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디비딥]작년 개원가 조무사 15% 증가...주52시간제 주휴수당 영향
병원급 간호인력 한 자릿수 증가 "매출에서 인건비 65%까지 상승"
"환자 수는 줄었지만 고용이 늘었다. 수입의 상당 부분은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한 해 살림을 책임질 내년도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과 마주 앉아 탐색전을 끝낸 후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상황 속에서 의료기관은 새로운 직원을 얼마나 고용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종별 의료인력 현황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 간호사, 간호조무사 인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환자의 의료 이용률이 감소했지만 병의원이 채용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숫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은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라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결과다.
지난해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심평원이 공개한 진료비 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의료기관 내원일수는 전년 동기 보다 10.9% 감소했다.
주52시간 먼저 적용 병원급, 2019년 간호인력 고용 10% 이상 급증
그럼에도 의료기관은 채용을 늘렸다. 2018년 8월부터 직원 300명 이상 병원에는 주52시간 근무제가 강제 적용됐다. 직원 50~299명 사업장과 5~49명 사업장은 각각 2020년, 2021년 7월부터 법을 적용한다.
제도 변화에 따라 2019년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도 병원 근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숫자는 늘었다. 다만, 증가율이 한 자릿수 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는 2018년 4만7398명에서 2019년 5만3997명으로 약 14%나 증가했다.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도 2019년 4분기 기준 각각 7만3328명, 3만4112명으로 전년 대비 12%, 11% 늘었다. 병원급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숫자는 1만9962명에서 2만3880명으로 19.6%나 급증했다.
이는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지난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한 간호사 숫자는 5만6021명으로 전년 보다 3.7% 늘었다. 종합병원과 병원,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도 각각 6.2%, 2.9%, 2.7% 증가했다.
경기도 A종합병원 원장은 "중소병원은 간호사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인력의 인건비도 상승했고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코로나19 위험수당 지급, 생활치료센터나 예방접종센터 파견 인력에 대한 수당 등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서 1년 사이 인건비만 전년 대비 8~10% 올랐다"라고 토로했다.
개원가, 코로나19 속에도 간호조무사 15% 급증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고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발현됐다. 코로나19로 경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고용 증가율이 10%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는 1만6220명, 간호조무사는 8만7048명으로 전년도 보다 각각 6.3%, 15.2%로 급증했다. 2018~2019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증가율이 2.3%, 2%에 머물러 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한의사협회 한 임원은 "의원은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만큼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이 늦어지다 보니 지난해 채용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원급은 주6일 근무가 일반적인데 주52시간제, 주휴수당들 때문에 채용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지난해 개원가 순수 진료비 자체는 줄었지만 고용은 24% 이상 늘었다"라며 "수익이 줄었음에도 고용 창출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매출은 하락, 고용은 확대…인건비 부담 급격 체감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반적인 매출은 하락했지만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매출은 하락한 상황에서 인건비뿐만 아니라 방역물품 구입비, 감염관리료 등 고정비용 지출은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A종합병원 원장은 "간호인력뿐만 아니라 병원 입구에 직원을 두고 환자를 분류하는 행정 직원도 더 고용하고 인건비도 늘었다"라며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48~50% 정도 되는데 지난해는 60~65%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60%도 넘었다"고 털어놨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숫자는 줄었지만 중증도가 높아진 부분도 고용 상승에 한몫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환자 한 명당 2명의 간호인력이 배치됐다면 중증도가 높아져 5명씩 배치됐다"라며 "방역 차원에서 폐기물 관리를 더 철저히 하다 보니 청소인력, 소독 및 방역 인력 등도 많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서울 B종합병원 원장도 "장례식장에 발열 체크와 기록을 담당하는 행정직원을 배치했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인력이다. 불가피하게 늘어난 고용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인력뿐만 아니라 시설장비가 늘어났으며 여기에 들어간 비용도 무시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임원은 "체온측정기,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등 방역물품 구입 비용도 늘었다"라며 "과거 소독해서 쓰던 물품도 1회용으로 모두 바꿨다. 덕분에 폐기물 양도 5~7배까지 늘었다. 코로나19가 문화를 바꿔버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가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 끝나더라도 늘어난 인력을 계속 끌고 가야 한다"라며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의 한 해 살림을 책임질 내년도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과 마주 앉아 탐색전을 끝낸 후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상황 속에서 의료기관은 새로운 직원을 얼마나 고용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종별 의료인력 현황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 간호사, 간호조무사 인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환자의 의료 이용률이 감소했지만 병의원이 채용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숫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은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라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결과다.
