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지지율 1위 낙마 왜?...고대·연대 총장 선거 닮은꼴

황병우
발행날짜: 2019-11-07 11:27:56
  • 선거 무용론 부상 공통점…일각선 타 단과대학의 '의대 견제' 진단
    고대의대 선경 교수 "향후 5~10년 의사 출신 총장 늘어날 것" 전망

내부 구성원의 큰 지지를 지표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낙마했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총장선거에 대한 이야기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경 교수(흉부외과)와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병원장(산부인과)은 최근 이뤄진 대학 총장선거에서 총장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와 달리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선경 교수의 경우 교수총회 예비심사에서 전임교원 1350명이 참여한 투표(유효투표자 수의 5%이상 득표)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의 벽을 넘지 못했으며, 이병석 병원장은 교수‧학생‧직원 등 400명이 포함된 정책평가단 투표에서 2위와 약 50표차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지만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내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의사총장 시대를 열 것이라는 의료계의 기대와는 다르게 모두 무산에 그친 것.

특히, 이러한 선임 결과를 두고 선거 무용론이 부상하면서 내부적으로도 잡음이 있는 모양새다.

먼저 고려대의 경우 교수의회에서 성명서를 통해 총장선임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재단 이사회가 학교 구성원 대다수의 의사에 반발하는 결정의 설명을 요구함과 동시에 선출 제도를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또한 총장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를 이사회와 사전논의 끝에 보완했지만 결국 이사회의 손에서 총장 선임이 결정되면서 내부 구성원과 공감대를 형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결과 발표 직후 연세대 A교수는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두 차례의 투표가 있었는데 투표결과가 전혀 반영이 안됐고 구성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선거제도 자체가 요식행위에 그친 것이 아닌지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여론이 점차 공론화 되는 상황에서 고대 총장 선거의 당사자이기도 한 선경 교수는 의사총장 선출 무산이 심리적 저항감에 막힌 것으로 분석했다.

(왼쪽부터) 선경 교수, 이병석 병원장
선경 교수는 "미래 성장 동력이 바이오헬스라는 것에 동의하고 이제 의대가 선도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부 구성원의 지지가 반영 됐다고 본다"며 "의대의 중요성과 역량을 인정하지만 총장까지 올라오는 것에 대한 방어심리 견제 심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총추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를 정비했다고 본 연세대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놀랐다"며 "민의가 확인됐음에도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선거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선 교수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는 의사 총장이 나오는 게 상식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교수는 "병원이나 의과대학의 진료수익이 직접적으로 대학을 도울 순 없지만 연구베이스 인프라 조성이 가능하고 정부도 MD와 함께 연구하기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단호하게 예상하기에 앞으로 짧게는 5년, 늦어도 10년내로 의과대학 출신 총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선 교수는 "의과대학을 바라보는 방어 혹은 견제심리는 지금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앞으로 의대 총장은 상식이 될 테니 의대교수들이 더욱 큰 그림과 비전을 가지고 준비‧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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