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명령 거부 등 처분 이유 완전히 뒤집혀…간접 근거가 항소 쟁점
|초점=삼성서울병원 메르스 과징금 처분 소송 승소|
삼성서울병원을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만든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과 손실보상금 문제가 2년만에 완전히 뒤집히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가져간 반면 복지부는 중앙 부처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 됐기 때문. 특히 법원에서 쟁점이 아닌 처분 근거 자체를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항소 가능성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년간의 법정 공방 삼성서울병원 완승…법원 이례적 승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는 29일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은 과징금 처분과 더불어 607억원에 달하는 손실보상금이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사안.
특히 대형병원이 중앙 부처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은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2년간이나 이어온 법정 공방은 삼성서울병원의 완승으로 끝났다. 법원이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고 손실보상금도 모두 지급하라고 주문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관례를 들어 중앙 부처의 처분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재판부는 "행정처분의 이유가 의료법 제59조 1항에 따른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 위반인데 장관이 명령했다는 근거 자체가 없다"며 "명령이 없는데 어떻게 위반이 존재할 수가 있느냐"며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다.
행정 처분 자체가 무산되자 손실보상금 문제도 자연스레 풀렸다.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가장 큰 근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결국 재판부는 "복지부장관의 명령을 위반했다는 것은 앞서 봤듯 따져볼 것도 없다"며 "또한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켰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협조한 근거가 있는 만큼 손실보상금을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부담 커진 복지부 항소 불가피…또 한번의 법정 공방 예고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상대가 중앙 부처라는 점에서 혹여 이를 자극할까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를 최초로 발견하고 당국에 알려 확산을 막은 것이 우리인데 엉뚱하게 행정처분이 내려오니 답답하지 않았겠느냐"며 "이제라도 억울함을 해소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복지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메르스와 사투를 벌였던 의료진과 병원에 오명만은 씌우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며 "복지부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최일선에서 메르스를 막았는데 확산의 주범이라는 낙인은 너무 가혹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판결문을 세세히 살피며 복지부의 항소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 부처로서 당연히 항소를 하지 않겠냐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항소를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앙 부처로서 행정 처분이 뒤집히며 체면을 구긴데다 600억원에 달하는 손실보상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판결문이 오는데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때 내용을 살핀 뒤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복지부는 정부 기관인 만큼 항소 여부는 법무부와 상의해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관련 부처와 상의해 항소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구체적인 방향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소 쟁점 여부가 최대 관건…위법성 조각 난제
복지부의 입장에서는 항소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법원에서 이미 행정 처분 자체의 위법성이 조각됐다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 쟁점을 이어갈 수 있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이번 사건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부분, 즉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켰느냐가 아니라 처분 자체의 근거가 없다는 점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결국 쟁점을 더 다퉈보자며 제기하는 것이 항소심인 만큼 조각된 위법성을 다시 문제 삼을만한 이유가 있는지가 초점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재판에서 법원은 복지부의 행정 처분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에 협조했는지, 지시를 따르지 않았는지 여부는 아예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다.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명령 불이행 등은 더 따져볼 것도 없이 행정처분의 근거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과징금 처분 사유가 피고인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법상 명령에 불응했다는 것"이라며 "의료법상 명령이 있었는지 원고가 이를 따르지 않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역학조사관들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명단 제출 요구의 주체는 물론 그 행위 자체가 의료법에 의한 취지라는 것을 밝힌 적이 없다"며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 만큼 문서가 아닌 말로 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의료법상 명령을 내린 근거 자체가 없다"고 판시했다.
처분의 근거가 의료법상 복지부 장관의 명령 불이행인데 의료법에 명시된 명령 자체가 없었던 만큼 이를 따랐는지 여부는 살펴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결국 복지부 입장에서는 항소를 제기하려면 의료법상 이러한 명령이 내려졌다는 근거를 댄 뒤 다시 쟁점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
의료소송 전문 법무법인의 A변호사는 "판결문을 정확히 검토해야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재판부가 쟁점이었던 삼성서울병원이 잘했느냐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처분의 적법성을 물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보통의 행정 소송은 과오에 비해 처발이 과하다는 취지로 제기되고 이를 재판부가 조정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재판은 그를 넘어 처분 근거 자체가 없어 행정력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냈기 때문에 이 근거를 간접적으로나마 제시할 수 있는가가 항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서울병원을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만든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과 손실보상금 문제가 2년만에 완전히 뒤집히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가져간 반면 복지부는 중앙 부처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 됐기 때문. 특히 법원에서 쟁점이 아닌 처분 근거 자체를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항소 가능성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년간의 법정 공방 삼성서울병원 완승…법원 이례적 승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는 29일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은 과징금 처분과 더불어 607억원에 달하는 손실보상금이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사안.