지난해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심평원이 공개한 진료비 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의료기관 내원일수는 전년 동기 보다 10.9% 감소했다.
주52시간 먼저 적용 병원급, 2019년 간호인력 고용 10% 이상 급증
그럼에도 의료기관은 채용을 늘렸다. 2018년 8월부터 직원 300명 이상 병원에는 주52시간 근무제가 강제 적용됐다. 직원 50~299명 사업장과 5~49명 사업장은 각각 2020년, 2021년 7월부터 법을 적용한다.
제도 변화에 따라 2019년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도 병원 근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숫자는 늘었다. 다만, 증가율이 한 자릿수 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는 2018년 4만7398명에서 2019년 5만3997명으로 약 14%나 증가했다.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도 2019년 4분기 기준 각각 7만3328명, 3만4112명으로 전년 대비 12%, 11% 늘었다. 병원급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숫자는 1만9962명에서 2만3880명으로 19.6%나 급증했다.
이는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지난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한 간호사 숫자는 5만6021명으로 전년 보다 3.7% 늘었다. 종합병원과 병원,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도 각각 6.2%, 2.9%, 2.7% 증가했다.
경기도 A종합병원 원장은 "중소병원은 간호사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인력의 인건비도 상승했고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코로나19 위험수당 지급, 생활치료센터나 예방접종센터 파견 인력에 대한 수당 등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서 1년 사이 인건비만 전년 대비 8~10% 올랐다"라고 토로했다.
개원가, 코로나19 속에도 간호조무사 15% 급증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고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발현됐다. 코로나19로 경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고용 증가율이 10%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는 1만6220명, 간호조무사는 8만7048명으로 전년도 보다 각각 6.3%, 15.2%로 급증했다. 2018~2019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증가율이 2.3%, 2%에 머물러 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한의사협회 한 임원은 "의원은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만큼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이 늦어지다 보니 지난해 채용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원급은 주6일 근무가 일반적인데 주52시간제, 주휴수당들 때문에 채용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지난해 개원가 순수 진료비 자체는 줄었지만 고용은 24% 이상 늘었다"라며 "수익이 줄었음에도 고용 창출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매출은 하락, 고용은 확대…인건비 부담 급격 체감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반적인 매출은 하락했지만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매출은 하락한 상황에서 인건비뿐만 아니라 방역물품 구입비, 감염관리료 등 고정비용 지출은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A종합병원 원장은 "간호인력뿐만 아니라 병원 입구에 직원을 두고 환자를 분류하는 행정 직원도 더 고용하고 인건비도 늘었다"라며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48~50% 정도 되는데 지난해는 60~65%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60%도 넘었다"고 털어놨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숫자는 줄었지만 중증도가 높아진 부분도 고용 상승에 한몫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환자 한 명당 2명의 간호인력이 배치됐다면 중증도가 높아져 5명씩 배치됐다"라며 "방역 차원에서 폐기물 관리를 더 철저히 하다 보니 청소인력, 소독 및 방역 인력 등도 많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서울 B종합병원 원장도 "장례식장에 발열 체크와 기록을 담당하는 행정직원을 배치했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인력이다. 불가피하게 늘어난 고용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인력뿐만 아니라 시설장비가 늘어났으며 여기에 들어간 비용도 무시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임원은 "체온측정기,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등 방역물품 구입 비용도 늘었다"라며 "과거 소독해서 쓰던 물품도 1회용으로 모두 바꿨다. 덕분에 폐기물 양도 5~7배까지 늘었다. 코로나19가 문화를 바꿔버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가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 끝나더라도 늘어난 인력을 계속 끌고 가야 한다"라며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