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보고에 격해지는 의료계...반발 초유사태 맞나

원종혁
발행날짜: 2021-07-09 05:45:59 수정: 2021-12-22 14:29:50
  • 의료계 4개 공급자 단체 공동대응, 강력 반대 예고
    시도의사회 반발 거세져 "재검토, 투쟁도 불사해야"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비급여 진료비용 의무 보고 및 공개' 확대 추진에 의료계 반발이 겉잡을 수 없게 번지는 모양새다.

비급여 내역 의무보고에 미용 및 성형 등 선택비급여까지, 사실상 전체 항목으로 대상을 확대하는데 정책적 방향을 고수하면서 우려가 더 커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의무화 시행을 기점으로 "정책 강행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면서 의정간 관계 악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16개 시도의사회별로 치과의사회, 한의사회와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강원도의사회 및 경남의사회, 충북의사회, 부산시의사회 공동 성명 모습.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비급여 보고 의무 항목을 기존 616개 항목에서 추가로 확대한 정부 안건이 논의되면서 의료계 주요 공급자 단체들의 극심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7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제2차 비급여관리 정책협의체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보험이사들 모두가 불참했다.

더욱이 이들 4개 공급자 단체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정책의 문제점 지적을 위한 공동대응을 결정한 상태. 8일 저녁 4개 공급자 단체 회장이 한 자리에 모여 향후 대응책을 정해, 9일 오후 1시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4개 단체장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비급여 보고 의무 정책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전할 것으로 예고했다.

의협 한 관계자는 "지금 내부 상의 중으로 굉장히 긴급한 사안이라, 다른 의료계 단체와 긴밀하게 논의하고 협력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건은 대상항목과 보고체계.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협의체 논의에는 보고 의무 항목에 미용 및 성형 등 선택비급여를 비롯한 산정특례, 포괄수가 적용 환자 등까지도 항목으로 포함됐다는 것.

또한 보고체계에 있어서도, 사실상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대부분의 비급여 관리 및 분석 업무를 가져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의료계 비판은 거세다. 시도의사회 한 관계자는 "당초 급여화 대상을 파악하겠다는 취지와 상관없이 미용, 성형 등까지 전체 대상을 모두 보고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많다"면서 "공단이 본연의 건강보험 관련 업무 규정을 한참 벗어난 것이라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급여 정보 공개에 있어 환자의 선택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거 건강보험제도 도입 당시 비급여 제도를 만들어낸 이유를 짚어야 하지 않겠나"면서 "정부가 이를 관리의 영역으로 간주한다는데 모순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 고시내용을 확정해 세부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의협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사회를 비롯한 일부 시도의사회선 비급여 강제 신고 전면 거부 선언과 함께 의협에 강력한 투쟁을 요구한 상태다. 의사회는 "의협 집행부는 비급여 신고 강행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시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전회원 신고 거부 선언과 함께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의협 현 집행부는 유감스럽게도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을 뒤로한 채 비급여 강제 신고 의무를 순순히 안내하고 있어 회원들을 좌절시키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관련 법안이 통과된 '비급여 보고 의무화'는 정부가 이에 대한 시행령을 공포하면서 의료계 반발을 키웠다. 앞서 지난 달 14일에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비급여 관리 강화 정책의 재검토를 강력 촉구하며 반대 입장을 선언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의 생존확보 차원에서라도 비급여 관리 강화 제도 저지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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