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방산동 이전 제안…미군 공병단 부지

이창진
발행날짜: 2020-04-28 13:35:14
  • 박원순 시장, 감염병전문병원·외상센터 건립 복지부·국방부에 제안
    정기현 원장 "공공의료 가치 살리는 역사적 선언, 진정한 도시재생"

지난 17년간 표류된 국립중앙의료원(NMC) 이전 문제가 의료원 인근 미군공병단 부지 이전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27일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과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미군공병단 부지로 이전하는 것을 제안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2003년부터 추진해왔으나 서초구 원지동 이전을 놓고 주민들 반대와 경부고속도로 소음 문제로 원지동 신축 이전에 난항을 겪어왔다.

서울시와 국립중앙의료원은 미군 공병단 부지에 의료원 신축 이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박원순 시장과 정기현 원장.
박원순 시장은 "1958년 개원해 심각하게 노후화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국 공병단 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부설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건립해 주실 것을 보건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국가 중심이 되는 공공병원을 바로 세워 인구 절반인 2500만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의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만약 정부가 서울시가 제안하는 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미국 공병단 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현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매각이나 공병단 부지 사용과 관련 최대한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병단 부지는 국립중앙의료원 맞은편에 위치했으며, 2008년 미국 기지 평택 이전 결정으로 현재 비어있는 상태로 국방부 소유이다.

정기현 원장은 "(미국 공병단 부지 신축 이전은)공공의료가 원래해야 할 가치를 살리는 역사적 선언이며 진정한 도시재생 일환"이라면서 "사업 주체인 복지부와 부지 소유권을 가진 국방부와 협의할 문제가 있다. 유관부처 사이 협의가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또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이전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미 공병단 기자에 국가중앙감염병병원을 건립하고 앞으로 헬스 시큐리티(보건 안보),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는 보루로 만들겠다"며 "서울시 선언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K방역의 힘은 어디서 오는지, 전세계가 대한민국으로부터 배울 교훈이 무엇인지 그 답이 오늘 선언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시와 국립중앙의료원 합의에 따라 의료원 신축 이전 문제 공은 복지부와 국방부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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