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위암학회 배재문 이사장 "로봇수술 대세 불가피"
"암환자 둘러싼 내·외과 갈등 무의미…내 대에서 끊고파"
위암 5년 생존율 세계 1위. 95%를 넘어서는 조기 위암 생존율. 엘스비어 H 인덱스 상위 50명 중 절반 차지. 우리나라 위암 치료 성적을 증명하는 실적들이다.
이러한 실적을 뒷받침하는 한국 소화기외과 의사들이 모인 대한위암학회를 이끌고 있는 배재문 이사장(성균관의대)은 그렇기에 자신있게 세계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한국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넘어서는 다학제적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치료에 있어 1순위는 자신있게 절제술이라고 답한다. 또한 학문적 근거가 미약한 치료에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최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 로봇수술부터 면역 항암제 나아가 비타민D 보충요법까지 위암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과 방향성을 대한위암학회 추계 연수강좌에서 만나 들어봤다.
새롭게 위암학회를 이끌게 됐다. 취임사에서 다학제를 강조했는데
사실 대한위암학회가 대한외과학회 산하이기는 하지만 단일 질환을 표방하는 전문가 단체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소화기외과를 넘어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 모두가 암에 걸린 한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학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위암학회도 이제는 이러한 문호를 열고 적극적으로 다학제로 나아가야 한다. 이미 패러다임은 변한지 오래다. 암을 치료하는데 있어 이제 전문과목별 접근법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다. 무엇이 환자를 위한 것인가를 두고 보면 역시 다학제 외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암을 둘러싸고 내과와 외과가 미묘한 신경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과거의 영역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암 치료만 해도 과거 절제술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내시경 절제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시경 접근성이 워낙 좋기 때문에 조기 위암 발견율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이 3만건인데 과거에는 2만 5천건 이상 절제술로 치료했지만 지금은 1만건 이상이 줄었다. 이 환자들 대부분이 절제술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를 영역 침범으로 봐서는 안된다. 무엇이 환자를 위해 더 효과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대신에 고정 관념을 좀 깨면 된다. 위암을 치료할 수 있다면 다른 상부 위장관 수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한위장관외과학회를 창립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위암학회 주도로 위장관외과학회가 창립했다. 취지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류성 식도염 같은 경우 지금은 내과적 약물 치료가 표준 치료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는 정교한 수술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이미 수술 성공률이 80%를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평생 약을 먹을 것이냐 수술로 완치를 고려할 것인가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위장관외과학회는 그런 의미에서 상부위장관 질환들을 수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들을 마련하는 장인 셈이다. 악성 종양 수술에서 세계 1위인데 양성 질환을 못다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수많은 논의에도 현실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위암학회의 위상 축소 등에 대한 우려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총대를 맸다.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미래를 열어야 한다.
15년만에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도 연장선으로 봐야하나.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평이 많다
그럴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위암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유럽 가깝게는 일본의 가이드라인을 대부분 차용했다. 특히 위암 분야에 있어서는 일본이 앞서 나가는 측면도 있었고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십수년간 우리나라 위암 치료와 연구 수준이 급상승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한 근거들이 쌓였다. 정말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셈이다. 예를 들어 진행성 위암에 대해 절제술을 1순위로 명시한 것도 그러한 부분이다. 이는 미국, 일본 가이드라인과는 배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것이 믿을만한 근거에서 나온 결론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문의 제도가 없어 술기가 평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마다 수준 차이가 매우 크다.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할 수 없는 술기를 권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반면 우리나라 위암 술기는 매우 상향평준화 된 것이 사실이다. 권하면 할 수 있다. 이게 차이다.
절제술을 강조하지만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나오고 있다. 가령 면역 항암제라던지
이 부분이 상당히 호도돼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면역 항암제가 정교해 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시기상조다. 과거에도 항체 반응을 활용한 항암제들은 수도 없이 나왔다. 당시에는 매우 유망한 약제로 꼽혔지만 지금은 아예 사라진 약들도 많다. 수많은 검증과 임상이 더 필요하다. 그나마 4차 요법으로 들어온 것은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정 안되면 한번 써보라는 권고다. 거품이 상당하다. 특히 전문가가 아닌 상당수 사람들이 면역 항암제를 마치 자가 면역을 향상시켜 자연 치유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기전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품이 거품을 유발하며 실제 효과에 비해 너무나 부풀려져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위암 치료의 1순위는 절제술이다.
로봇수술, 비타민D 보충요법 등 위암 치료 옵션에 다양한 의견들은 어떻게 보나
로봇수술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차세대 수술법이라고 단언한다. 가령 의사에게 비용이 같다면 로봇수술인가 복강경인가 개복인가 물으면 100% 로봇수술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단순히 80년도 차를 모는가 2019년도 차를 모는가 하는 문제다. 목적지도 같고 운전법도 같다. 다만 첨단 사양으로 인해 운전이 더 안전해지고 정교해지는 것 뿐이다. 물론 새로운 수술법이 들어오면 당연히 반대 이론이 생기기 마련이다. 복강경도 똑같았다. 하지만 지금 보면 복강경을 반대하는 의사는 없다. 위암으로 인해 흡수율이 떨어져 골다공증이 온다는 연구로 칼슘과 비타민D 보충요법이 나왔다. 하지만 학자로서 이중 맹검 무작위 임상이 아니라면 수긍하기 힘들다. 위암 환자 상당수가 60대다. 자연스레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비타민D는 논할 가치가 없다. 이미 유수 논문들을 통해 효과가 없다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학자는 근거로 말해야 한다. '그럴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은 의사로서 학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다. 현재 의학적 근거에 따라 그렇다. 그렇지 않다로 얘기해야 한다.
