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소위서 정부안 공개...횟수 제한 등 통제 기전도 포함
의협‧약사회 강공 "안전성 유효성 검증 우선...수가도 높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부 계획이 나왔다.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 등 3개 질환에 대해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게 정부안이다. 수가는 진찰료까지 더해 14만~16만원 수준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는 9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단독 안건으로 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건정심에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보고했지만 세부계획을 소위원회로 넘겨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2월 소위를 열고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한약급여화협의체에서 큰 틀은 공개된 상황. 구체적인 급여 범위와 수가 등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 소위원회에서 정부 안이 처음 제시된 것이다.
정부가 만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내용은?
정부안을 다수의 소위 참석자에게 확인한 결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 월경통, 알레르기 비염, 안면신경마비, 슬관절염 등 5개 질환 중 3개 질환에 대해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3개 질환은 월경통(여성), 안면신경마비(전 생애주기),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65세 이상 노인) 등이다.
수가는 기본진찰료에다 심층변증 및 방제기술료 약 3만8000원, 조제 탕전료 약 4만원, 실거래가를 적용한 약제비 3만~6만원을 더해 14만~16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심층변증 및 방제기술료는 한의 진료 특성을 반영해 첩약 처방 및 조제 시 시행하는 인건비와 검사비 등을 반영한 비용으로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30여분을 투자해야 한다. 환자본인부담은 50%.
책정된 수가는 첩약 관행수가의 60~70% 수준이라는 게 한의협의 주장이다.
급여기준도 구체화했다. 환자 1인당 1년에 10일 이상은 안되며 한의사 한 명당 한 달에 30건 이상, 1년에 300건 이상 첩약 처방을 할 수 없다.
사실 이 같은 정부안은 건정심 소위원회 회의 시작과 동시에 참석자에게 전해졌다. 정부는 회의장에서 시범사업 방안을 공개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는 다시 수거해갔다.
이 때문에 회의 시작 전부터 정부안이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사전 공유를 통해 숙지할 시간이 필요한 데 회의장에서 계획을 공개하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의료계 단체 보험이사는 "논란이 많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으면 더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자료를 사전에 배포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라며 "복지부 스스로 우려를 키우는 듯하다"라고 꼬집었다.
2시간 넘도록 격론 "수가 과도하다" 비판
회의에서도 약 2시간 30분 동안의 격론이 오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면이든 대면이든 한 번 더 회의를 해보기로 마무리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회의 초반 한 시간은 한약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이 우선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다뤄졌다. 답이 없는 논쟁이 이어지자 위원장의 중재로 정부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의협 김대하 의무이사는 "시범사업을 통해서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첩약 급여화 자체에 반대"라며 "정부 안에 대해서도 심층변증방제기술료는 의과에서 말하는 심층상담료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심층변증방제기술료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에 대해 전혀 설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건정심에 올리면 안된다"라며 "혈액검사, 영상검사 결과를 참고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는데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포석이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가 화두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첩약 급여화가 필수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3개 유형이 수가협상에서 결렬을 맞을 정도로 건보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는 상황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투입될 연간 500억원이라는 재정은 절대 적지 않다"라며 "시범사업은 치명적인 문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급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첩약 급여가 공공성이 높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건정심은 급여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역시 첩약 시범사업 수가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첩약 시범사업의 상대가치점수가 의과와 한의과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보다 3배나 높은 상황에서 의과의 심층진단과 뭐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빈약했다"라며 "수가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어 공감이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협은 관행수가에 한참 못 미친다고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부담 50%라고 해도 과도한 금액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 등 3개 질환에 대해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게 정부안이다. 수가는 진찰료까지 더해 14만~16만원 수준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는 9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단독 안건으로 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건정심에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보고했지만 세부계획을 소위원회로 넘겨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2월 소위를 열고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한약급여화협의체에서 큰 틀은 공개된 상황. 구체적인 급여 범위와 수가 등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 소위원회에서 정부 안이 처음 제시된 것이다.
정부가 만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내용은?
정부안을 다수의 소위 참석자에게 확인한 결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 월경통, 알레르기 비염, 안면신경마비, 슬관절염 등 5개 질환 중 3개 질환에 대해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3개 질환은 월경통(여성), 안면신경마비(전 생애주기), 뇌혈관질환 후유증 관리(65세 이상 노인) 등이다.
수가는 기본진찰료에다 심층변증 및 방제기술료 약 3만8000원, 조제 탕전료 약 4만원, 실거래가를 적용한 약제비 3만~6만원을 더해 14만~16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심층변증 및 방제기술료는 한의 진료 특성을 반영해 첩약 처방 및 조제 시 시행하는 인건비와 검사비 등을 반영한 비용으로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30여분을 투자해야 한다. 환자본인부담은 50%.
책정된 수가는 첩약 관행수가의 60~70% 수준이라는 게 한의협의 주장이다.
급여기준도 구체화했다. 환자 1인당 1년에 10일 이상은 안되며 한의사 한 명당 한 달에 30건 이상, 1년에 300건 이상 첩약 처방을 할 수 없다.
사실 이 같은 정부안은 건정심 소위원회 회의 시작과 동시에 참석자에게 전해졌다. 정부는 회의장에서 시범사업 방안을 공개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는 다시 수거해갔다.
이 때문에 회의 시작 전부터 정부안이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사전 공유를 통해 숙지할 시간이 필요한 데 회의장에서 계획을 공개하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의료계 단체 보험이사는 "논란이 많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으면 더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자료를 사전에 배포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라며 "복지부 스스로 우려를 키우는 듯하다"라고 꼬집었다.
2시간 넘도록 격론 "수가 과도하다" 비판
회의에서도 약 2시간 30분 동안의 격론이 오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면이든 대면이든 한 번 더 회의를 해보기로 마무리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회의 초반 한 시간은 한약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이 우선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다뤄졌다. 답이 없는 논쟁이 이어지자 위원장의 중재로 정부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의협 김대하 의무이사는 "시범사업을 통해서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첩약 급여화 자체에 반대"라며 "정부 안에 대해서도 심층변증방제기술료는 의과에서 말하는 심층상담료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심층변증방제기술료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에 대해 전혀 설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건정심에 올리면 안된다"라며 "혈액검사, 영상검사 결과를 참고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는데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포석이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가 화두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첩약 급여화가 필수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3개 유형이 수가협상에서 결렬을 맞을 정도로 건보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는 상황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투입될 연간 500억원이라는 재정은 절대 적지 않다"라며 "시범사업은 치명적인 문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급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첩약 급여가 공공성이 높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건정심은 급여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역시 첩약 시범사업 수가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첩약 시범사업의 상대가치점수가 의과와 한의과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보다 3배나 높은 상황에서 의과의 심층진단과 뭐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빈약했다"라며 "수가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어 공감이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협은 관행수가에 한참 못 미친다고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부담 50%라고 해도 과도한 금액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