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경국 회장 신년 인터뷰
‘특수관계인 거래제한·담보 보장·대금결제 지급 기한’ 필요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업계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혁신·산업육성을 정책 기조로 발표했고 복지부 식약처 심평원 등 각 부처는 세부 실행안 마련을 위해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일부 감염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시장)진입·후평가’ 우선 시행과 신의료기술평가 별도 트랙 추진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로 예상되는 의료기기산업육성법 통과에 따른 혁신의료기기 인증제 도입과 각종 지원책은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전망된다.
메디칼타임즈는 2019년 기해년을 맞아 의료기기업계를 대변하는 양대 산맥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정부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평가와 관련 현안 및 올해 추진사업을 들어보았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에 이어 다국적·국내사를 아우르며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경국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소개한다.
Q: 지난해 2월 28일 제8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에 선출된 후 회원사에 대한 ‘열린 협회’와 ‘소통’을 강조했다. 무엇을 어떻게 실천으로 옮겼나
-협회장 취임 첫 해가 정말 빨리 지나갔다. 취임사에서 약속했던 회원사에 대한 열린 협회와 소통 강화를 위해 제8대 이사회와 함께 차근차근 계획을 수립해 실천해왔다.
보수적으로 봤을 때 현재까지 목표대비 70% 정도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회원사에 앞서 먼저 협회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접점을 넓혀나갔다.
매주 월요일 협회에서 업무를 시작해 직원들이 하는 업무와 협회 활동을 파악했다. 협회가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외부 인사들과 업계 대표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업계와의 직접적인 만남 또한 활발히 이어갔다.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이 출현하고 의료기기산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가 주도적으로 신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다양한 제품과 기업을 포용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더불어 디지털·IT·바이오·고령친화·미용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업계와 교류하고자 30여개 이상 개별업체 대표와 유·무선을 이용해 미팅과 의견교환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강원의료기기산업협회와의 간담회을 통해 협력 및 애로사항을 청취해 협회가 해야 할 일에 적극 반영하고자 했다.
특히 국회는 물론 식약처 복지부 심평원 등 허가·보험·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장부터 실무부서장과 부서원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주 오송 서울 어디든 찾아가 업계의 제도개선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의료기기 유관기관, 의료기관 임상시험·중개임상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회 윤종필·전혜숙·김승희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 등 업계를 위해 발언할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거의 모든 곳에 부지런히 참석했다.
만남이 있는 곳에 대화가 있고, 대화가 있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실천들이 지난해 7월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세부 사안에 대한 소통은 각 위원회를 통해 세밀하게 진행했다. 제8대 이사회는 ‘활동하는 위원회’를 표방하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각 위원장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지난해 협회가 수행한 사업 중 내세울만한 성과와 활동은
-협회가 사회공헌활동으로 펼치고 있는 어린이 및 어르신 이동건강검진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그간 중단했던 자선골프대회를 재개했다.
이를 통해 약 70명의 기업 대표들이 십시일반 현금·현물을 기부해 내년에도 4회 이상 건강검진 행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서울의료봉사재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해당 사업에 의료인들의 참여를 늘리고 구강·골밀도 등 검사항목을 확대했다. 나아가 검진결과 치료가 필요한 의료소외계층에게는 무료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협회 교육사업 또한 큰 성과가 있었다. 먼저 직업능력개발 교육훈련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직업능력심사평가원 심사를 통해 재직자 대상 정부지원 교육 위탁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은 것으로 그간 의료기기 인재교육·CHAMP 교육과 같은 의료기기 종사자 교육 전문성 등 종합적인 역량을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심평원과의 협업을 통해 건강보험제도 심화교육을 진행하고 업계 맞춤형 커리큘럼을 통한 ‘회원사 현장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입지도 공고히 다졌다.
회원사 중 절반을 차지하는 의료기기제조사들을 위한 해외전시회사업도 내세울만한 성과를 도출했다.
