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비만치료제 시장, 심혈관 효과도 경쟁력

발행날짜: 2019-01-12 06:00:55
  • 주사형 치료제 삭센다 등 각 성분별 장단점 상이…벨빅, 1만 2천명 대규모 연구 추가 발표

주사형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독주 체계를 구축했던 벨빅의 뒤를 후발주자들이 바짝 뒤쫓고 있는 데다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향정 비만약 관리도 변수로 떠오른다.

무엇보다 약물 처방에 대한 새로운 지견들이 추가되고 있는 만큼 의료계에서도 비만약물의 체중 감소 효용뿐 아니라 심혈관계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고찰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김민경,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김철식 교수는 비만약물 치료의 최신 지견 연구를 통해 각 성분별 비만약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동안 많은 비만 치료제가 개발돼 왔으나 약물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간 사용이 인정된 약물은 별로 많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장기간 사용 허가를 받은 비만 치료제로는 올리스타트, 벨빅, 콘트라브, 삭센다가 있다. 국내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2012년에 미국에서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병합제인 퀴시미아가 미국식품의약국에서 승인을 받아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현재 장기간 사용 허가를 받은 약물을 중심으로 장단점을 비교했다.

먼저 올리스타트는 말초에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로서 2001년 출시돼 지금까지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다. 올리스타트는 위와 소장의 점막에서 리파아제(lipase)를 억제해 중성지방이 지방산으로 분해돼 장관 내로 흡수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올리스타트를 이용한 장기간 연구인 xenical in the prevention of diabetes in obese subjects 연구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1년간 복용했을 때 기저체중 대비 체중 감소율이 위약군에 비해 약 5% 높은 비율을 보였고(11% 감소 vs. 6% 감소) 4년간 복용했을 때에도 위약군에 비해 유의한 체중 감소가 유지됐다(6.9% 감소 vs. 4.1% 감소).

또한 4년간 복용했을 때 내당능장애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 또한 37% 감소했다. 30개 위약대조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올리스타트를 1년 이상 복용했을 때 위약군에 비해 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비율은 21%, 1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비율은 12% 더 많았으며, 인슐린저항성의 개선, 혈당 감소 및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감소 및 수축기혈압 감소, 이완 기 혈압 감소의 효과를 보였다. 올리스타트의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전신적인 부작용은 없고 대개 장관 내에 국한된다.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은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추가됐다.

2018년 12,000명의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또는 복수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비만(BMI 30 kg/m2 이상) 또는 과체중(27 kg/m2 이상)인 환자들 대상으로 벨빅의 효과와 심혈관 안정성에 대한 Cardiovascular and Metabolic Effects of Lorcaserin in Overweight and Obese Patients-Thrombolysis in Myocardial Infarction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상자들을 벨빅 10 mg 1일 2회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로 배정해 3.3년간 추적한 결과 시험 시작 1년 후까지 5% 이상의 체중 감소가 있었던 비율은 벨빅군이 위약군에 비해 높았으며(38.7% vs. 17.4%) 혈압과 심박수, 지질 수치, 혈당 수치 등의 심혈관 대사인자의 개선 효과도 위약군에 비해 벨빅군이 우수했다.

3.3년의 추적 기간 동안 주요 심혈관질환(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 심혈관 사망, 비치명 심근경색, 비치명 뇌졸중)의 연간 발생률은 위약군에서 2.1%, 벨빅군에서 2.0%로 비슷했고, MACE, 불안정 협심증에 의한 입원, 심부전, 혈행재건술의 연간 발생률은 위약군에서 4.2%, 벨빅군에서 4.1%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성분의 콘트라브의 경우 미국식품의약국에서 6개월 이상의 장기 사용이 가능한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고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5월에 승인했다.

