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 명문화·합의문 서명 절차상 문제 두고 옥신각신
전공의 "철회 빠진 합의 반대"vs최대집 "용어 집착 소모적 투쟁"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대한의사협회가 더불어민주당, 정부와 합의문을 만들고 서명까지 했다.
이렇게 정부, 여당과 의료계의 갈등은 봉합되는듯 했지만 복병이 등장했다. 의료계 투쟁을 사실상 주도해왔던 젊은의사들이 정부여당과 의협의 합의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젊은의사들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 서명을 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서 전공의가 배제됐다는 점이 가장 컸다. 최종 합의문 내용도 젊은의사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쟁점1. 합의안 도출 의협으로 단일화했더니
의료계는 합의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협으로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젊은의사가 합의안을 만들어 오면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에서 의결한 후 이를 갖고 의협이 정부 여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절차였다.
이에 따르면 범투위에서 초안을 의결하더라도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문구 수정 등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전권은 의협 최대집 회장에게 있었다.
의협은 2일 저녁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와 회의를 갖고 젊은의사 의견을 수렴했다. 3일 오후 1시에는 범투위를 열고 협상안 초안을 만들었다. 여기서부터는 의협 협상단의 협상력에 달려있는 문제였고, 4일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오후에는 보건복지부와 의협 최대집 회장이 최종 합의문에 사인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젊은의사들은 분노했다.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젊은의사가 완전히 배제된 독단적 결정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사단은 4일 새벽에 벌어졌다. 전공의들은 범투위 회의 후에도 의협 이사들과 합의문 문구 수정에 참여했다. 늦은 밤 국회로도 함께 이동해 더불어민주당과 합의문에 대해 2시간이 넘도록 논의했지만 이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담긴 합의문을 요청한 후 자리를 떴다. 복지부와의 협상 자리가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
의협은 이후 자체적으로 복지부,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이어나갔고 최종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리고 각각의 합의문에 서명하는 식을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 투쟁을 주도했던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없었다.
최대집 회장은 "범투위에서 만장일치로 최종안을 만들었고 협상장에서 실무팀과 협의해 사인하는 타결권을 갖는다"라며 "이를 누구에게 또다시 승인받고 추인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젊은의사는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최대집 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은 최종 합의문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대전협 서연주 부회장은 "최종 협상안이 나오면 범투위 위원에게 회람을 해주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4일 새벽 4시쯤 의협을 통해 민주당 측 협상안을 받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건이 누락돼 있고 문장도 왜곡돼 있었다.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와의 협상도 전혀 들은적이 없는데 새벽 3시 기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의협 이사에게 그런 사실 없으며 정정 보도를 요청할 것이라는 메시지까지 받았다"라며 "선배의사를 믿고 기다렸는데 (최대집 회장이) 절망에 빠뜨렸다. 독단적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서 회장은 "하지만 서약식을 쓴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됐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결국 전공의 입장은 완전하게 배제됐고 무시당했다"라고 덧붙였다.
쟁점2. '철회'가 빠진 합의문
전공의들은 협상문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젊은의사가 주장했던 '철회'라는 단어가 빠지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 안건도 사라졌다는 게 전공의 입장이다. 복지부와의 합의문에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진료 현장에 복귀한다'는 조항이 추가된 부분도 젊은의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사실 언론에 공개된 의협과 복지부, 의협과 더불어민주당 합의문은 범투위에서 의결한 합의문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철회'라는 단어는 이미 범투위가 의결한 최종 합의안에도 들어있지 않았다.
'철회'라는 단어는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라는 구절'로 바뀌었다.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도 명문화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 지원방안 마련도 논의 안건이다. 의협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4대 정책에 대해서는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원점 재논의라는 말이 철회라는 단어와 아무리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젊은의사들의 처음 뜻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체행동 중단 여부는 민주당, 복지부와 합의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대전협은 의협 산하단체이지만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대집 회장은 "단순히 철회라는 용어에 집착해 의사 스스로 피해를 감수하고 더 나아가 환자 등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소모적인 투쟁"이라며 "정책 실행 과정에서 중단 후 원점 재논의와 철회 후 원점 재논의는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합의문 사인 이후에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의협 범투위는 오는 6일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앞서 최대집 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두고 추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의사협회 범투위 한 위원은 "갑론을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번을 짚고 가야한다고 본다"며 "모든 합의에 대해서는 추인 절차가 있는 만큼 늦었더라도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문 사인 과정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진 이후에 방향성을 고민해야할 것 같다"며 "누가 잘못했다, 아니다를 결론 내리기에는 성급하다. 의협은 최대집 회장, 개인의 조직이 아닌만큼 신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정부, 여당과 의료계의 갈등은 봉합되는듯 했지만 복병이 등장했다. 의료계 투쟁을 사실상 주도해왔던 젊은의사들이 정부여당과 의협의 합의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젊은의사들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 서명을 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서 전공의가 배제됐다는 점이 가장 컸다. 최종 합의문 내용도 젊은의사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쟁점1. 합의안 도출 의협으로 단일화했더니
의료계는 합의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협으로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젊은의사가 합의안을 만들어 오면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에서 의결한 후 이를 갖고 의협이 정부 여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절차였다.
