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당뇨병 환자에 메트포르민 처방 "대체로 안전"

원종혁
발행날짜: 2020-11-25 05:45:56
  • 임산부 대상 메트포르민 안전성 평가 첫 RCT 임상 발표
    체중감소 및 제왕절개, 인슐린 주사 줄여 "저체중아 출생 주목"

제2형 당뇨병에 1차 치료제로 처방되는 '메트포르민'이 임산부 혈당조절과 부가적인 혜택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체중 감소를 비롯한 당화혈색소(HbA1C) 조절, 출산시 제왕절개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포착된 것이다.

다만, 메트포르민 복용에 따른 임신기간에 비해 저체중아 출생 비율을 일부 늘리는 것과도 일부 관련성을 보여, 혜택과 위험비는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조항도 달렸다.

임산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1차 약제인 메트포르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대규모 무작위대조군임상(RCT) 결과는, 영국 당뇨병전문가 컨퍼런스(Diabetes UK Professional Conference)에 발표되는 동시에 국제학술지인 란셋 당뇨병 내분비학회지(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11월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0;8:834-844).

핵심은,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임산부 가운데 임신기간 저체중아 출산 고위험군을 제외하고는 메트포르민 사용에 충분한 혜택이 기대된다는 의견이었다.

이를테면 자궁내 태아의 성장제한을 받을 수 있는 여성들이나, 흡연자, 신장질환을 가진 경우,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고위험군을 배제하고는 메트포르민에 기대효과가 크다는 분석.

메트포르민을 투약한 임산부에서는 체중 감소 및 인슐린 투약용량을 줄이는 개선혜택을 보고한 것이다.

책임저자인 토론토 마운트시나이병원 데니스 페이그(Denice S. Feig) 교수는 논문을 통해 "임신기간 메트포르민이 단기간, 장기간 미치는 영향을 놓고는 혜택과 위험비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체중감소 및 당화혈색소 조절, 인슐린 주사 줄여 "임신기간 저체중아 발생 늘어나"

학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임산부에서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 해당 환자들에서는 인슐린 치료가 표준치료법으로 권고되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임신기간에는 인슐린 저항성 이슈가 불거진다는 것이다. 임신부에서는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지만, 경우에 따라 체중증가를 비롯한 주사부위 통증, 치료비용 논란, 순응도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슐린 치료의 경우 태아와 산모 모두에서 이상반응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것도 주목해볼 문제다. 이러한 가운데, 해당 환자들에서는 메트포르민 사용이 늘고 있으나 임산부에서 메트포르민을 사용했을 때의 혜택과 악영향을 평가한 임상데이터가 부족했다는게 걸림돌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대규모 RCT 임상인 'MiTy 연구' 결과에서는, 메트포르민이 임산부에 미치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캐나다와 호주에서 29개 의료기관 총 502명의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임산부가 등록됐다. 이들은 임신기간 20주 이전에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임신 이전에 진단을 받은 경우가 해당됐다. 메트포르민을 투약받는 임상 등록환자들의 83%는 임신기간 이전에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았으며, 위약군은 90%가 해당됐다.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HbA1c) 수치는 6.5%였다.

또한 산모의 평균 연령은 35세였으며, 평균 BMI는 34kg/m2이었다. 임상 등록자들에는 메트포르민 1g 용량을 1일 2회 용법으로 투약하거나 위약을 줬다. 이후 임신 6주에서 28주기간 사이에는 필요한 경우 인슐린 치료를 병용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치료기간 조기분만이나 분만손상, 호흡장애, 신생아 저혈당증, 장애로 인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등의 발생지표를 놓고는 메트포르민 치료군이나 위약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는 체중감소 혜택이나 당화혈색소 조절, 제왕절개(Cesarean section) 비율 개선에 앞서는 효과를 보고했다. 특히,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전반적인 체중감소가 1.8kg 더 낮게 나타났다.

또한 당화혈색소 수치의 경우도 메트포르민과 위약군에서는 각각 5.9%와 6.1%로 차이를 보였다. 이로인해 인슐린 투약용량도 메트포르민 치료군이 1.1유닛으로, 위약군 1.5유닛(units)/kg/일로 더 낮게 나왔다. 이는 수치환산시 하루 약 44유닛의 투약용량 감소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는 제왕절개 분만비율이 더 낮게 보고됐다. 위약군 62.7%에 비교해 53.4%로 나타난 것. 안전성과 관련해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임신기간 합병증은 메트포르민과 위약군에서 각각 27.3%, 22.3%로 확인됐다. 유산이나 조기분만, 분만손상, 호흡장애, 선척적인 태아 기형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한편 임신기간 태아 성장과 관련해서도 차이를 보였다는 대목이다.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는 3.2kg, 위약군에서는 3.4kg으로 보고되면서 임신주수에 비해 체중이 적은 태아들의 발생이 많았던 것.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 12.9%로 위약군 6.6% 대비 상대적 위험도가 1.96배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동시에 임신주수에 비해 태아가 큰 경우도 낮게 나왔다.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 태아의 체중이 4kg 이상인 비율이 12.1%로 위약군 19.2%보다는 상대적 위험비가 35% 낮았다.

또한 임신주수에 비해 태아가 지극히 큰 경우에 해당하는 비율도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는 8.6%로, 위약군 14.8%에 비해서는 상대적 위험비가 42%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러한 영향력은 메트포르민이 가진 직접적인 효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메트포르민은 mTOR 경로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태아 성장에 관여하는 주요 감각수용체가 태반(placenta)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MiTy 임상은 추후 산모가 아닌 태아를 대상으로 잡은 'MiTy Kids 연구'가 추가로 진행된다. 여기서 임신기간 메트포르민의 사용이 2세 이상의 소아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지질분포 개선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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