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포커스]의대학장들 "당혹" 의대생들 "집단행동 검토"
10년 의무 복무 위헌소지 지적에 법조계 "가능성 매우 낮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황병우 기자|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가 그동안 강하게 반대해왔던 '의사 수 확대' 문제를 건드렸다. 직접 당사자인 의과대학과 의대생은 급작스런 발표에 당황하는 표정.
반면, 입시학원가는 최상위권 이과계열 학생이 지원하는 의대 문호가 열리면서 들썩이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는 23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을 연간 400명씩 10년 동안 4000명 증원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에는 필수과목을 전공해야 하고 역학조사관으로나 소외지역 등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공공의료에 몸담을 의대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의대학장 "논의 없는 일방적 결정 당혹"
의대 정원 확대로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곳은 결국 의과대학. 당장 2022학년도부터 시행으로 준비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학장들도 향후 미칠 여파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 한희철 이사장은 "한번 정도 만난 이후 논의없이 발표해 다들 당황스럽다. 정책 추진이 과격하다"며 "의대정원 확대에도 여러 준비가 필요한데 어느 대학으로 정원을 어떻게 배정할 것인지 논의 없이 발표해 더욱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A학장은 "보건의료에 대한 종합 계획이나 합의하려는 노력 없이 덜컥 의대정원을 늘렸다"며 "의대 입장에선 준비가 안 된 채로 밀어붙이면 받을 수밖에 없지만 이로 인해 파생될 문제가 많아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반면, 의대 정원 50명 미만 대학 중 일부 학장은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B학장은 "현재 50명 미만의 정원을 가진 학교가 17곳인데 의대를 운영하는데 조금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지금보다 정원을 늘린다고 교육의 질 하락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책적으로 정원 확대 인원을 어떤 지역에 어떻게 배분하는가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예측할 수 없지만 대학 입장에선 준비기간상의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의대생 '강한 반발'…"교육 질 하락 안 봐도 훤하다"
의대정원 증가의 직접 당사자인 의대생의 경우 강하게 반발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E의대생은 "의대생 내부에서도 뜨거운 이슈로 절대적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다"며 "많이 없어졌지만 지금도 의대, 의전원 간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속된말로 의과대학에서 서자를 400명 더 뽑겠다는 것으로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증가는 적절한 교육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의대생들의 지적이다.
지방 D의대생은 "지금도 서울권과 지방의 카데바 실습의 질이 다르고 의대에 가령 30명이 한 번에 증가한다면 적절한 교육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의과대학 내 환경과 자원이 충분한가에 대한 고려가 안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것과 함께 반대 목소리를 내는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입법 만능주의가 가져온 아마추어적인 정책으로 큰 우려가 된다는 게 협회의 의견"이라며 "집단 휴학 등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회원 전체의 뜻을 모아 움직일 예정으로 이와 별개로 강한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시학원가, 의대정원 증가 소식에 '반색'…의학계열 연쇄 영향 전망
당장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은 확대되는데 이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의대의 문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입시 학원가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험생의 전문직 선호도가 높고 그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그룹이 의학계열이다"며 "보통 의대‧치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순인데 그중 가장 상위그룹인 의대의 문화가 늘어나면 당연히 반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기존에도 선호도가 높은 의과대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더 열리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도 합격 기회가 더 늘어났다는 판단이 가능해 진다는 것.
이와 함께 의대 정원 확대로 미칠 입시변화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학생이 지원하는 의대 모집정원 증가에 따른 합격선 하락. 의대 모집정원 증가로 다른 의학계열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서 의대정원 증가가 입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급격히 재수생이 늘어나거나 전략적인 준비는 없다는 게 입시전문가의 전망이다.