협회는 이란(6월) 일본(9월) 미국(11월) 등 유력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 한국관을 꾸려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시장개척과 수출을 지원했다. 특히 KOTRA와 함께 진행한 전시회 한국관 참가업체 약 30곳은 참가비의 약 50%를 지원받았다.
이밖에 직접적인 전시지원은 아니지만 지난해 APAMED(Asia Pacific Medical Technology Association)에 가입해 호주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보건·의료기기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과 국제교류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Q: 협회의 차별화된 강점은 법규·보험위원회 등 각 위원회 활동을 통한 의료기기 인허가·보험 관련 제도개선과 규제완화를 이끌어내는 대정부 정책 기능에 있다. 의료기기업계 애로사항을 해결한 주요 제도개선 사례는
-주요 사례를 꼽는다면 먼저 의료기기 첨부문서(제품설명서) 인터넷 제공대상 품목 확대와 일괄 시행에 대한 제도개선에 앞장섰다.
앞서 협회는 인터넷 홈페이지만으로도 첨부문서 제공이 가능한 의료기기 대상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등급별 차등 없이 올해 7월부터 일괄 시행할 수 있도록 식약처에 건의했고, 현재 검토 중에 있다.
인터넷 제공 대상품목이 확대되면 첨부문서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약 1360억~5440억원에 달하는 소모성비용을 절감해 업계에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또 백내장·녹내장 동시수술 시 녹내장 수술 치료재료 별도산정이 인정됐다.
질병군 포괄수가제도(DRG) 요양급여비용 및 실무안내에 따르면, 분류된 질병군 상대가치점수는 행위·약제 및 치료재료를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질병군 수술과 동시에 실시한 질병군 외 수술에 사용한 치료재료는 질병군 상대가치 점수에 포함돼 별도산정을 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복지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을 통해 질병군 포괄수가가 적용되는 백내장과 동시에 진행하는 녹내장 수술 시 사용되는 치료재료를 별도산정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백내장 환자의 수술비용 부담을 줄이고 추가수술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 불편사항을 해소했다.
협회는 3D 프린팅 의료기기제조사 중복규제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삼차원프린팅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3D 프린팅 의료기기제조사는 제품 생산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3D 프린팅 사업신고를 하고 대표자 및 종업원 안전교육을 별도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3D 프린팅 의료기기를 제조사에게는 과도한 중복규제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계기로 관련 법률을 개정해 중복규제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또한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 시 공급단가 보고에 대한 업계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
공급내역보고 중 공급가격은 거래형태에 따라서 기업 영업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복지부 조사를 반대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식약처 복지부와 협의했다.
이를 통해 모든 의료기기 공급에 대해 가격보고를 하는 것에서 지난해 5월 입법예고를 통해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에서 공급가격은 치료재료에 한해 최초 공급자와 최종 유통단계에서의 공급자만 보고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더불어 의료기기 UDI(Unique Device Identification·고유식별코드) 제도이행 부담을 줄이고자 공급내역보고 시행시기를 기존 계획에서 등급별로 약 2년 6개월 유예키로 했다.
이에 4등급 의료기기는 2020년 7월, 3등급 2021년 7월, 2등급 2022년 7월, 1등급 2023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보험 분야에서는 협회가 건의한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심의절차 간소화 ▲신의료기술평가·보험등재심사 동시진행 도입 ▲가치평가 방식 개선 등 상당수 제도개선안이 수용됐다.
이 가운데 치료재료 상한금액 산정에 영향을 주는 기준 환율(1달러당 987.5원)을 약 10년 만에 조정해 1달러당 1141.46원으로 현실화했다.
그간 의료기기업계는 기준 환율이 고정돼 환율 변동이 있을 경우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더불어 기준 환율등급의 환율구간도 200원에서 100원으로 조정해 리스크를 낮췄으며, 등급 간 조정율도 기존 4%에서 2%으로 조정해 상하 간 환율 변화로 인한 업계 손실을 최소화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밖에 보험등재 등 심의과정에서 의료기기업체의 설명 및 참여기회를 확보해 허가나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혁신의료기기·기술의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한 신의료기술평가 등 별도 평가트랙 마련과 일부 감염 관련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는 협회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Q: 당초 목표와 달리 부족했던 점은 없었나
-지난해 회장 취임 후 약 950곳 회원사 가운데 폐업 등 활동이 없거나 회비 납부실적이 없는 일부를 정리했다. 실질적으로는 850곳 회원사로 출발한 셈이다.
