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한번 투약 엡티네주맙 편두통 발작에도 '효과'

발행날짜: 2021-06-22 05:45:54
  • 미국 팜비치 두통센터, 발작 시 완화 효과 임상
    엡티네주맙, 예방+급성 겸비…"임상 수요 충분"

첫 정맥용 편두통 신약인 엡티네주맙이 급성 발작에도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3개월에 한번 정맥주사하는 '예방용' 효과가 주목받았지만 새 임상에선 편두통 발작에도 사용될 잠재력을 보였다.

미국 팜비치 두통센터 소속 폴위너 교수 등이 진행한 엡티네주맙의 편두통 발작에 대한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15일 발표됐다(doi:10.1001/jama.2021.7665).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두통을 의미하는데 일정 시간 증상이 지속된 후 빛, 소리, 냄새 등에 강한 반응이 일어나거나 심할 땐 구토 및 손발 저림 현상을 유발한다.

자료사진
치료로는 보통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트립탄 계열 약제가 사용되는데 문제는 재발이 잦고 효과 발현 시간이 늦다는 점. 편두통 약제 복용 시기를 놓치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에 도달해 편두통은 신약에 대한 수요가 꾸준했다.

룬드벡사가 개발한 엡티네주맙은 CGRP(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 계열의 약제. 편두통 약제 중 처음으로 정맥주사제 형태로 개발돼 한번 주사로 최대 12주간 편두통 예방 효과를 보인다.

연구진은 편두통 급성 발작 시 예방적 용도의 엡티네주맙이 효과를 가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통에서 심각한 편두통 발작 경험을 가진 환자를 무작위로 나눠 한쪽에는 엡티네주맙을, 다른 한쪽은 위약을 투여했다.

대상자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미국의 47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환자 476명이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매달 4~15일 이상 편두통을 겪었거나 편두통의 이력이 1년 이상 있는 참가자(18~75세)로 한정했다.

연구의 1차 종말점은 두통의 해방 시간이었고, 멀미, 섬광증, 소리 공포증과 같은 가장 성가신 증상이 언제 사라지는지도 같이 관찰했다. 2차 종말점은 투약 2시간 후 두통 해방 달성률 및 가장 성가신 증상 소멸 달성률이었다. 이외 4시간, 24시간내 증상 변화도 함께 관찰했다.

분석 결과 엡티네주맙 투약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빠른 두통 해방이 관찰됐다.

엡티네주맙 투약군은 두통 해방 시간이 4시간인 반면 위약은 9시간이 걸렸다. 가장 성가신 증상의 완화까지 걸린 시간은 각각 2시간 3시간이었다. 투약 2시간 후 두통 해방의 달성률은 각각 23.5% 대 12%, 가장 성가신 증상의 해방 달성률은 55.5% 대 35.8%였다. 이같은 차이는 투약 4시간 이후에도 비슷한 정도로 유지됐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투약 24시간 후 추가 응급 의약품을 사용한 환자는 위약군이 59.9%로 엡티네주맙 투약군 31.5% 대비 약 두배에 달했다.

부작용 발현 빈도는 엡티네주맙 투약군이 10.9%, 위약군이 10.3%로 비슷했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예방적 편두통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심각한 편두통 발작을 경험할 때 엡티네주맙은 효과적으로 빠르게 증상을 완화했다"며 "급성 치료제로 사용되는 다른 약제와 치료 시행의 타당성을 비교하는 추가 임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예방용 치료제가 치료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엡티네주맙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에는 트립탄 계열 약제를 사용하거나 낙프록센,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병용하기도 한다"며 "문제는 현재 약제는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워낙 재발이 잦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번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심한 경우 2~3일 가량 일을 하지 못하는 환자가 전체 발작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한다"며 "경구용 예방 약제가 있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임상 현장에서 엡티네주맙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며 "만성 편두통 환자는 구토를 유발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경험하기 때문에 특히 편두통에 있어서만큼은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통 치료제는 주사제 대비 경구약제의 선호도가 높지만 편두통에 있어서는 빠른 효과 및 급성기에서의 통증 강도를 감안하면 주사제의 선호도가 오히려 높을 수 있다는 것.

양 교수는 "경구용은 약효 발현까지 소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예방약 개념으로 3개월마다 한번 주사를 맞고 급성기 완화 효과까지 있다면 환자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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