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모를 전국적 공포감에 필수 접종까지 모두 마비
홍역과 백일해 특히 문제…"따라잡기 접종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장기화되면서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을 포함한 소아와 성인 백신 사업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으로 예방적 차원에서의 병원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 특히 소아의 경우 접종률이 바닥을 치면서 코로나로 인한 2차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사태…공포감에 예방 접종 올스톱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예방 접종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의료기관 방문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예방 접종을 하러 의료기관을 찾는 이득보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대학병원은 물론 일선 병의원에서도 예방 접종에 대한 예약 부도율이 크게 올라가며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분당의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솔직히 소아청소년과는 예방 접종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개점 휴업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일부 부모들은 완전 무장을 하고 간간히 방문을 하지만 예방 접종 같은 경우는 최근 한달간 단 한 건도 오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병원 전산망을 통해 예방 접종에 대한 안내 문자 등도 보내고 있지만 예정된 일자에 오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며 "팔로업(추적 관찰)이 필요한 대학병원 외래조차 미루는 판에 예방 접종을 하러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학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를 간간히 이어지지만 예방 접종 일정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공포감 극복과 혹여 있을수 있는 감염 예방을 위해 대대적 방역 조치를 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소아에 대한 전염 공포는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서울의 B대학병원 병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입구에서의 발열 체크 등을 넘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별도의 출입구를 만들어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아예 당일 접수는 받지 않고 있으며 예약 접수를 확인한 후에야 보호자 1명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접수직원까지 모두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메르스때 호되게 당한 만큼 아예 철통 방어 체계를 마련했지만 워낙 공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예방 접종 뿐 아니라 예약 대부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 소아 넘어 성인 백신도 공백 근심…"제2 파장 우려"
그렇다면 과연 이렇듯 예방 접종 사업이 무너지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필수 예방 접종의 구멍을 우려하고 있다.
B형 간염과 BCG, DTap, 수두와 MMR까지 전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다.
이들은 일부 질병의 경우 성인에서 소아로, 소아에서 성인으로 교차 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대유행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30~40대 성인들도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소아와 성인 모두 예방 접종을 미루게 될 경우 전국적 대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
이들 대부분이 현재 부모가 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보호자와 아이, 즉 가족 모두가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빠져든다는 의미다.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인 마상혁 과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우리나라는 부스팅(추가예방접종)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항체 역가가 떨어지는 20대 이후 항체 보유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소아예방접종까지 미뤄질 경우 가족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홍역과 백일해에 대한 우려도 매우 높다. 홍역의 경우 마찬가지 이유로 추가예방접종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백일해의 경우 사실상 사라졌던 국가 전염병이지만 이 또한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전국적인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매년 큰 폭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8년 한해에 9건에 그쳤던 백일해 감염 건수는 2018년 800건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1000건을 상회하고 있는 상태다.
홍역도 마찬가지로 이미 지난 2018년 전국적인 대유행이 일어났듯 전국민 접종률이 떨어지며 위태로운 상태에 빠져 있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윤경 이사(고대구로병원)는 "백일해가 가뜩이나 성인들을 통한 매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예방 접종을 미루거나 취소할 경우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이미 우리나라는 백일해 안전 국가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홍역과 백일해(DTap) 등은 필수적으로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최근에는 백일해가 포함된 다가 백신 또한 나와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계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상당수 국민들이 백신 접종 창구로 활용하는 보건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데다 원내 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면서 의료기관에 대한 공포 또한 커져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 접종 사업의 구멍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마상혁 위원장은 "현재 예방 접종 사업에 가장 큰 장벽은 코로나로 인해 보건소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원내 감염으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불과 몇 달만 이 상황이 이어져도 국가적 접종률 자체가 크게 떨어지며 국가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진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제2, 제3의 전염병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보호자들도 혹여 접종 시기를 놓쳤거나 미뤘다면 따라잡기 접종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으로 예방적 차원에서의 병원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 특히 소아의 경우 접종률이 바닥을 치면서 코로나로 인한 2차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사태…공포감에 예방 접종 올스톱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예방 접종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의료기관 방문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예방 접종을 하러 의료기관을 찾는 이득보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대학병원은 물론 일선 병의원에서도 예방 접종에 대한 예약 부도율이 크게 올라가며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분당의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솔직히 소아청소년과는 예방 접종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개점 휴업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일부 부모들은 완전 무장을 하고 간간히 방문을 하지만 예방 접종 같은 경우는 최근 한달간 단 한 건도 오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병원 전산망을 통해 예방 접종에 대한 안내 문자 등도 보내고 있지만 예정된 일자에 오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며 "팔로업(추적 관찰)이 필요한 대학병원 외래조차 미루는 판에 예방 접종을 하러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학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를 간간히 이어지지만 예방 접종 일정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공포감 극복과 혹여 있을수 있는 감염 예방을 위해 대대적 방역 조치를 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소아에 대한 전염 공포는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서울의 B대학병원 병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입구에서의 발열 체크 등을 넘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별도의 출입구를 만들어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아예 당일 접수는 받지 않고 있으며 예약 접수를 확인한 후에야 보호자 1명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접수직원까지 모두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메르스때 호되게 당한 만큼 아예 철통 방어 체계를 마련했지만 워낙 공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예방 접종 뿐 아니라 예약 대부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 소아 넘어 성인 백신도 공백 근심…"제2 파장 우려"
그렇다면 과연 이렇듯 예방 접종 사업이 무너지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필수 예방 접종의 구멍을 우려하고 있다.
B형 간염과 BCG, DTap, 수두와 MMR까지 전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다.
이들은 일부 질병의 경우 성인에서 소아로, 소아에서 성인으로 교차 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대유행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30~40대 성인들도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소아와 성인 모두 예방 접종을 미루게 될 경우 전국적 대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
이들 대부분이 현재 부모가 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보호자와 아이, 즉 가족 모두가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빠져든다는 의미다.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인 마상혁 과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우리나라는 부스팅(추가예방접종)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항체 역가가 떨어지는 20대 이후 항체 보유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소아예방접종까지 미뤄질 경우 가족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홍역과 백일해에 대한 우려도 매우 높다. 홍역의 경우 마찬가지 이유로 추가예방접종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백일해의 경우 사실상 사라졌던 국가 전염병이지만 이 또한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전국적인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매년 큰 폭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8년 한해에 9건에 그쳤던 백일해 감염 건수는 2018년 800건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1000건을 상회하고 있는 상태다.
홍역도 마찬가지로 이미 지난 2018년 전국적인 대유행이 일어났듯 전국민 접종률이 떨어지며 위태로운 상태에 빠져 있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윤경 이사(고대구로병원)는 "백일해가 가뜩이나 성인들을 통한 매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예방 접종을 미루거나 취소할 경우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이미 우리나라는 백일해 안전 국가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홍역과 백일해(DTap) 등은 필수적으로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최근에는 백일해가 포함된 다가 백신 또한 나와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계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상당수 국민들이 백신 접종 창구로 활용하는 보건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데다 원내 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면서 의료기관에 대한 공포 또한 커져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 접종 사업의 구멍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마상혁 위원장은 "현재 예방 접종 사업에 가장 큰 장벽은 코로나로 인해 보건소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원내 감염으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불과 몇 달만 이 상황이 이어져도 국가적 접종률 자체가 크게 떨어지며 국가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진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제2, 제3의 전염병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보호자들도 혹여 접종 시기를 놓쳤거나 미뤘다면 따라잡기 접종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