이후 신규 회원사 37곳을 유치해 현재 협회 회원사는 887곳에 달한다. 회원사 수는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관심과 배려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회원사 중 약 349곳에 달하는 제조사의 경우 그 수에 비해 각 위원회에서의 참여율이나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제조사 회원사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이들 회원사들이 협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사회 임원부터 제조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했고, 각 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제조·수입 2명 체제를 이루도록 강제했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올해는 제조사들과의 접점을 넓히는데 더욱 공을 들이도록 하겠다.
Q: 지난해 7월 대통령이 나서 혁신성장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혁신 추진을 천명했다. 이에 일부 감염 관련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를 우선 시행하고, 신의료기술평가 별도 트랙 추진 등을 앞두고 있다. 정부 의료기기 규제혁신 의미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발표한 일은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의료기기가 미래 국가신성장동력 중심산업으로 각인된 계기였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의료기기산업에 직접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규제혁신 첫 번째 과제로 보건의료분야를 선택해 그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당일 발표 장소에도 있었지만 국내 의료기기대표단체의 장으로서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에 대해 언론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국가적인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관심이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측에 협조와 당부의 말도 전했다.
먼저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의료기기 선진입·후평가라는 신의료기술평가 방식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세부적인 기준·체계마련에 있어 협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또 인공지능(AI)·3D 프린팅·로봇 등 혁신(첨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 과정에서 임상적 근거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정비와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의료기기산업육성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함께 의료기기 인·허가 규제를 전면 개편하고, 식약처 등에 전담조직 신설과 인력 보강을 요청했다.
Q: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감염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 시행, 혁신의료기기 별도 평가트랙 마련 등과 관련해 의료기기 안전성 우려와 함께 의료상업화·영리화 추진을 위한 규제완화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이에 업계가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따른 직간접적 수혜자로서 정부·의료계·시민단체와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소통과 설득에 나서야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협회가 그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을 두고 일부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안전성 우려를 협회 차원에서도 신중하게 받아들여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1:1 형태로 시민단체와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국회 심평원 NECA 등이 주최한 공청회·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에서 발표자 또는 패널로 참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업계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는지, 또 간과한 부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 법규·보험위원회 등 각 위원회 위원과 협회 보험전문위원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조심스럽게 협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의료기기업체는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는 물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숭고한 목적성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더욱이 정부가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을 발표했지만 그렇다고 의료기기업계만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정책 도입과 시행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와 과정의 투명성과 함께 소통이 중요하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에서 시민단체 역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국회에 상정됐던 의료기기산업육성법·혁신의료기기지원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 등이 올해로 통과가 연기된 만큼 시민단체와의 소통의 기회가 더 생겼다.
올해는 정부·의료계·학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과 여러 이슈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협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직접 나서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Q: 상당수 회원사들이 올해 협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간납사 철폐’와 ‘의료기기 수입허가증 요구’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업계 목소리에 응답해야하지 않겠나
-문제는 한 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간접납품업체(간납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의료기기업계가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해 이제 막 싹을 틔운 상태이고 굳건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산업적 토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납사 문제도 그런 맥락에서 국회와 정부에 강조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간납사 문제는 그간 협회가 앞장서 공론화했고 정부와 국회 또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협회는 간납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기기법에 3가지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약사법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의료기기법에는 없는 ‘특수 관계인의 의료기기 거래제한’, 간납사 부도 시 업체가 보호받을 수 있는 의료기기납품에 대한 병원 등 ‘담보 보장’, ‘대금결제 (6개월) 지급 기한’ 신설이 그것이다.
