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여한솔 회장 당선인 "단절된 연락망부터 복원할 것"
눈앞에 닥친 현안은 '불법 PA 양성화' "원칙적으로 접근할 것"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공의 수련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교수와 전공의, 전공의와 전공의 사이 폭력 문제도 여전하다. 여기에다 전공의 수련과 직결될 수도 있는 불법 진료보조인력(PA) 양성화 문제가 눈앞에 닥쳤다.
그럼에도 각종 현안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거리로 나왔던 전공의들의 열정은 1년 동안 빠른 속도로 사그라 들었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 여한솔 전공의(35)는 더 이상 비정상으로 흐르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거에 나섰고, 당선까지 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오는 9월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는 여한솔 당선인을 지난 18일 직접 만나 그가 그리는 대전협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 당선인은 연세대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2017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전라북도 대표를 지냈고, 대전협 22·23기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당선 직후 25기 집행부 구성을 위해 다양한 전공의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거 캠프에 있던 동료 전공의 9명과 함께 전체 집행부를 2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지난해 젊은의사 총파업을 주도했던 23기 집행부 임원이었다는 이유로 파업을 지속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다만, 여 당선인은 23기 집행부에서 불과 6개월 일하다가 파업을 하기도 한참 전인 지난해 초, 3월에 그만뒀다.
그는 "파업 때는 한 병원의 전공의로서 참여했다"라며 "거리로 나갔고, 사직서도 썼다. 파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전협의 행보를 적극 지지하고 따르는 일개 전공의 신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젊은의사들은 거리로 뛰어나왔지만 그 끝은 '졸속'으로 이뤄지면서 궁극적으로 젊은의사도, 의대생도 분열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들끓었던 관심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번 대전협 회장 선거 결과가 전공의의 관심을 말해준다. 전자투표 도입 이후 40% 이상을 기록했고, 파업 직후에는 투표율이 66%에 달했지만 불과 1년 만에 30%대에 머무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한솔 당선인도 '무관심'의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빅5 병원 전공의 대의원을 만났는데 한목소리로 현재 대전협 집행부가 회원 민원, 정책적인 사안을 대변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라며 "당연히 대전협을 향한 전공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회원들이 집행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내외적으로 액션을 보여줘야 할 때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사라진 전공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세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여 당선인은 진단했다. 선거 기간 동안에도 '함께'라는 말을 강조하며 전공의 힘을 한데 모으는 데 우선 집중할 예정이다.
여한솔 당선인은 "일선 전공의들은 대전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도 모르다 보니 아무리 중앙에서 홍보 자료를 뿌리더라도 전체 전공의에게 퍼져나가지 않고 있다"라며 "끊겼던 연락망부터 구축하려고 한다. 전국 전공의 연락처를 파악해 대의원 단체대화방은 물론, 진료과별 전공의 단체대화방을 복원하려고 한다. 이 작업만도 2~3개월은 걸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총파업 이후 끊겼던 국회, 정부, 그리고 의협과의 소통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여 당선인은 "대전협 차원에서 전공의를 위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힘이 필요하다"라며 "보건복지부와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통로가 끊겼다.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실 문을 두드리고 복지부와도 다시 소통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의협과도 불법 PA, 수술실 CCTV 설치, 공공의대 등 공조해야 할 현안이 쌓여있다"라며 "이들 현안 모두 전공의 수련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전협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전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눈앞에 닥친 현안은?
회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는 불법 PA 양성화 문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당장 다음 달 공청회를 열고 시범사업 모형을 공개한다고 예고 한 상황. 불법 PA 문제는 전공의 내부에서도 업무 과부하 등의 문제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 당선인은 "대외적으로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PA를 불법 활용하기보다는 전공의들의 업무 로딩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주 80시간 대안으로 등장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라는 좋은 예도 있다"라며 "전문의 인력이 들어가다 보니 환자 케어도 향상되고, 전공의 만족도도 늘었으며, 전공의 업무 로딩도 줄어드는 선순환을 이뤘다"라고 제시했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수련병원 폭력 문제 해결책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폭력이 발생한 병원에 대해 수평위에서 페널티를 결정하더라도 병원은 과태료 몇백만원만 내면 된다. 정원 회수 등의 벌칙도 결국엔 해당과의 남아있는 전공의가 짊어져야 한다"라며 "의국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면 신고 자체를 꺼리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음지에서 여전히 폭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봤다.
이어 "폭력 근절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우선은 전공의들이 대전협으로 부당한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라며 "이후 대응은 대전협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의 존재 목적인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 개입하겠다고 했다.