이에 따르면 범투위에서 초안을 의결하더라도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문구 수정 등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전권은 의협 최대집 회장에게 있었다.
의협은 2일 저녁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와 회의를 갖고 젊은의사 의견을 수렴했다. 3일 오후 1시에는 범투위를 열고 협상안 초안을 만들었다. 여기서부터는 의협 협상단의 협상력에 달려있는 문제였고, 4일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오후에는 보건복지부와 의협 최대집 회장이 최종 합의문에 사인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젊은의사들은 분노했다.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젊은의사가 완전히 배제된 독단적 결정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사단은 4일 새벽에 벌어졌다. 전공의들은 범투위 회의 후에도 의협 이사들과 합의문 문구 수정에 참여했다. 늦은 밤 국회로도 함께 이동해 더불어민주당과 합의문에 대해 2시간이 넘도록 논의했지만 이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담긴 합의문을 요청한 후 자리를 떴다. 복지부와의 협상 자리가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
의협은 이후 자체적으로 복지부,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이어나갔고 최종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리고 각각의 합의문에 서명하는 식을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 투쟁을 주도했던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없었다.
최대집 회장은 "범투위에서 만장일치로 최종안을 만들었고 협상장에서 실무팀과 협의해 사인하는 타결권을 갖는다"라며 "이를 누구에게 또다시 승인받고 추인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젊은의사는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최대집 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은 최종 합의문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대전협 서연주 부회장은 "최종 협상안이 나오면 범투위 위원에게 회람을 해주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4일 새벽 4시쯤 의협을 통해 민주당 측 협상안을 받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건이 누락돼 있고 문장도 왜곡돼 있었다.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와의 협상도 전혀 들은적이 없는데 새벽 3시 기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의협 이사에게 그런 사실 없으며 정정 보도를 요청할 것이라는 메시지까지 받았다"라며 "선배의사를 믿고 기다렸는데 (최대집 회장이) 절망에 빠뜨렸다. 독단적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서 회장은 "하지만 서약식을 쓴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됐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결국 전공의 입장은 완전하게 배제됐고 무시당했다"라고 덧붙였다.
쟁점2. '철회'가 빠진 합의문
전공의들은 협상문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젊은의사가 주장했던 '철회'라는 단어가 빠지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 안건도 사라졌다는 게 전공의 입장이다. 복지부와의 합의문에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진료 현장에 복귀한다'는 조항이 추가된 부분도 젊은의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사실 언론에 공개된 의협과 복지부, 의협과 더불어민주당 합의문은 범투위에서 의결한 합의문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철회'라는 단어는 이미 범투위가 의결한 최종 합의안에도 들어있지 않았다.
'철회'라는 단어는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라는 구절'로 바뀌었다.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도 명문화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 지원방안 마련도 논의 안건이다. 의협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4대 정책에 대해서는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원점 재논의라는 말이 철회라는 단어와 아무리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젊은의사들의 처음 뜻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체행동 중단 여부는 민주당, 복지부와 합의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대전협은 의협 산하단체이지만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대집 회장은 "단순히 철회라는 용어에 집착해 의사 스스로 피해를 감수하고 더 나아가 환자 등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소모적인 투쟁"이라며 "정책 실행 과정에서 중단 후 원점 재논의와 철회 후 원점 재논의는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합의문 사인 이후에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의협 범투위는 오는 6일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앞서 최대집 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두고 추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의사협회 범투위 한 위원은 "갑론을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번을 짚고 가야한다고 본다"며 "모든 합의에 대해서는 추인 절차가 있는 만큼 늦었더라도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문 사인 과정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진 이후에 방향성을 고민해야할 것 같다"며 "누가 잘못했다, 아니다를 결론 내리기에는 성급하다. 의협은 최대집 회장, 개인의 조직이 아닌만큼 신중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