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 동행취재 24시] 기호 5번 이동욱 후보
"흑색 선전 아닌 진짜 회원들의 절실한 공약 실현 목표"
"더 이상 쇼로 포장해서는 안됩니다. 의료계가 가진 긍정적 요인들이 많아요. 흑색 선전보다 가지고 있는 역량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싶은 이유죠."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5번 이동욱 후보(50, 경북의대, 경기도의사회장)는 선거운동 전략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이 말을 꺼내놓았다.
지난 28일 전라북도 전주로 떠나는 이동욱 후보의 선거 운동은 아직 어스름이 남아있는 시간부터 바쁘게 시작됐다.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첫 선거 운동이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당연한 말이지만 일찍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한정된 시간 안에 다양한 분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저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주를 향하는 차에 타기 무섭게 그의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질문주신 부분은 제가 확인해보겠습니다.", "그 부분은 잘못된 내용이 있는 것 같은데요". 내용도 선거와 관련된 것부터 회원의 민원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전화는 이 후보가 내세운 1번 공약과도 맞닿아있다. 그는 '회원민원119 상시고충처리센터 운영(이하 민원센터)'를 공약을 가장 첫줄에 내세웠다. 경기도의사회장을 역임하면서 자리 잡은 모델을 그대로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다.
"지속적으로 문의가 온다는 것은 민원센터의 효용을 회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러한 일을 문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그가 의협 회장 후보로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진정성 있는 접근이다.
"쇼를 하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봤을 때 쇼는 그럴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 결과물을 검증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공약들도 이미 의사회장을 하면서 안착시켰거나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부분들로 채워야 합니다.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거죠."
진정성 강조한 이동욱 후보…"올바른 의료를 만들겠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향한 발걸음의 끝에 위치한 곳은 호성전주병원. 병원을 향하는 그의 몸에는 종이 백팩과 그 안에 담긴 전단지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직접 만나면서 전해야죠" 지방까지 왔는데 조금 부족하지 않는가하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답변이다.
긴장된 기색으로 병원을 들어가 처음 마주친 의사에게 전단지를 전달하며 그가 건 낸 첫마디는 "올바른 의료를 만들겠습니다". 이후 전단지를 받는 모든 의사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그의 말이기도 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 이 후보는 "슬로건은 '대한의사협회가 새롭게 태어납니다'지만 올바른 의료를 만드는 것이 협회가 변하고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주병원 김종준 의료원장을 만나 잠깐의 인사를 건넨 그는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여 진료과별로 찾아 문을 두드린다. 모든 사람을 만나지 못해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기호 5번을 알린 뒤 바로 다음 일정을 소화한다.
다음 발걸음이 향한 곳은 전북대병원. 전주에 위치한 가장 큰 병원이자 전라북도의 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나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사전에 약속을 잡와놨던 김종석 학장을 만나기 위해 의과대학 건물로 향하며 선거운동을 진행한다.
김종석 학장은 "전주에 방문한 첫 후보인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넨 후 의대생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김 학장은 "지난해 여러 상황으로 학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영향을 받은 학생도 있다"며 "새로운 의협 회장은 의대생이 이런 어려움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대병원 로비에서 만난 졸국을 앞둔 전공의 또한 현재 젊은 의사들의 높아진 투표에 대한 관심을 언급했다.
해당 전공의는 "지난 의협 선거인 1년차 때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정신없기도 했지만 관심이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파업 경험으로 관심이 높아졌고 실제 투표율도 지난번 보다는 당연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은 이동욱 후보는 단순히 투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젊은 의사, 개원의, 대학교수 등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름에 걸맞게 보다 전체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이 커져야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합니다. 또 의사의 생존권익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의사'라는 큰 카테고리는 같기 때문에 어느 곳에 있든 자존감을 높이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다음 선거 일정이 순탄치 많은 않았다. 전북대병원 조남천 병원장과 일정을 잡으려 했지만 조율이 어려워지면서 진료실 앞 까지 직접 찾아가고도 결국 시간이 엇갈리며 만남을 이루지 못했다.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잠깐 차이로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실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할 때도 있고요. 그나마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면 다행인데 허탕 치는 경우도 있어 마치 선거운동이 시내 버스 같은 느낌입니다."
이 후보가 밝힌 선거운동 "나의 본질 알리기"
전북대병원을 나온 이동욱 후보는 분위기를 바꿔 걸음을 개원가로 돌린다. "코로나 이후 상황은 좀 어떤가요?". "장기적인 고민도 있으실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더 익숙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누는 대화도 달라진다.
그가 개원가를 돌며 더욱 강조하는 부분은 최근 CT 환수 사건과 맘모톰 보험 사기 등 개원의들이 현장에서 언제든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직접 옆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점이다.
"보험환수나 착오청구 같은 일이 나 혼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위축되고 속앓이 하는 경우가 생각이상으로 많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의협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메뉴얼이 있다면 얼마든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오후 2시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한 이동욱 후보.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지만 여전히 그의 전화가 계속 울린다. "다음 주 00날에 대구에 내려가면 만나 뵐 수 있는 건가요?"
빠듯한 선거 일정 상 움직이는 중에도 다음 일정을 잡지 않으면 일정 조율이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던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오후 일정 역시 개원가와 2차 병원이 번갈아 있는 스케줄로 아직 소화해야 되는 일정이 많이 남은 이 후보의 마음도 급해지기 시작한다.
이동 중에 선거운동을 한 단어로 정리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가 "나의 본질 알리기"라는 답이 돌아온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들도 있어 저에 대해 오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기도의사회만 해도 처음 회장 시작할 때는 표정으로 싫어하는 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저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을 뵙고 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이지만 선거운동이지만 한 전문병원의 대표원장이 구체적인 선거공약에 대해 묻자 자리에 앉아 시간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답변한다.
핵심은 내세운 공약들이 이미 경기도의사회장을 하면서 수행해봤기 때문에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것. 소위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참 설명을 듣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묻는 "믿어도 되겠냐"라는 질문에 이 후보가 "그럼요"라고 답한다.
다음 스케줄로 이동 중에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여러 전화를 돌리던 중 전라북도의사회 상임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라는 정보를 접했다. 즉시 전라북도의사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배석할 수 있을지를 묻자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예수병원과 전주병원을 방문한 그가 저녁에 예정된 상임이사회로 발길을 이어가면서 새벽 어스름부터 시작했던 선거운동은 다시 해가 기울어져 저녁이 된 후에도 이어진다.
그의 선거전략은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흑색선전 속에서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
"비방이 더 쉬울 수 있겠지만 3년 간 의협을 이끌 회장을 뽑는 회원들의 선택을 위해서라도 진실성을 보이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물론 네거티브를 막는 게 쉬운 것은 아니지만 진짜 저를 더 알리는데 초점을 맞춰 선거 운동을 끝까지 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