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병리'시대 준비하는 병리학회…'급여화' 시동

황병우
발행날짜: 2019-11-21 05:45:55
  • AI시대 발맞춰 선제적 대응 차원 가이드라인 마련 분주
    학회 "병리업무 혁신 토대"…복지부 "공감대 형성 필요"

병리학회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병리를 도입하고 재도약을 노리는 가운데 디지털병리를 수행할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현재 몇몇 대형병원에서만 실시되는 디지털병리가 앞으로 보다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질 관리를 위한 선제적인 노력을 실시하고 있는 것.

대한병리학회는 지난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디지털병리 가이드라인 권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5월 병리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AI기반의 병리진단의 수가적용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계약을 받아 디지털 병리 급여가이드라인 연구를 수행했다.

건강보험의 수가가 없다면 의료기관에서는 굳이 디지털병리를 먼저 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용역이 디지털병리 행위에 대한 보험수가등재나 기기 도입에 대한 지원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급여등재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아직 대부분 병원이 디지털병리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한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한병리학회 장세진 이사장
대한병리학회 장세진 이사장은 "병리가 디지털화가 되면 큰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국민보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이다"며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지털병리의 품질부터 범위 그리고 판독시스템은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등에 대해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 이사장은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통해 앞으로 디지털병리를 도입하는 병원이나 기업이 어떻게 준비해야할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권고안이 초기 단계지만 의견수렴과 개선을 통해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병리학회가 공개한 디지털병리 가이드라인은 의견수렴 후 내용이 변경될 수 있는 초안본으로 적용범위부터 기본용어 정의,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고려사항 등을 담고 있다.

디지털병리 가이드라인 권고안 발표를 맡은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병리과 정요셉 교수는 "각 기관에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며 "시스템 도입 시 필요한 유효성 검증과 운영 중 필요한 내부 질 관리에 대한 지침 및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향후 디지털병리에 있어 주축이 되는 전체 슬라이드 스캐너부터 이를 운용하는데 쓰이는 영상 획득 소프트웨어, 병리영상저장전송 시스템 및 영상저장 시스템 등까지 적용되고 있다.

가령 전체 슬라이드 스캐너의 경우 최소 40x 확대가 가능한 장비가 권장되고, 만들어진 영상을 표시하기 위한 장비의 최소 해상도와 크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요셉 교수는 "성공적인 디지털 병리 시스템 도입은 더 나은 병리서비스를 제고하고 혁신적 업무흐름을 만들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며 "신속한 디지털병리 도입을 통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디지털병리 급여화 비용적 설득 필요해"

한편, 이날 패널로 참석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동우 사무관은 디지털병리 가이드라인과 별개로 디지털병리가 급여권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가입자들에게 비용적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사무관은 "디지털병리가 건강보험의 인정을 받는 부분은 그 가치가 가입자에게 돌아가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날로그 시대에서 변화 했을 때 행정프로세스나 보관비용이 절약되는 것이 가입자들에게 당연히 제공받아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병리가 의사가 눈으로 볼 때보다 정확도가 올라간다거나, 치료에 도움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가치에 입증이 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쉬워보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결국 이러한 부분에서 디지털병리가 어떻게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입증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게 이 사무관의 의견이다.

이 사무관은 "디지털병리가 됨으로서 환자가 들이는 비용이나 수고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니즈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런 여론이 올라오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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