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유가족들 "저수가 핑계 그만하라"

발행날짜: 2019-01-16 05:30:58
  • 7차 공판 마지막 증언 "CPR로 최선 말할 수 있나"

"우리 아이의 죽음이 저수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말아 달라. 의사 한번을 못봤는데 어떻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나. 이제라도 소명의식을 가져 달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 유가족들이 마지막 증언을 통해 의료진들에게 호소했다.

비단 이번 사건만이 아니더라도 저수가 등 핑계를 대지 말고 의료진으로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는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5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한 7차 공판을 열고 증인 심문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 나선 유족 대표는 병원의 과실과 의료 환경을 묻기 전에 의료진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져 주길 바란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유족 대표는 "우리는 의학도 법률도 전문가가 아니다"며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마지막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일어났을때 수많은 의료단체들이 성명을 내며 의료진 잘못이 아닌 저수가와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며 "하지만 유족들의 입장에서 절대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다고 느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로타바이러스 확진을 받았는데 고지는 물론 격리조차 하지 않았으며 의료진보다 가족들이 먼저 이상상태를 발견해 알렸는데도 의사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유족 대표는 "A신생아 엄마가 아기의 심박수가 200을 넘어가는 것을 보고 의사를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그냥 가라고 해서 만날 수 조차 없었다"며 "전공의 파업 이유를 댔지만 그랬다면 뭔가 조치를 했어야지 이렇게 조치해 놓고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를 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교수는 교수대로, 전공의는 전공의대로, 간호사는 간호사대로 단 한명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미안한다는 말 한 마디 하는 사람이 없다"며 "최선을 다했다는 그 말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로만 들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라도 의료진이 책임있는 자세로 소명의식을 갖고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느낀 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직업적 소명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는 탄식의 목소리다.

유족 대표는 "우리가 가장 상처를 받았던 것은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은 채 저수가와 의료 환경을 탓하는 의료단체들의 주장이었다"며 "이 문제를 저수가와 인적, 물적 자원 부족으로 몰아가는 것은 의료진들의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어짜피 우리 아이들은 이 세상에 없지만 내 아이의 생명을 대가로 치르더라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고 합리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은 의료계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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