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시험 불합격 이후 6개월째 소송 중인 가명 '김필연' 씨
"외로운 싸움이지만 마지막까지 포기 못해" 의사국시 불합리 지적
의사국시 실기시험 이의제기를 위한 체크리스트 공개 소송. 불합격 여부를 본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CCTV영상 공개 소송. 시험 과정에 부당함이 확인된 경우 불합격 취소 소송.
의대생들이 제84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준비에 한창인 요즘, 전년도 시험에서 부당함에 불복할 수 없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제83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불합격 응시자 8명은 위에 열거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중 소송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필연(가명)씨를 최근 용산 인근 카페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진행 중인 소송이 꽤 많나. 언제부터 준비했나.
A: 처음부터 소송을 한 건 아니다. 불합격 이후 국시원에 이의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안되서 결국 소송에 나섰고, 6개월 됐다.
Q: 소송에 나선 이유부터 말해달라.
A: 의사는 환자를 살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특정 집단이 재량권을 남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본다. 또한 소송으로 가서 승소한 부분만 개선이 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소송을 할 수 밖에 없다.
Q: 지난 6개월간 소송에만 매달리고 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유가 뭔가.
A: 사실 소송을 진행하기에 앞서 국시원에 방문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공식적인 이의제기도 해봤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소송에 나섰고 승소하자 국시원을 통해 변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힘없는 약자에게는 소송이 유일한 문제제기 창구다.
Q: 개인적으로 의사국시, 실기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사연을 말해줄 수 있나.
A: 모든 시험이 그렇듯 의사국시도 모의시험이 있다. 개인적으로 모의시험에서 교내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준비도 많이했고 교수의 부탁으로 성적이 저조한 동기 교육을 맡을 정도였다. 그런데 실기시험 중 표준화환자가 폭소를 터뜨리면서 주춤했고 소수점 점수차로 불합격했다. 시험 즉시 국시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당시 CCTV를 확인한 직원도 문제를 인정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돌아온 답은 "우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것이었다.
Q: 주변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나.
A: 그렇다. 상당히 많다. 불합격한 이들 중에는 자신이 왜 불합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이 매우 많다. 3년 연속 실기시험에서만 낙방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불합격자 중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 결국 실기시험 CCTV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왜 불합격했는지는 알아야 할 게 아닌가.
Q: 잠시 CCTV공개 요구 소송 진행건에 대해 얘기해보자. 당초 법원이 의학회에 CCTV영상자료를 제출한다고 해서 반겼다가 갑자기 입장이 바뀌던데…
A: 그렇다. 법원은 총 8명의 실기시험 과정을 녹화한 CCTV영상자료를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국시원 측에서 실기시험 12개 문항 중 특정 부분을 정해 요구하면 확인시켜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정하기는 쉽지 않는 측면이 있어 매우 곤란하다. 또한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국시원이 법원이 정한 기한을 넘겨 자료를 제출하면서 2차 변론 기일을 7월 중순으로 다시 잡았다. 매번 이런식이다.
Q: 매번 이런식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가.
A: 법원은 판결에 '소'의 이익을 따진다. 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라진 경우에는 판결 의미도 사라진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소송을 제기한 국시 불합격자가 다음 의사국시에 합격하면 법원 입장에선 '소'의 이익이 사라진 이후로 판결이 무의미해진다. CCTV건도 이런식으로 차일피일 연기하다 보면 소송 당사자 상당수가 내년도 의사국시 성적표를 받은 이후가 될 수 있다. 매번 이런식이다보니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다.
Q: 다른 국가에서도 의사국시 실기시험 CCTV를 공개하나.
A: 그렇다 공개한다. 미국 인디아나주, 미시간주의 경우 시험 당일 응시자가 왜 불합격했는지 CCTV를 보면서 알려준다. 또 호주의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왜 불합격했는지 설명해준다.
Q: 다른 얘길 해보자. 실기시험에서 표준화 환자에 대해서도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뭐가 문제인가.
A: 사실 소송을 준비하면서 표준화 환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물어봤다. 그는 "완벽하게 채점하는 표준화 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했다. 유리방 내부에서 어떤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 환경에서 그의 채점표가 당락을 좌우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 않나. 깜깜이 시험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Q: 당초 소송단 20명에서 8명까지 줄었다. 국시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게 쉽지 않겠다.