여 당선인은 "교육 과정은 진료과별, 연차별로 차이가 있는 부분인 만큼 메이저 진료과 중심으로 학회 수련이사를 만나 교육과정 개편에 전공의 참여를 주장하려고 한다"라며 "각 진료과 전공의가 개편 과정에 직접 참여토록 해 현실적인 개선안을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한솔 당선인은 선배 의사들을 향해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해 파업을 통해 의료계는 반목이 생겼고, 신뢰가 깨졌다"라며 "부끄럽지 않은 의료 현실에서 일하고 싶다. 이는 봉직의든 교수든 개원의든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세대가 다툴 필요는 없다"라며 "서로를 지지해 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서로가 처한 상황을 방관하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싶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각종 현안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거리로 나왔던 전공의들의 열정은 1년 동안 빠른 속도로 사그라 들었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 여한솔 전공의(35)는 더 이상 비정상으로 흐르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거에 나섰고, 당선까지 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오는 9월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는 여한솔 당선인을 지난 18일 직접 만나 그가 그리는 대전협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 당선인은 연세대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2017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전라북도 대표를 지냈고, 대전협 22·23기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당선 직후 25기 집행부 구성을 위해 다양한 전공의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거 캠프에 있던 동료 전공의 9명과 함께 전체 집행부를 2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지난해 젊은의사 총파업을 주도했던 23기 집행부 임원이었다는 이유로 파업을 지속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다만, 여 당선인은 23기 집행부에서 불과 6개월 일하다가 파업을 하기도 한참 전인 지난해 초, 3월에 그만뒀다.
그는 "파업 때는 한 병원의 전공의로서 참여했다"라며 "거리로 나갔고, 사직서도 썼다. 파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전협의 행보를 적극 지지하고 따르는 일개 전공의 신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젊은의사들은 거리로 뛰어나왔지만 그 끝은 '졸속'으로 이뤄지면서 궁극적으로 젊은의사도, 의대생도 분열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들끓었던 관심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번 대전협 회장 선거 결과가 전공의의 관심을 말해준다. 전자투표 도입 이후 40% 이상을 기록했고, 파업 직후에는 투표율이 66%에 달했지만 불과 1년 만에 30%대에 머무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한솔 당선인도 '무관심'의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빅5 병원 전공의 대의원을 만났는데 한목소리로 현재 대전협 집행부가 회원 민원, 정책적인 사안을 대변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라며 "당연히 대전협을 향한 전공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회원들이 집행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내외적으로 액션을 보여줘야 할 때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사라진 전공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세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여 당선인은 진단했다. 선거 기간 동안에도 '함께'라는 말을 강조하며 전공의 힘을 한데 모으는 데 우선 집중할 예정이다.
여한솔 당선인은 "일선 전공의들은 대전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도 모르다 보니 아무리 중앙에서 홍보 자료를 뿌리더라도 전체 전공의에게 퍼져나가지 않고 있다"라며 "끊겼던 연락망부터 구축하려고 한다. 전국 전공의 연락처를 파악해 대의원 단체대화방은 물론, 진료과별 전공의 단체대화방을 복원하려고 한다. 이 작업만도 2~3개월은 걸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총파업 이후 끊겼던 국회, 정부, 그리고 의협과의 소통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여 당선인은 "대전협 차원에서 전공의를 위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힘이 필요하다"라며 "보건복지부와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통로가 끊겼다.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실 문을 두드리고 복지부와도 다시 소통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의협과도 불법 PA, 수술실 CCTV 설치, 공공의대 등 공조해야 할 현안이 쌓여있다"라며 "이들 현안 모두 전공의 수련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전협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전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눈앞에 닥친 현안은?
회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는 불법 PA 양성화 문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당장 다음 달 공청회를 열고 시범사업 모형을 공개한다고 예고 한 상황. 불법 PA 문제는 전공의 내부에서도 업무 과부하 등의 문제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 당선인은 "대외적으로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PA를 불법 활용하기보다는 전공의들의 업무 로딩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주 80시간 대안으로 등장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라는 좋은 예도 있다"라며 "전문의 인력이 들어가다 보니 환자 케어도 향상되고, 전공의 만족도도 늘었으며, 전공의 업무 로딩도 줄어드는 선순환을 이뤘다"라고 제시했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수련병원 폭력 문제 해결책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폭력이 발생한 병원에 대해 수평위에서 페널티를 결정하더라도 병원은 과태료 몇백만원만 내면 된다. 정원 회수 등의 벌칙도 결국엔 해당과의 남아있는 전공의가 짊어져야 한다"라며 "의국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면 신고 자체를 꺼리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음지에서 여전히 폭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봤다.
이어 "폭력 근절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우선은 전공의들이 대전협으로 부당한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라며 "이후 대응은 대전협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의 존재 목적인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 개입하겠다고 했다.
여 당선인은 "교육 과정은 진료과별, 연차별로 차이가 있는 부분인 만큼 메이저 진료과 중심으로 학회 수련이사를 만나 교육과정 개편에 전공의 참여를 주장하려고 한다"라며 "각 진료과 전공의가 개편 과정에 직접 참여토록 해 현실적인 개선안을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한솔 당선인은 선배 의사들을 향해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해 파업을 통해 의료계는 반목이 생겼고, 신뢰가 깨졌다"라며 "부끄럽지 않은 의료 현실에서 일하고 싶다. 이는 봉직의든 교수든 개원의든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세대가 다툴 필요는 없다"라며 "서로를 지지해 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서로가 처한 상황을 방관하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