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전이 많은 방광암, 줄기세포서 실마리 풀었다

발행날짜: 2019-12-06 11:18:45
  • 방광암 발전하는 '암 줄기세포' 병리기전 규명…표적치료제 개발 기대
    서울아산 신동명‧조영미 교수팀, 배아줄기세포 이상이 암 유발 초래 증명

국내 연구진이 방광암으로 발전하는 '암 줄기세포'의 병리기전을 명확히 규명해 재발과 전이가 많은 방광암 치료의 실마리를 풀었다.

왼쪽부터 울산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신동명교수,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조영미 교수.
울산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신동명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조영미 교수 연구팀은 6일 줄기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CDK1과 TFCP2L1의 이상이 방광암으로 발전하는 ‘방광암 줄기세포성’을 일으키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해냈다고 밝혔다.

또한 방광암 줄기세포성은 결국 방광암의 악성도, 림프절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 환자 사망률에 영향을 미쳐 방광암의 불량한 예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그동안 방광암 줄기세포가 방광암의 높은 재발률과 항암치료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줄기세포성이 형성되는 정확한 기전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성 기전이 밝혀짐으로써 표적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높여 난치성 방광암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방광암의 75%는 표재성 방광암인데 재발이 잦고 진행성 방광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이가 진행된 방광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생존율이 5%에 불과하다.

신동명, 조영미 교수팀은 먼저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줄기세포성 조절에 TFCP2L1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며,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CDK1가 TFCP2L1단백질을 직접 인산화해 줄기세포성과 세포주기 관련 유전자 발현을 강화하고 세포분화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광암 환자 400명의 방광암 조직에서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CDK1과 TFCP2L1의 과다 발현 현상과 TFCP2L1의 인산화를 확인한 결과 방광암의 악성도, 근육 침윤성, 림프절 전이, 다른 장기로의 전이에 영향을 미쳤으며, 환자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배아줄기세포에서의 줄기세포성 기전이 방광암 조직에서도 거울을 보듯이 똑같이 나타난다. 방광암 줄기세포성은 방광암 악성도, 전이, 환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방광암 데이터베이스에서도 CDK1과 TFCP2L1 단백질이 방광암 환자의 악성도와 전이,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동일한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연구의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

신동명 울산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교수는 "방광암의 높은 재발률과 항암 치료 후 내성을 설명하는 가장 주목되는 이론으로 줄기세포성의 중요성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방광암 줄기세포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방광암 치료법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영미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방광암의 병리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나아가 방광암 치료법의 반응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기여해 방광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배아줄기세포의 이상이 암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Impact Factor : 10.293)'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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