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술 발전에 따라 치료패턴 변화했지만 '수가'에는 미반영
|메타 이슈파이팅| 방사선종양학회 보험정책 이슈 진단|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한해가 다르게 발전하는 암환자 치료를 리드하는 그룹이 있다. 바로 방사선종양학과가 그 주인공.
방사선종양학과가 영상의학과에서 독립한지 곧 30년째를 맞이하지만 여전히 영상의학과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 급여기준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 <메다칼타임즈>는 <방사선종양학회>와 공동으로 보험정책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그들만의 고민과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상> 눈부신 치료기술 발전 못따라오는 보험정책
<하> 방사선종양, 영상의학과와 별개…수가산정 바꾸자
의학기술이 급변하면서 해당 의료진은 이를 의료현장에 도입해 하루라도 먼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정책은 20~30년전에 머물러있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9일 시청 달개비에서 방사선종양학회와 공동으로 '방사선종양학과의 보험정책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정책적 의견을 주고 받았다.
방사선종양학회에서는 금기창 회장(신촌세브란스), 김용배 총무이사(신촌세브란스)를 비롯해 신현수 보험이사(분당차병원), 지의규 보험이사(서울대병원), 신경환 미래기획이사(서울대병원), 김규보 무임소이사(이대목동병원) 등 보험통 의료진이 대거 참석했으며 복지부 이중규 의료급여과장이 자리해 학회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개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사선종양학회 측은 "치료행위 개념이 바뀐 만큼 수가산정 기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복지부 이중규 과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치료법이 바뀌었는데 수가는 왜 안바뀌나
금기창 회장: 방사선종양학과 관련해 보험급여 정책은 변화무쌍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회원들은 미래를 불안해한다. 이자리를 통해 솔직담백한 의견이 오갔으면 한다.
이중규 과장: 의지는 있는데 늦어진감이 있다. 하지만 학회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 오늘 학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
지의규 보험이사: 감사하다. 사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방사선 치료에 변화가 크다. 특히 치료 장비의 개발 즉, 방사선 물리학의 발전으로 방사선 치료는 종양학 발전은 물론 암환자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문제는 제도 즉, 수가정책이 기술발전에 따른 의료행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현수 보험이사: 지금까지 방사선종양학과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수가가 만들어지는 식으로 운영, 선순환 구조로 돌아갔다. 하지만 인력투입 대비 시간이 길어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도입하는 장비가 바로 이와 같은 사례다.
지의규 보험이사: 예를 들면 이렇다. 4차원 치료, 호흡유도 치료, 3차원 근접 방사선 치료, MR영상유도 adaptive치료, 양성자 세기조절 등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물학의 발전으로 급격히 치료법이 바뀌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의사 업무량이 늘었으며 진료비용도 상승했다. 또 의료사고 위험도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현재 보험수가 체계에서는 별도의 보상이 일체 없다.
신경환 기획이사: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신의료기술 신청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그 또한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지난 2017년 9월 '4차원 전산화 단층 촬영'에 대해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했지만 기존기술이라는 답을 받았다. 분명 환자는 치료효과가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고 의료진 또한 의료행위 패턴도 바뀌었다. 그럼에도 신의료기술은 새로운 장비로 국한하다보니 이를 제도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중규 과장: 의료행위 패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다는 것인지, 그로인한 환자의 혜택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지의규 보험이사: 과거 2D 즉 2차원 치료를 할 때에는 1시간 걸렸던 것이 3D, 3차원 치료로 넘어가면서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과거에는 한번 촬영했지만 최근에는 10차례 이상 촬영하기도 한다.
이중규 과장: 말인 즉, 의료장비가 바뀌는 것과 별개로 의료행위 자체가 신의료기술이라는 주장인가?
지의규 보험이사: 그렇다. 과거 방사선치료를 할 때 기본적으로 횟수를 기준으로 치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횟수를 줄이고 대신 방사선량을 늘려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치료패턴이 바뀐 것이다. 이는 환자의 편리성은 물론 타과와의 협업 활성화를 고려한 변화다. 실제로 환자는 횟수가 감소, 병원 내원 횟수가 줄어들어 만족도가 높지만 병원 경영진 입장에선 수익적 측면의 갈등의 소지가 있다.
신현수 보험이사: 실제로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은 치료계획에 쏟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환자의 치료효과에 직접적인 차이가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보상은 전혀 없다보니 의료진들도 고민에 빠지는 것이다. 당장 수익이 감소하면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인가'하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해 방사선치료는 환자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환자의 호흡에 따라 장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CT로 하나하나 촬영해 10장 이상의 영상자료를 기반으로 치료 범위를 결정하는 행위를 하는데 시간과 공이 많이 든다. 과거에는 한장으로 끝났다면 최근 3D, 4D장비가 도입되면서 치료패턴도 변화했다. 각 환자별로 방사선치료 범위가 빠지지 않도록 맞춤형 방사성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환자의 만족도가 상승하고 그에 따른 의료인력과 시간은 늘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없는 셈이다.
지의규 보험이사: 그렇다. 선량 측정 건수가 늘어나면서 해당 인력도 추가 채용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수가 산정은 없다보니 의료현장에선 고민이 깊어진다.
김규보 무임소이사: 실제로 유방암 수술후 요법, 전립선암 근치적 요법, 뼈전이의 고식적 방사선 치료 등에서 저분할 방사선 치료의 직간접적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과거 방사선 치료횟수에 따른 수가적용 방식에서 1회 선량도 고려해 보상하는 방식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중규 과장: 신의료기술 인정 절차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아 그에 대해 언급하긴 어렵다. 그외 3차 상대가치개편이나 재분류를 통해 언급한 내용을 보완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본다. 검토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