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잇딴 구속에 의료계 반발..."누가 필수 의료하겠나"

발행날짜: 2020-09-14 11:45:23
  • 의협, 서울중앙법원 찾아 의사 구속 판단 강력 항의
    의료분쟁특별법 제정부터 법원 감정제도 개선 요구 이어져

"바이탈(vital)과에 어떤 의사가 남겠나."

의료사고로 의사가 법정 구속을 당하는 일이 또 다시 발생하자 의료계 전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을 필두로 한 임원진들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을 필두로 한 임원진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내시경 하제 투약 후 환자 사망사건' 관련 의사 법정 구속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서울 S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정모 교수에게 금고 10월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전공의 강모 씨에 대해서도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 교수는 80대 환자에 대해 X-레이와 CT 검사에서 대장암이 의심된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기로 했다. 당시 전공의 강 씨는 환자에게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장정결제를 투여했는데 하루 만에 환자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 환자는 뇌경색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의료계는 해당 의사의 의료과실 여부를 떠나서 신원이 확실한 상황에서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 했다는 것에 의아함을 제기하며 공분하고 있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모든 의사들의 의학적 판단과 행위를 잠재적인 범죄로 간주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판결은 앞으로 의료현장의 빈번한 방어진료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필수의료 진료에 있어 치명타를 입히는 결과로 이어져,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최 회장은 "세계 의학계가 공통적으로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에 신중할 것을 권고하는 이유는 의료현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중대하기 때문"이라며 "의료행위의 예견되지 못한 결과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게 되면 의사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동기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필수의료 누가하겠나"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요구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소위 '바이탈과'를 택하는 의사들이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한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을 필두로 한 임원진들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선의의 의료행위의 대가로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할 뿐 아니라 가족의 희생, 경제적 파탄까지 감수해야 하는 아주 위험한 일이 됐다"며 "감옥에 가야한다는 판결로 인해 위험성이 높은 과를 지원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따라서 이번 의사 구속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는 소위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 방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의학적 판단에 따른 진료과정서 업무실 과실로 인한 의료분쟁이 발생한 경우 의료인의 형사처벌을 면제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의료감정원 등 법원 감정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진료과정에서의 업무상 과실로 인한 의료분쟁이 발생한 경우 의료인에 관한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법규 신설이 시급하다"며 "법원 감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감정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최종 감정 결과를 얻어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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