비만한 환자를 대상으로 56주 동안 진행됐던 Contrave Obesity Research-I (COR-I) 연구에서 콘트라브 32 mg/360 mg 투여군에서는 6.1%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콘트라브 16 mg/360 mg 투여군에서는 5.0%의 체중 감소를 보여 위약군(1.3%)에 비해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체중 5% 이상 감량에 성공한 비율은 콘트라브 32 mg/360 mg 투여군에서 48%, 콘트라브 16 mg/360 mg 투여군에서는 39%로 위약군(17%)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1,496명의 BMI 30 kg/m2 이상의 비만증 환자 또는 BMI가 27 kg/m2 이상이면서 고위험군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OR-II 연구에서도 콘트라브 32 mg/360 mg 복합제는 위약군에 비해 유의한 체중 감량률을 보였고(-6.4% vs. -1.2%), 5% 이상 체중 감량 성공률 또한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50.5% vs. 17.1%) 또한 심혈관 대사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 외에 모든 COR 임상연구에서 지질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한 위약군과 비교해 복합제 복용군에서 식욕 감소, 체중 감량 효과만이 아니라 배부른 상태에서도 음식을 섭취하는 식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관찰됐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 변비, 두통, 현기증, 불면증, 설사 및 자살 위험성의 증가 가능성이 있다. 오심과 구토는 주된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서서히 약제 용량을 증가하는 것이 추천된다.

삭센다는 2015년 발표된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연구에서 당뇨병이 없으면서 BMI가 30 kg/m2 이상의 비만증 환자 또는 BMI가 27 kg/m2 이상이면서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3,73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6주간 진행됐다.

삭센다 투여군은 평균 8.4 kg의 체중 감소가 관찰돼 위약군(2.8 kg 감량)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체중을 5% 이상 감량한 비율도 삭센다 투여군이 더 우월했으며(63.2% vs. 27.1%), 10% 이상 감량한 비율도 삭센다 투여군이 33.1%, 위약군이 10.6%로 의미 있게 우월한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삭센다 Effect and Action in Diabetes: Evaluation of Cardiovascular Outcome Results 연구는 1.8 mg의 삭센다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영향에 대해 평가한 연구이다. 9,340명의 당뇨병 환자에서 평균 3.8년의 추적 기간 동안 심혈관질환, 심근경색, 뇌경색에 의한 사망은 삭센다군에서 유의하게 적었고(13% vs. 14.9%)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도 삭센다군에서 유의하게 적었다(4.7% vs. 6.0%).

퀴시미아는 약제들 중에 가장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보이는 반면 부작용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과체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NQUER 연구는 2,487명의 BMI 27-45 kg/m2이면서 2개 이상의 대사성 질환(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또는 당뇨전단계, 비만)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2 : 1 : 2의 비율로 위약군, 일일 1회의 펜터민 (7.5 mg)/토피라메이트(46.0 mg), 펜터민 (15.0 mg)/토피라메이트 (92.0 mg)로 무작위 배정해 진행했다.

56주의 연구 종료 시점에서 위약군에 비해 복합제 복용군에서 더 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고(-1.4 kg vs. -8.1 kg vs. -10.2 kg),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이룬 환자의 비율도 위약군에 비해 복합제 복용군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21% vs. 62% vs. 70%) 이는 10% 이상의 체중 감량을 이룬 환자의 비율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7% vs. 37% vs. 48%).

BMI 35 kg/m2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에서 56주 동안 위약, 펜터민 3.75 mg/토피라메이트 23.0 mg, 펜터민 15.0 mg/토피라메이트 92.0 mg으로 무작위 배정한 controlled-release 펜터민/토피라메이트 in severely obese adult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에서 기저체중 대비 체중 감량률은 위약군 1.6%, 저용량군 5.1%, 고용량군 10.9%로 복합제 사용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보인 비율도 위약군에 비해 복합제 사용군에서 높게 나타났으며(17.3% vs. 44.9% vs. 66.7%) 위약군에 비해 허리둘레, 혈압, 혈당 수치, 중성지방, 지질 수치 등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입마름, 감각이상, 변비, 불면 등이 있다. 미국식품의약국에서는 12주 사용 후 최소 3%의 체중이 감소되지 않으면 사용을 중단하거나 약제의 용량을 증량하도록 권고했고, 용량 증가 후 12주 후에도 최소 5%의 체중 감소가 없으면 점차적으로 약제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연구진은 "고찰한 새로운 비만 약제들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대사성 질환의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미치게 될 심혈관계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결과를 필요로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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