이러한 실적을 뒷받침하는 한국 소화기외과 의사들이 모인 대한위암학회를 이끌고 있는 배재문 이사장(성균관의대)은 그렇기에 자신있게 세계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한국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넘어서는 다학제적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치료에 있어 1순위는 자신있게 절제술이라고 답한다. 또한 학문적 근거가 미약한 치료에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최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 로봇수술부터 면역 항암제 나아가 비타민D 보충요법까지 위암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과 방향성을 대한위암학회 추계 연수강좌에서 만나 들어봤다.
새롭게 위암학회를 이끌게 됐다. 취임사에서 다학제를 강조했는데
사실 대한위암학회가 대한외과학회 산하이기는 하지만 단일 질환을 표방하는 전문가 단체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소화기외과를 넘어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 모두가 암에 걸린 한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학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위암학회도 이제는 이러한 문호를 열고 적극적으로 다학제로 나아가야 한다. 이미 패러다임은 변한지 오래다. 암을 치료하는데 있어 이제 전문과목별 접근법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다. 무엇이 환자를 위한 것인가를 두고 보면 역시 다학제 외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암을 둘러싸고 내과와 외과가 미묘한 신경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과거의 영역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암 치료만 해도 과거 절제술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내시경 절제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시경 접근성이 워낙 좋기 때문에 조기 위암 발견율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이 3만건인데 과거에는 2만 5천건 이상 절제술로 치료했지만 지금은 1만건 이상이 줄었다. 이 환자들 대부분이 절제술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를 영역 침범으로 봐서는 안된다. 무엇이 환자를 위해 더 효과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대신에 고정 관념을 좀 깨면 된다. 위암을 치료할 수 있다면 다른 상부 위장관 수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한위장관외과학회를 창립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위암학회 주도로 위장관외과학회가 창립했다. 취지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류성 식도염 같은 경우 지금은 내과적 약물 치료가 표준 치료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는 정교한 수술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이미 수술 성공률이 80%를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평생 약을 먹을 것이냐 수술로 완치를 고려할 것인가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위장관외과학회는 그런 의미에서 상부위장관 질환들을 수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들을 마련하는 장인 셈이다. 악성 종양 수술에서 세계 1위인데 양성 질환을 못다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수많은 논의에도 현실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위암학회의 위상 축소 등에 대한 우려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총대를 맸다.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미래를 열어야 한다.
15년만에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도 연장선으로 봐야하나.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평이 많다
그럴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위암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유럽 가깝게는 일본의 가이드라인을 대부분 차용했다. 특히 위암 분야에 있어서는 일본이 앞서 나가는 측면도 있었고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십수년간 우리나라 위암 치료와 연구 수준이 급상승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한 근거들이 쌓였다. 정말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셈이다. 예를 들어 진행성 위암에 대해 절제술을 1순위로 명시한 것도 그러한 부분이다. 이는 미국, 일본 가이드라인과는 배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것이 믿을만한 근거에서 나온 결론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문의 제도가 없어 술기가 평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마다 수준 차이가 매우 크다.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할 수 없는 술기를 권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반면 우리나라 위암 술기는 매우 상향평준화 된 것이 사실이다. 권하면 할 수 있다. 이게 차이다.
절제술을 강조하지만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나오고 있다. 가령 면역 항암제라던지
이 부분이 상당히 호도돼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면역 항암제가 정교해 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시기상조다. 과거에도 항체 반응을 활용한 항암제들은 수도 없이 나왔다. 당시에는 매우 유망한 약제로 꼽혔지만 지금은 아예 사라진 약들도 많다. 수많은 검증과 임상이 더 필요하다. 그나마 4차 요법으로 들어온 것은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정 안되면 한번 써보라는 권고다. 거품이 상당하다. 특히 전문가가 아닌 상당수 사람들이 면역 항암제를 마치 자가 면역을 향상시켜 자연 치유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기전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품이 거품을 유발하며 실제 효과에 비해 너무나 부풀려져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위암 치료의 1순위는 절제술이다.
로봇수술, 비타민D 보충요법 등 위암 치료 옵션에 다양한 의견들은 어떻게 보나
로봇수술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차세대 수술법이라고 단언한다. 가령 의사에게 비용이 같다면 로봇수술인가 복강경인가 개복인가 물으면 100% 로봇수술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단순히 80년도 차를 모는가 2019년도 차를 모는가 하는 문제다. 목적지도 같고 운전법도 같다. 다만 첨단 사양으로 인해 운전이 더 안전해지고 정교해지는 것 뿐이다. 물론 새로운 수술법이 들어오면 당연히 반대 이론이 생기기 마련이다. 복강경도 똑같았다. 하지만 지금 보면 복강경을 반대하는 의사는 없다. 위암으로 인해 흡수율이 떨어져 골다공증이 온다는 연구로 칼슘과 비타민D 보충요법이 나왔다. 하지만 학자로서 이중 맹검 무작위 임상이 아니라면 수긍하기 힘들다. 위암 환자 상당수가 60대다. 자연스레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비타민D는 논할 가치가 없다. 이미 유수 논문들을 통해 효과가 없다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학자는 근거로 말해야 한다. '그럴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은 의사로서 학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다. 현재 의학적 근거에 따라 그렇다. 그렇지 않다로 얘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