협회의 목표는 간단하다. 간납사가 없어지거나 아니면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의료기기업계는 간납사와의 거래가 공정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불편부당한 계약을 이행하고, 실체 없는 서비스 수수료 또한 없어져야 한다.
또한 어떤 항목으로도 의료기관에 대한 서비스 대가를 의료기기업체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 ‘의료기기 수입허가증’ 문제는 협회 차원에서 해당 의료기관에 정식 공문을 전달했다.
통상적으로 병원에서 신제품 코드 등록을 위해 요청하는 수입허가증 내용은 모양 및 구조·성능 등을 식약처 허가사항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라는 점과 식약처 홈페이지에서도 보안유출 문제로 원재료·시험규격 등은 인허가 관련 공개 자료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메디칼타임즈가 관련 보도를 하면서 협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다. 이 결과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기밀에 해당하는 수입허가증 자료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공문 발송 이후 협회로 의료기관의 과도한 자료요청 문제가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윤리위원회 등을 통해 모니터링은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Q: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올해 중점 추진사업은
-‘열린 협회’를 위해 협회 사무국부터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의료기기업계에 도움이 되려면 협회 직원부터 역량을 강화하고 더욱 친절해질 필요가 있는 만큼 직원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회원사의 필요와 애로사항 발굴을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모든 회원사를 방문하겠다는 목표로 월별 방문계획을 수립해 임원진 또는 실무진이 회원사와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원사의 현장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는 동시에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협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그림과 비전을 회원사와 함께 공유해 나가겠다.
특히 의료기기산업 진흥을 위해 공동협력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수요자인 의료인을 비롯해 병원· 대학·연구소·의료기기지원센터와 공급자인 의료기기업체가 의료기기 개발 전주기 과정에서 소통하고 이를 통한 정책 개발 등을 논의하는 상생창구를 만들겠다.
더불어 수많은 협회 회원사들의 아이디어와 제품개발 계획이 의료인들의 경험·전문성과 접목돼 결실을 맺고, 나아가 제조사가 다국적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의료기기 산업진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혁신·산업육성을 정책 기조로 발표했고 복지부 식약처 심평원 등 각 부처는 세부 실행안 마련을 위해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일부 감염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시장)진입·후평가’ 우선 시행과 신의료기술평가 별도 트랙 추진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로 예상되는 의료기기산업육성법 통과에 따른 혁신의료기기 인증제 도입과 각종 지원책은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전망된다.
메디칼타임즈는 2019년 기해년을 맞아 의료기기업계를 대변하는 양대 산맥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정부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평가와 관련 현안 및 올해 추진사업을 들어보았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에 이어 다국적·국내사를 아우르며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경국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소개한다.
Q: 지난해 2월 28일 제8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에 선출된 후 회원사에 대한 ‘열린 협회’와 ‘소통’을 강조했다. 무엇을 어떻게 실천으로 옮겼나
-협회장 취임 첫 해가 정말 빨리 지나갔다. 취임사에서 약속했던 회원사에 대한 열린 협회와 소통 강화를 위해 제8대 이사회와 함께 차근차근 계획을 수립해 실천해왔다.
보수적으로 봤을 때 현재까지 목표대비 70% 정도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회원사에 앞서 먼저 협회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접점을 넓혀나갔다.
매주 월요일 협회에서 업무를 시작해 직원들이 하는 업무와 협회 활동을 파악했다. 협회가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외부 인사들과 업계 대표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업계와의 직접적인 만남 또한 활발히 이어갔다.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이 출현하고 의료기기산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가 주도적으로 신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다양한 제품과 기업을 포용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더불어 디지털·IT·바이오·고령친화·미용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업계와 교류하고자 30여개 이상 개별업체 대표와 유·무선을 이용해 미팅과 의견교환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강원의료기기산업협회와의 간담회을 통해 협력 및 애로사항을 청취해 협회가 해야 할 일에 적극 반영하고자 했다.