A: 그렇다. 외로운 싸움이다. 실제로 소송 준비 초반에는 동참에 나선 동료가 20여명에 달했지만 이후 현실적인 문제로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8명만 남은 상태다. 의사협회도 감사원도 국시원편이다. 결국에는 파워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끝까지 해볼 생각이다.
의대생들이 제84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준비에 한창인 요즘, 전년도 시험에서 부당함에 불복할 수 없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제83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불합격 응시자 8명은 위에 열거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중 소송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필연(가명)씨를 최근 용산 인근 카페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진행 중인 소송이 꽤 많나. 언제부터 준비했나.
A: 처음부터 소송을 한 건 아니다. 불합격 이후 국시원에 이의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안되서 결국 소송에 나섰고, 6개월 됐다.
Q: 소송에 나선 이유부터 말해달라.
A: 의사는 환자를 살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특정 집단이 재량권을 남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본다. 또한 소송으로 가서 승소한 부분만 개선이 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소송을 할 수 밖에 없다.
Q: 지난 6개월간 소송에만 매달리고 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유가 뭔가.
A: 사실 소송을 진행하기에 앞서 국시원에 방문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공식적인 이의제기도 해봤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소송에 나섰고 승소하자 국시원을 통해 변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힘없는 약자에게는 소송이 유일한 문제제기 창구다.
Q: 개인적으로 의사국시, 실기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사연을 말해줄 수 있나.
A: 모든 시험이 그렇듯 의사국시도 모의시험이 있다. 개인적으로 모의시험에서 교내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준비도 많이했고 교수의 부탁으로 성적이 저조한 동기 교육을 맡을 정도였다. 그런데 실기시험 중 표준화환자가 폭소를 터뜨리면서 주춤했고 소수점 점수차로 불합격했다. 시험 즉시 국시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당시 CCTV를 확인한 직원도 문제를 인정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돌아온 답은 "우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것이었다.
Q: 주변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나.
A: 그렇다. 상당히 많다. 불합격한 이들 중에는 자신이 왜 불합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이 매우 많다. 3년 연속 실기시험에서만 낙방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불합격자 중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 결국 실기시험 CCTV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왜 불합격했는지는 알아야 할 게 아닌가.
Q: 잠시 CCTV공개 요구 소송 진행건에 대해 얘기해보자. 당초 법원이 의학회에 CCTV영상자료를 제출한다고 해서 반겼다가 갑자기 입장이 바뀌던데…
A: 그렇다. 법원은 총 8명의 실기시험 과정을 녹화한 CCTV영상자료를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국시원 측에서 실기시험 12개 문항 중 특정 부분을 정해 요구하면 확인시켜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정하기는 쉽지 않는 측면이 있어 매우 곤란하다. 또한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국시원이 법원이 정한 기한을 넘겨 자료를 제출하면서 2차 변론 기일을 7월 중순으로 다시 잡았다. 매번 이런식이다.
Q: 매번 이런식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가.
A: 법원은 판결에 '소'의 이익을 따진다. 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라진 경우에는 판결 의미도 사라진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소송을 제기한 국시 불합격자가 다음 의사국시에 합격하면 법원 입장에선 '소'의 이익이 사라진 이후로 판결이 무의미해진다. CCTV건도 이런식으로 차일피일 연기하다 보면 소송 당사자 상당수가 내년도 의사국시 성적표를 받은 이후가 될 수 있다. 매번 이런식이다보니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다.
Q: 다른 국가에서도 의사국시 실기시험 CCTV를 공개하나.
A: 그렇다 공개한다. 미국 인디아나주, 미시간주의 경우 시험 당일 응시자가 왜 불합격했는지 CCTV를 보면서 알려준다. 또 호주의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왜 불합격했는지 설명해준다.
Q: 다른 얘길 해보자. 실기시험에서 표준화 환자에 대해서도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뭐가 문제인가.
A: 사실 소송을 준비하면서 표준화 환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물어봤다. 그는 "완벽하게 채점하는 표준화 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했다. 유리방 내부에서 어떤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 환경에서 그의 채점표가 당락을 좌우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 않나. 깜깜이 시험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Q: 당초 소송단 20명에서 8명까지 줄었다. 국시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게 쉽지 않겠다.
A: 그렇다. 외로운 싸움이다. 실제로 소송 준비 초반에는 동참에 나선 동료가 20여명에 달했지만 이후 현실적인 문제로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8명만 남은 상태다. 의사협회도 감사원도 국시원편이다. 결국에는 파워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끝까지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