서울 입시전문가는 "재수생에게 분명히 호재이지만 의대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이 지원할 수 있어 재수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입시제도의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2022년 모집요강이 발표된 이후부터 수험생들의 계획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년간 의무 근무가 위헌? 법조계 "아니다"
당정이 발표한 안에서 법적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의사면허 취득 후 한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토록 제한하는 게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정부는 헌법소원이 제기될 수는 있지만 이미 헌법재판소가 복무 의무를 부과한 사례인 군법무관 관련 헌법 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한 적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 역시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공통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태섭 변호사(법무법인 CNE)는 "지역의사제가 지역 공공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제도의 목적과 취지가 정당하다"라며 "의대에 입학하는 당사자가 지역의사제에 동의하는 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정기간 장학금을 수여하고 그에 부합하는 의무 근무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단도 정당하다"라며 "여러 측면에서 제도 운영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위헌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종원 변호사(법무법인 중용)도 "의사라는 직업은 할 수 있지만 지역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라며 "직업을 선택하는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은 아예 해당 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정부 방안은) 그렇지도 않다.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부분에서 위헌소지가 있지만 위헌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학원가는 최상위권 이과계열 학생이 지원하는 의대 문호가 열리면서 들썩이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는 23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을 연간 400명씩 10년 동안 4000명 증원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에는 필수과목을 전공해야 하고 역학조사관으로나 소외지역 등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공공의료에 몸담을 의대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의대학장 "논의 없는 일방적 결정 당혹"
의대 정원 확대로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곳은 결국 의과대학. 당장 2022학년도부터 시행으로 준비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학장들도 향후 미칠 여파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 한희철 이사장은 "한번 정도 만난 이후 논의없이 발표해 다들 당황스럽다. 정책 추진이 과격하다"며 "의대정원 확대에도 여러 준비가 필요한데 어느 대학으로 정원을 어떻게 배정할 것인지 논의 없이 발표해 더욱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A학장은 "보건의료에 대한 종합 계획이나 합의하려는 노력 없이 덜컥 의대정원을 늘렸다"며 "의대 입장에선 준비가 안 된 채로 밀어붙이면 받을 수밖에 없지만 이로 인해 파생될 문제가 많아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반면, 의대 정원 50명 미만 대학 중 일부 학장은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B학장은 "현재 50명 미만의 정원을 가진 학교가 17곳인데 의대를 운영하는데 조금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지금보다 정원을 늘린다고 교육의 질 하락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책적으로 정원 확대 인원을 어떤 지역에 어떻게 배분하는가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예측할 수 없지만 대학 입장에선 준비기간상의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의대생 '강한 반발'…"교육 질 하락 안 봐도 훤하다"
의대정원 증가의 직접 당사자인 의대생의 경우 강하게 반발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E의대생은 "의대생 내부에서도 뜨거운 이슈로 절대적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다"며 "많이 없어졌지만 지금도 의대, 의전원 간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속된말로 의과대학에서 서자를 400명 더 뽑겠다는 것으로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증가는 적절한 교육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의대생들의 지적이다.
지방 D의대생은 "지금도 서울권과 지방의 카데바 실습의 질이 다르고 의대에 가령 30명이 한 번에 증가한다면 적절한 교육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의과대학 내 환경과 자원이 충분한가에 대한 고려가 안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것과 함께 반대 목소리를 내는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입법 만능주의가 가져온 아마추어적인 정책으로 큰 우려가 된다는 게 협회의 의견"이라며 "집단 휴학 등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회원 전체의 뜻을 모아 움직일 예정으로 이와 별개로 강한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시학원가, 의대정원 증가 소식에 '반색'…의학계열 연쇄 영향 전망
당장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은 확대되는데 이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의대의 문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입시 학원가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험생의 전문직 선호도가 높고 그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그룹이 의학계열이다"며 "보통 의대‧치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순인데 그중 가장 상위그룹인 의대의 문화가 늘어나면 당연히 반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기존에도 선호도가 높은 의과대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더 열리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도 합격 기회가 더 늘어났다는 판단이 가능해 진다는 것.
이와 함께 의대 정원 확대로 미칠 입시변화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학생이 지원하는 의대 모집정원 증가에 따른 합격선 하락. 의대 모집정원 증가로 다른 의학계열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서 의대정원 증가가 입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급격히 재수생이 늘어나거나 전략적인 준비는 없다는 게 입시전문가의 전망이다.
서울 입시전문가는 "재수생에게 분명히 호재이지만 의대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이 지원할 수 있어 재수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입시제도의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2022년 모집요강이 발표된 이후부터 수험생들의 계획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년간 의무 근무가 위헌? 법조계 "아니다"
당정이 발표한 안에서 법적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의사면허 취득 후 한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토록 제한하는 게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정부는 헌법소원이 제기될 수는 있지만 이미 헌법재판소가 복무 의무를 부과한 사례인 군법무관 관련 헌법 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한 적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 역시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공통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태섭 변호사(법무법인 CNE)는 "지역의사제가 지역 공공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제도의 목적과 취지가 정당하다"라며 "의대에 입학하는 당사자가 지역의사제에 동의하는 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정기간 장학금을 수여하고 그에 부합하는 의무 근무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단도 정당하다"라며 "여러 측면에서 제도 운영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위헌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종원 변호사(법무법인 중용)도 "의사라는 직업은 할 수 있지만 지역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라며 "직업을 선택하는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은 아예 해당 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정부 방안은) 그렇지도 않다.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부분에서 위헌소지가 있지만 위헌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