특히 국회는 물론 식약처 복지부 심평원 등 허가·보험·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장부터 실무부서장과 부서원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주 오송 서울 어디든 찾아가 업계의 제도개선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의료기기 유관기관, 의료기관 임상시험·중개임상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회 윤종필·전혜숙·김승희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 등 업계를 위해 발언할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거의 모든 곳에 부지런히 참석했다.
만남이 있는 곳에 대화가 있고, 대화가 있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실천들이 지난해 7월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세부 사안에 대한 소통은 각 위원회를 통해 세밀하게 진행했다. 제8대 이사회는 ‘활동하는 위원회’를 표방하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각 위원장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지난해 협회가 수행한 사업 중 내세울만한 성과와 활동은
-협회가 사회공헌활동으로 펼치고 있는 어린이 및 어르신 이동건강검진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그간 중단했던 자선골프대회를 재개했다.
이를 통해 약 70명의 기업 대표들이 십시일반 현금·현물을 기부해 내년에도 4회 이상 건강검진 행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서울의료봉사재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해당 사업에 의료인들의 참여를 늘리고 구강·골밀도 등 검사항목을 확대했다. 나아가 검진결과 치료가 필요한 의료소외계층에게는 무료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협회 교육사업 또한 큰 성과가 있었다. 먼저 직업능력개발 교육훈련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직업능력심사평가원 심사를 통해 재직자 대상 정부지원 교육 위탁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은 것으로 그간 의료기기 인재교육·CHAMP 교육과 같은 의료기기 종사자 교육 전문성 등 종합적인 역량을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심평원과의 협업을 통해 건강보험제도 심화교육을 진행하고 업계 맞춤형 커리큘럼을 통한 ‘회원사 현장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입지도 공고히 다졌다.
회원사 중 절반을 차지하는 의료기기제조사들을 위한 해외전시회사업도 내세울만한 성과를 도출했다.
협회는 이란(6월) 일본(9월) 미국(11월) 등 유력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 한국관을 꾸려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시장개척과 수출을 지원했다. 특히 KOTRA와 함께 진행한 전시회 한국관 참가업체 약 30곳은 참가비의 약 50%를 지원받았다.
이밖에 직접적인 전시지원은 아니지만 지난해 APAMED(Asia Pacific Medical Technology Association)에 가입해 호주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보건·의료기기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과 국제교류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Q: 협회의 차별화된 강점은 법규·보험위원회 등 각 위원회 활동을 통한 의료기기 인허가·보험 관련 제도개선과 규제완화를 이끌어내는 대정부 정책 기능에 있다. 의료기기업계 애로사항을 해결한 주요 제도개선 사례는
-주요 사례를 꼽는다면 먼저 의료기기 첨부문서(제품설명서) 인터넷 제공대상 품목 확대와 일괄 시행에 대한 제도개선에 앞장섰다.
앞서 협회는 인터넷 홈페이지만으로도 첨부문서 제공이 가능한 의료기기 대상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등급별 차등 없이 올해 7월부터 일괄 시행할 수 있도록 식약처에 건의했고, 현재 검토 중에 있다.
인터넷 제공 대상품목이 확대되면 첨부문서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약 1360억~5440억원에 달하는 소모성비용을 절감해 업계에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또 백내장·녹내장 동시수술 시 녹내장 수술 치료재료 별도산정이 인정됐다.
질병군 포괄수가제도(DRG) 요양급여비용 및 실무안내에 따르면, 분류된 질병군 상대가치점수는 행위·약제 및 치료재료를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질병군 수술과 동시에 실시한 질병군 외 수술에 사용한 치료재료는 질병군 상대가치 점수에 포함돼 별도산정을 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복지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을 통해 질병군 포괄수가가 적용되는 백내장과 동시에 진행하는 녹내장 수술 시 사용되는 치료재료를 별도산정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백내장 환자의 수술비용 부담을 줄이고 추가수술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 불편사항을 해소했다.
