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의사회 중 19개구에서 170여명 개원의 참여
"봉사활동 참여 위해 구의사회 가입하겠다" 의사도 눈길
|코로나19 숨은 영웅을 찾아서|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공의와 대학병원 교수외에 동네병원 의사들도 대거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지, 대구에만 영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에서도 의료현장 곳곳에는 숨은 영웅이 있었기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료현장의 숨은 영웅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상>코로나 시국에 빛난 구의사회의 단결력
이들은 사명감 하나로 진료실을 박차고 나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도사리는 선별진료소에서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검체검사에 참여했거나, 지금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서울 지역 25개 구의사회를 대상으로 선별진료소 봉사활동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금까지 17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현재 종로구, 중구, 용산구, 광진구, 중랑구, 성북구, 강북구, 양천구, 송파구 등 9개 구의사회에서 두 달째 선별진료소 봉사활동을 진행중이다.
지난달까지는 동대문구, 도봉구, 은평구, 마포구, 금천구, 동작구, 관악구, 서초구, 강동구 등 9개 의사회가 선별진료소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들 의사회까지 더하면 절반이 훌쩍 넘는 18개 구의사회에서 지역 보건소와 협업해 코로나19 현장에 뛰어든 것이다.
동대문구의사회는 자발적으로 확진자가 방문했던 PC방 이용자 6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송파구의사회에는 단순히 자원봉사를 이유로 회원 가입을 하려는 의사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선별진료소 봉사활동에 나선 동네의사는 약 170여명이다. 서울시 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의료봉사 인력 모집에 개인적으로 신청한 의사까지 더하면 이 숫자는 더 많다. 구의사회만 놓고 구체적으로 보면 중랑구의사회가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16명, 동작구와 양천구‧강북구가 각 15명, 송파구 13명 순이었다. 마포구, 은평구 의사회도 10명이 넘는 의사가 참여했다.
봉사활동은 개원의들이 진료를 마감한 이후인 평일 야간과 주말에 이뤄졌다. 보통 보건소 의료인력을 포함해 봉사 시간을 조정했다. 4월 들어서는 야간 검사 중단하는 등 운영시간에 변화가 있지만 광진구, 중랑구, 송파구 의사회는 두 달째 평일 저녁과 주말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은평구의사회 정승기 회장은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은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 선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면 동네의원에서 잡아줘야 한다"고 개원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에서 확진자 숫자가 가장 많은 관악구는 검사 인원 감소로 일찌감치 의사회의 봉사활동을 마감한 상태. 관악구의사회는 지난달 초 약 2주 동안 6~7명의 의사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관악구의사회 서영주 회장은 "확진자 숫자와 검체검사 인원이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라며 "감염 될지도 모른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했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무조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감염 위험 감수하고 "의사가 당연히 할 일" 한목소리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의원 문을 닫아야 한다. 주요 접촉자까지 격리 또는 확진이라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
모든 위험을 뒤로하고 코로나19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들은 "의사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며 한목소리로 말했다.
서영주 회장은 "처음에는 코로나19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점점 심각해지는 것을 보고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는 지식과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해야지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다음에 벌어질 일은 나중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정승기 회장도 "병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게 의사가 할 일이다"라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파구의사회 서대원 회장 역시 "감염 위험 현장에 먼저 뛰어들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민족성이라고 본다"라며 "레벨D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실드(안면 보호대)까지 하고 검체검사를 하면 생각보다 매우 안전하다"라고 밝혔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역 의사회 역할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서대원 회장은 "앞으로 감염병 유행 문제는 언제든지 일어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주민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지역의사회와 보건소가 협력을 맺고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방역망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파구의사회는 13명이 선별진료소 봉사에 지원하면서 봉사단이 꾸려졌다"라며 "지역의사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직을 꾸리고 1년에 한 번씩 레벨D 착용법 등의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