특히 대형병원이 중앙 부처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은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2년간이나 이어온 법정 공방은 삼성서울병원의 완승으로 끝났다. 법원이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고 손실보상금도 모두 지급하라고 주문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관례를 들어 중앙 부처의 처분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재판부는 "행정처분의 이유가 의료법 제59조 1항에 따른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 위반인데 장관이 명령했다는 근거 자체가 없다"며 "명령이 없는데 어떻게 위반이 존재할 수가 있느냐"며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다.
행정 처분 자체가 무산되자 손실보상금 문제도 자연스레 풀렸다.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가장 큰 근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결국 재판부는 "복지부장관의 명령을 위반했다는 것은 앞서 봤듯 따져볼 것도 없다"며 "또한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켰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협조한 근거가 있는 만큼 손실보상금을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부담 커진 복지부 항소 불가피…또 한번의 법정 공방 예고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상대가 중앙 부처라는 점에서 혹여 이를 자극할까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를 최초로 발견하고 당국에 알려 확산을 막은 것이 우리인데 엉뚱하게 행정처분이 내려오니 답답하지 않았겠느냐"며 "이제라도 억울함을 해소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복지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메르스와 사투를 벌였던 의료진과 병원에 오명만은 씌우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며 "복지부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최일선에서 메르스를 막았는데 확산의 주범이라는 낙인은 너무 가혹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판결문을 세세히 살피며 복지부의 항소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 부처로서 당연히 항소를 하지 않겠냐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항소를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앙 부처로서 행정 처분이 뒤집히며 체면을 구긴데다 600억원에 달하는 손실보상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판결문이 오는데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때 내용을 살핀 뒤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복지부는 정부 기관인 만큼 항소 여부는 법무부와 상의해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관련 부처와 상의해 항소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구체적인 방향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소 쟁점 여부가 최대 관건…위법성 조각 난제
복지부의 입장에서는 항소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법원에서 이미 행정 처분 자체의 위법성이 조각됐다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 쟁점을 이어갈 수 있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이번 사건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부분, 즉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켰느냐가 아니라 처분 자체의 근거가 없다는 점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결국 쟁점을 더 다퉈보자며 제기하는 것이 항소심인 만큼 조각된 위법성을 다시 문제 삼을만한 이유가 있는지가 초점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재판에서 법원은 복지부의 행정 처분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에 협조했는지, 지시를 따르지 않았는지 여부는 아예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다.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명령 불이행 등은 더 따져볼 것도 없이 행정처분의 근거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과징금 처분 사유가 피고인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법상 명령에 불응했다는 것"이라며 "의료법상 명령이 있었는지 원고가 이를 따르지 않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역학조사관들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명단 제출 요구의 주체는 물론 그 행위 자체가 의료법에 의한 취지라는 것을 밝힌 적이 없다"며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 만큼 문서가 아닌 말로 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의료법상 명령을 내린 근거 자체가 없다"고 판시했다.
처분의 근거가 의료법상 복지부 장관의 명령 불이행인데 의료법에 명시된 명령 자체가 없었던 만큼 이를 따랐는지 여부는 살펴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결국 복지부 입장에서는 항소를 제기하려면 의료법상 이러한 명령이 내려졌다는 근거를 댄 뒤 다시 쟁점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
의료소송 전문 법무법인의 A변호사는 "판결문을 정확히 검토해야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재판부가 쟁점이었던 삼성서울병원이 잘했느냐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처분의 적법성을 물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보통의 행정 소송은 과오에 비해 처발이 과하다는 취지로 제기되고 이를 재판부가 조정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재판은 그를 넘어 처분 근거 자체가 없어 행정력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냈기 때문에 이 근거를 간접적으로나마 제시할 수 있는가가 항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