협회는 3D 프린팅 의료기기제조사 중복규제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삼차원프린팅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3D 프린팅 의료기기제조사는 제품 생산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3D 프린팅 사업신고를 하고 대표자 및 종업원 안전교육을 별도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3D 프린팅 의료기기를 제조사에게는 과도한 중복규제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계기로 관련 법률을 개정해 중복규제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또한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 시 공급단가 보고에 대한 업계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
공급내역보고 중 공급가격은 거래형태에 따라서 기업 영업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복지부 조사를 반대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식약처 복지부와 협의했다.
이를 통해 모든 의료기기 공급에 대해 가격보고를 하는 것에서 지난해 5월 입법예고를 통해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에서 공급가격은 치료재료에 한해 최초 공급자와 최종 유통단계에서의 공급자만 보고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더불어 의료기기 UDI(Unique Device Identification·고유식별코드) 제도이행 부담을 줄이고자 공급내역보고 시행시기를 기존 계획에서 등급별로 약 2년 6개월 유예키로 했다.
이에 4등급 의료기기는 2020년 7월, 3등급 2021년 7월, 2등급 2022년 7월, 1등급 2023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보험 분야에서는 협회가 건의한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심의절차 간소화 ▲신의료기술평가·보험등재심사 동시진행 도입 ▲가치평가 방식 개선 등 상당수 제도개선안이 수용됐다.
이 가운데 치료재료 상한금액 산정에 영향을 주는 기준 환율(1달러당 987.5원)을 약 10년 만에 조정해 1달러당 1141.46원으로 현실화했다.
그간 의료기기업계는 기준 환율이 고정돼 환율 변동이 있을 경우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더불어 기준 환율등급의 환율구간도 200원에서 100원으로 조정해 리스크를 낮췄으며, 등급 간 조정율도 기존 4%에서 2%으로 조정해 상하 간 환율 변화로 인한 업계 손실을 최소화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밖에 보험등재 등 심의과정에서 의료기기업체의 설명 및 참여기회를 확보해 허가나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혁신의료기기·기술의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한 신의료기술평가 등 별도 평가트랙 마련과 일부 감염 관련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는 협회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Q: 당초 목표와 달리 부족했던 점은 없었나
-지난해 회장 취임 후 약 950곳 회원사 가운데 폐업 등 활동이 없거나 회비 납부실적이 없는 일부를 정리했다. 실질적으로는 850곳 회원사로 출발한 셈이다.
이후 신규 회원사 37곳을 유치해 현재 협회 회원사는 887곳에 달한다. 회원사 수는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관심과 배려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회원사 중 약 349곳에 달하는 제조사의 경우 그 수에 비해 각 위원회에서의 참여율이나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제조사 회원사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이들 회원사들이 협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사회 임원부터 제조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했고, 각 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제조·수입 2명 체제를 이루도록 강제했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올해는 제조사들과의 접점을 넓히는데 더욱 공을 들이도록 하겠다.
Q: 지난해 7월 대통령이 나서 혁신성장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혁신 추진을 천명했다. 이에 일부 감염 관련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를 우선 시행하고, 신의료기술평가 별도 트랙 추진 등을 앞두고 있다. 정부 의료기기 규제혁신 의미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발표한 일은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의료기기가 미래 국가신성장동력 중심산업으로 각인된 계기였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의료기기산업에 직접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규제혁신 첫 번째 과제로 보건의료분야를 선택해 그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당일 발표 장소에도 있었지만 국내 의료기기대표단체의 장으로서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에 대해 언론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국가적인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관심이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측에 협조와 당부의 말도 전했다.
먼저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의료기기 선진입·후평가라는 신의료기술평가 방식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세부적인 기준·체계마련에 있어 협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또 인공지능(AI)·3D 프린팅·로봇 등 혁신(첨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 과정에서 임상적 근거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정비와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의료기기산업육성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함께 의료기기 인·허가 규제를 전면 개편하고, 식약처 등에 전담조직 신설과 인력 보강을 요청했다.
