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쏟아진 약물만 수십종...혈당조절률은 고작 33%

발행날짜: 2019-11-28 05:45:55
  • 세계당뇨병학회 앞두고 전 세계 혈당조절률 관심
    약제 접근성 대비 낮은 수준...인슐린 처방 낮은 것도 이유

세계당뇨병학회(IDF) 개최를 앞두고 전세계 당뇨병 조절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서 열리는 IDF에서는 전 세계 국가에서 발표되는 다양한 역학 데이터가 발표되는데 그중 하나가 국가별 혈당조절률이다. 그점에서 우리나라의 당뇨병 치료 현실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19년 팩트 시트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6.5% 기준 이하 혈당조절율은 2016년 현재 32.9%이다. 이 같은 수치는 2005년대비 10% 상승한 것이지만 당뇨병 치료제의 비약적인 발전에 비한다면 매우 초라한 수치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의 선전으로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는 ㅋ게 늘었다.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유레아 제제가 대부분이었던 1990년대와 달리 현재는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GLP-1 제제 등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각 계열마다 선택할 수 있는 성분도 다양하다. DPP-4 억제제 만도 9개가 출시됐을 정도다. 그렇다보니 조합의 경우만도 수십여개에 달한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구용 약제(보험)는 총 7가지 계열이다. 많은 약물이 나오면서 다양한 병용조합이 가능하지만 혈당조절률은 아직 낮다는 지적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약제의 선택이 가능하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률은 외국 선진국에 기록하고 있는 40~50% 보다는 한참 모자란다.

가톨릭의대 권혁상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_)는 "지난 15년간 수십종의 약물이 쏟아졌지만 혈당조절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최근 들어 환자별 맞춤형으로 접근하면서 6.5%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아쉬운 수치"라고 말했다.

국내 환자들에서 혈당조절률낮은 이유 중 하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체로 전문가들은 낮은 인슐린 사용률을 꼽고 있다. 인슐린은 현존하는 당뇨병 치료제 중 혈당개선 효과가 가장 강력한 약물이다. 메트포르민이 1.5%의 혈당을 낮춘다면 인슐린은 3.6% 까지 떨어뜨린다. 이처럼 강력하지만 주사제라는 장벽이 존재한다.

때문에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인슐린 처방률은 9.1% 수준인며, 이 또한 수년째 큰 변동이 없다. 권 교수는 "의료진들이 인슐린을 처방하려고 해도 환자들의 거부가 만만찮다. 그 이유로는 주사(인슐린)의 두려움이 상당수 자리잡고 있다. 특히 마지막 치료제라는 인식이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불편한 치료법도 한몫한다. 인슐린은 기본적으로 주사제라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여기에 최적의 용량을 찾기 위한 용량적정 과정도 있다. 유지용량을 찾았다고 해도 혈당변동이 나타날 때마다 매번 용량적정이 필요하다. 환자가 스스로 해야할 것들이 많아 시력이 좋지 않거나 고령자에서 인슐린 투여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한당뇨병학회 등 유관학회에서는 교육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교육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수년째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비용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자구책으로 제약사들이 환자 동의하에 사용법을 알려주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약물의 등장은 인슐린 처방 증가를 막는 요소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이 최근 지침변화를 통해 심혈관예방 효과가 있는 주사제 형태의 당뇨약 GLP-1 제제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인슐린의 투여 이전에 고려해야 하는 약제로 규정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권 교수는 "최근 심혈관질환 개선을 무기로 장착한 새로운 약제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이를 근거로 미국과 유럽 유관학회도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이들 약제를 우선권고하고 있어 인슐린 처방률은 쉽게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많은 연구에서도 입증됐듯 초반에 혈당을 잡은 환자들의 예후가 좋게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인슐린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며, 필요한 환자가 안쓰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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