사 발사르탄이 대형 품목이다보니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정작 문제는 단기적인 실적이 아닌 발사르탄 자체의 처방 기피 여부가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전하다고 여겨진 다른 품목에서도 혼입물 검출 사태가 터지면서 발사르탄 성분 자체의 처방 기피 현상이 관측된다"며 "발사르탄을 대체할 자체 ARB 성분을 보유한 제약사 입장에서는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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