Q: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감염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 시행, 혁신의료기기 별도 평가트랙 마련 등과 관련해 의료기기 안전성 우려와 함께 의료상업화·영리화 추진을 위한 규제완화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이에 업계가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따른 직간접적 수혜자로서 정부·의료계·시민단체와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소통과 설득에 나서야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협회가 그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을 두고 일부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안전성 우려를 협회 차원에서도 신중하게 받아들여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1:1 형태로 시민단체와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국회 심평원 NECA 등이 주최한 공청회·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에서 발표자 또는 패널로 참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업계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는지, 또 간과한 부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 법규·보험위원회 등 각 위원회 위원과 협회 보험전문위원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조심스럽게 협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의료기기업체는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는 물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숭고한 목적성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더욱이 정부가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산업육성을 발표했지만 그렇다고 의료기기업계만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정책 도입과 시행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와 과정의 투명성과 함께 소통이 중요하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에서 시민단체 역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국회에 상정됐던 의료기기산업육성법·혁신의료기기지원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 등이 올해로 통과가 연기된 만큼 시민단체와의 소통의 기회가 더 생겼다.
올해는 정부·의료계·학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과 여러 이슈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협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직접 나서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Q: 상당수 회원사들이 올해 협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간납사 철폐’와 ‘의료기기 수입허가증 요구’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업계 목소리에 응답해야하지 않겠나
-문제는 한 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간접납품업체(간납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의료기기업계가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해 이제 막 싹을 틔운 상태이고 굳건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산업적 토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납사 문제도 그런 맥락에서 국회와 정부에 강조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간납사 문제는 그간 협회가 앞장서 공론화했고 정부와 국회 또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협회는 간납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기기법에 3가지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약사법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의료기기법에는 없는 ‘특수 관계인의 의료기기 거래제한’, 간납사 부도 시 업체가 보호받을 수 있는 의료기기납품에 대한 병원 등 ‘담보 보장’, ‘대금결제 (6개월) 지급 기한’ 신설이 그것이다.
협회의 목표는 간단하다. 간납사가 없어지거나 아니면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의료기기업계는 간납사와의 거래가 공정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불편부당한 계약을 이행하고, 실체 없는 서비스 수수료 또한 없어져야 한다.
또한 어떤 항목으로도 의료기관에 대한 서비스 대가를 의료기기업체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 ‘의료기기 수입허가증’ 문제는 협회 차원에서 해당 의료기관에 정식 공문을 전달했다.
통상적으로 병원에서 신제품 코드 등록을 위해 요청하는 수입허가증 내용은 모양 및 구조·성능 등을 식약처 허가사항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라는 점과 식약처 홈페이지에서도 보안유출 문제로 원재료·시험규격 등은 인허가 관련 공개 자료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메디칼타임즈가 관련 보도를 하면서 협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다. 이 결과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기밀에 해당하는 수입허가증 자료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공문 발송 이후 협회로 의료기관의 과도한 자료요청 문제가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윤리위원회 등을 통해 모니터링은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Q: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올해 중점 추진사업은
-‘열린 협회’를 위해 협회 사무국부터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의료기기업계에 도움이 되려면 협회 직원부터 역량을 강화하고 더욱 친절해질 필요가 있는 만큼 직원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회원사의 필요와 애로사항 발굴을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모든 회원사를 방문하겠다는 목표로 월별 방문계획을 수립해 임원진 또는 실무진이 회원사와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원사의 현장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는 동시에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협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그림과 비전을 회원사와 함께 공유해 나가겠다.
특히 의료기기산업 진흥을 위해 공동협력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수요자인 의료인을 비롯해 병원· 대학·연구소·의료기기지원센터와 공급자인 의료기기업체가 의료기기 개발 전주기 과정에서 소통하고 이를 통한 정책 개발 등을 논의하는 상생창구를 만들겠다.
더불어 수많은 협회 회원사들의 아이디어와 제품개발 계획이 의료인들의 경험·전문성과 접목돼 결실을 맺고, 나아가 제조사가 다국적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의료기기 산업진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