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암로디핀 20년 분석해보니...뇌졸중 예방 뚜렷

원종혁
발행날짜: 2020-06-24 05:45:56
  • 2만명 대규모 ASCOT 연구 추가분석 발표
    "CCB 계열 암로디핀 치매 혜택 없지만 뇌졸중 예방 강력해"

20년 최장기 추적관찰 임상결과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고혈압약 '암로디핀'의 뇌졸중 예방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특히 비교대상으로 잡힌 '아테놀롤' 기반 치료를 병행한 환자들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18% 낮았다는 점은 주목할 혜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당 고혈압약제들에서 기대를 모았던 치매(혈관성) 발생률을 놓고는 어떠한 개선혜택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뇌졸중기구(European Stroke Organisation)와 세계뇌졸중기구(World Stroke Organization)의 지원을 받아 2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ASCOT 연구'의 새 하위분석 결과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해 온라인 회의로 진행된 ESO-WSO 연례회의에서 논의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분석에 포함된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도, 위약과 비교해 뇌졸중이나 치매 발생률을 줄이는 개선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책임저자인 에딘버그의대 임상뇌과학센터 윌리엄 휘틀리(William Whiteley) 교수는 발표를 통해 "20년 관찰결과 뇌졸중 발생을 놓고 암로디핀 기반 치료의 개선혜택은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며 "이번 결과는 주요 치료 가이드라인에 근거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고혈압약에 1차 치료로 CCB 계열 고혈압약을 권고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치매 예방보다 뇌졸중 혜택 강력한 경향성 확인 "혈관치료 중요성 담보"

먼저 이번 최장기 관찰연구에 핵심은, 항고혈압 약제들과 스타틴 치료제의 뇌졸중과 치매 발생 위험을 개선하는 혜택을 분석하는데 맞춰져 있었다.

앞서 공개된 다양한 관찰 코호트 연구들의 경우 중년 뇌졸중 위험인자와 치매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잡았지만, 이러한 경우 치매 고위험군에서는 다른 여러 교란 위험인자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 해석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단기 추적 관찰을 통한 LDL 콜레스테롤 저하요법 및 혈압강하요법의 무작위대조군임상(RCT)은 결과 분석을 놓고도 일부 제한점을 가지기 때문.

연구팀은 "치매의 경우 ASCOT 임상 결과 중립적이거나 중간 정도의 영향을 보였다. 그동안 치매 위험이 가장 높은 몇 년간 환자들을 단기간 추적하는데 그쳤지만, 치매 발생률이 가장 높고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있는 연령을 대상으로 장기간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데 목표를 잡아왔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보면, 총 1만9342명의 임상 등록자들 가운데 영국 참여 환자 8580명(하위분석 대상)이 이번 평가에 주요 대상이 됐다. 이들은 고혈압을 비롯한 3개 이상의 혈관성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있었으나 관상동맥 심장질환 과거력은 없었다. 환자들에서 암로디핀 또는 아테놀롤 기반치료 전략에 따른 개선혜택을 관찰한 것이다.

그런데, 분석 시작단계인 2004년도에 혈압강하치료를 진행한 환자군(ASCOT-Blood Pressure Lowering Arm) 가운데 암로디핀 기반 치료군의 경우 임상을 조기에 중단하게 된다.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률 감소 혜택이 초기부터 나타났기 때문인데, 정작 주목할 점은 일차 평가지표로 잡힌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10% 감소했지만 치명적인 관상동맥 심장질환 지표는 치료군 사이에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대목.

이와 동시에 총 콜레스테롤이 6.5mmol/L 미만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ASCOT-Lipid Lowering Arm)는, 분석 3.3년만에 심근경색에 대한 압도적인 혜택이 나타나면서 연구가 조기에 중단된 바 있다.

이번 'UK ASCOT 장기 추적관찰' 결과를 보면, 5.5년간의 암로디핀 기반 치료군에서 뇌졸중 사건 발생을 1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로디핀 치료군에서 연구기간 총 443건의 뇌졸중이 보고된 반면 아테놀롤 치료군에서는 552건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치매 발생률을 놓고는 암로디핀 치료군에서 450건으로 아테놀롤 치료군 465건과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323).

연구팀은 "20년의 추적관찰 기간동안 암로디핀 치료군의 경우 연구시작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과 뇌졸중 발생률이 크게 개선되는 것에는 설명할 수없는 유의한 상호작용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뇌졸중을 경험한 참가자에서는 치매 위험이 67%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추후 뇌졸중 발병률에 대한 암로디핀 기반 치료의 유익한 효과를 추가로 파악해보려 한다"면서 "암로디핀이 치매보다 뇌졸중 예방효과에 더 강력하고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통상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 환자들이 평균 8개의 병리소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고혈압약제와 스타틴을 이용한 혈관 치료전략에 대한 평가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월에는 암로디핀을 이용한 통풍 개선효과를 파악한 임상도 주목을 받았다. 세계고혈압학회지(Journal of Hypertension) 1월 27일 게재된 임상 결과, 암로디핀을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클로르탈리돈, 리시노프릴 대비 통풍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혜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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