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포터블 X-ray, 한국 의료기기 자존심"

정희석
발행날짜: 2019-12-16 05:45:54
  • 소야그린텍 '진공채혈관' 국산화 넘어 영상진단시장 도전장
    박윤석 대표 "발상의 전환 'AMPURAY' 혁신성, 세계가 주목"

소야그린텍은 진공채혈관 국산화에 이어 포터블 X-ray·C-arm으로 영상진단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한국이 진공채혈관 하나를 국산화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나. 자존심 하나로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소야그린텍 박재돈 회장은 2013년 10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진공채혈관 국산화가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열변했다.

당시 국내 진공채혈관시장은 다국적기업이 95%를 장악하고 나머지 5%를 국내사와 중국 업체가 점유하고 있었다.

일회용 채혈기기 진공채혈관은 겉으로 보기엔 유리나 플라스틱 재질의 투명한 단순 튜브로 보인다.

하지만 유효기간까지 최적의 진공 상태 유지를 위해 튜브 편심을 최소화하고, 정확한 용량의 첨가제 분사와 채혈을 위한 고무마개 경도 등 최적화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된다.

대단위 감마선 멸균사업을 주력으로 시작한 소야그린텍은 자칫 불모지가 될 뻔했던 진공채혈관 국산화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이 같은 결정에는 소야그린텍이 국내 단 2곳에 불과한 감마 방사선 멸균시설 중 한 곳으로 자체 생산한 진공채혈관을 직접 멸균·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진공채혈관 생산부터 멸균공정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 다국적기업과 비교해도 충분한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자사 진공채혈관을 자체 감마 방사선시설에서 멸균하는 회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
진공채혈관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현재 박 회장의 진공채혈관 국산화 집념은 어떠한 결실을 맺고 있는지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로부터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내 진공채혈관시장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다국적기업이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소야그린텍은 서서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의 시간으로는 다국적기업들이 장악한 시장 진입장벽을 뛰어넘기엔 한계가 있었을 뿐 아니라 국산 제품 사용을 꺼려하는 의사들의 선입견을 깨는 일 또한 요원했다.

그는 “소야그린텍 진공채혈관은 주로 적십자 혈액원·준종합병원·보건소·임상검사센터에 공급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국산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테스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과거에는 국산과 수입 진공채혈관의 엄연히 품질 차이가 존재했고 또 상급종합병원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는데 조금은 망설여진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간 품질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소야그린텍은 그간 반품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진공채혈관에 들어가는 혈청분리용 겔(Gel)을 자체 기술로 국산화하고 캡 진공방식을 개선하는 등 품질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뿐만 아니라 자체 감마 방사선 시설을 이용한 최적화된 진공채혈관 멸균공정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자 자체 검증을 통해 품질을 보증하는 강점이 되고 있다.

박윤석 대표는 “혈청분리용 겔이나 캡 진공방식은 다국적기업 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진공채혈관 품질·안전성 모두 글로벌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를 달성했고 유럽 남미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결실을 맺을 만반의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소야그린텍은 진공채혈관 국산화를 넘어 의료기기 전문기업 도약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세상에 없던 혁신적 진단영상장비로 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의료기기 우수성을 제대로 인정받고자 또 다른 미션 수행에 나선 것.

포터블 X-ray ‘AMPURAY’(앰퓨레이)가 선봉에 나섰다.

소야그린텍 ‘AMPURAY’는 PC와 LCD 디스플레이 패널을 장비 하나에 모두 통합한 올인원 포터블 X-ray로 촬영 후 바로 영상 확인은 물론 WINDOW 10을 탑재해 무선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인체용 덴탈용 동물용 세 가지로 구성된 AMPURAY는 PC와 LCD 디스플레이 패널을 장비 하나에 모두 통합한 올인원 X-ray로 촬영 후 바로 영상 확인은 물론 WINDOW 10을 탑재해 무선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특히 인체용은 골반을 제외한 사지·경추·어깨·무릎 등 X-선 촬영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고 촬영 후 1초 만에 영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고효율 리튬폴리머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300장 이상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블루투스 등 무선데이터로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연동 등 언제 어디서나 영상 확인·전송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기존 X-ray는 벽에 설치돼 차폐실이 필요하고 또 영상 확인을 위해 별도의 PC나 모니터 등을 갖춰야한다”며 “물론 카트에 싣거나 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포터블 장비가 있지만 이 또한 사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MPURAY는 PC·디스플레이·제네레이터를 한 곳에 모두 탑재한 올인원 X-ray로 차폐실이 필요 없고 저선량·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 확인·전송이 가능하다”며 “정형외과 등 의원은 물론 앰뷸런스, 군(軍) 병원, 119 응급차 등 응급현장에서의 신속한 X-ray 검사에 매우 유용한 혁신적인 의료기기”라고 자신했다.

AMPURAY는 처음 실물이 공개된 올해 11월 독일 뒤셀도르프의료기기전시회(MEDICA)에서 뜨거운 관심과 공급계약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진공채혈관을 주력으로 체외진단관에 부스를 꾸렸는데 마치 진단영상관에 있는 것처럼 AMPURAY에 대한 외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특히 스웨덴 의료기기업체는 많은 금액을 제시하며 기술이전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해외 수출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AMPURAY는 기술 자체가 새롭기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혁신성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미 국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고 한 달 내 CE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으며 FDA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야그린텍은 AMPURAY에 이은 후속작으로 ‘C-arm’ 출시도 곧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장비 사양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존 C-arm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듀얼 모니터를 탑재한 포터블 C-arm으로 크기를 최소화해 진료실에서도 X-선 촬영이 가능하다는 귀띔이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는 “진공채혈관이 의료기기 국산화의 시작이었다면 포터블 X-ray·C-arm은 혁신적인 한국 의료기기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소야그린텍이 진정한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AI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