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관점 중요한 B형간염 치료 동반질환 관리 필수"

황병우
발행날짜: 2021-11-04 12:00:50
  •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권정현 교수
    B형간염 환자 고령화에 따른 동반진환 케어 중요성 강조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고령화로 신장질환 등 동반질환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만성 B형간염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안전성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 평균 연령은 2007년 46.9세에서 2016년 52.3세로 크게 증가하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환자들의 신체 장기의 나이도 높아진다는 의미.

실제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민성 신장질환, 골다공증 등 동반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결국 이러한 환자의 변화는 의료진이 만성 B형간염 치료 시 고려해야할 부분이 보다 더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정현 교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권정현 교수(대한간학회 전산정보이사) 역시 임상현장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타질환이 동반된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 이에 따른 환자의 치료와 치료제 선택에 대한 변화도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 특성상 지속적으로 진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 고령화에 따라 당뇨나 고혈압 등의 동반율도 높아지는 것 같다"며 "동반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항바이러스 치료 시작시점을 결정하는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치료를 시작할 때 B형간염바이러스(HBV) DNA, 간수치 등 여러 고려사항이 있는데 동반질환을 보유한 B형간염 환자의 간수치가 상승하는 경우 그 원인이 바이러스 활동성이 아닌 동반질환 때문일 수도 있어 이를 고려한 치료 시작을 결정해야 된다는 것.

현재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주요 치료제 옵션 중 하나는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 TDF)다. 권 교수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만성 B형간염 치료가 연속성이 있는 만큼 환자의 복용순응도에 초점을 맞춘 접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평생이 아닌 항원이 소실될 때까지 복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B형간염은 복약순응도가 중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제를 간에 주는 비타민 개념으로 설명하며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같은 맥락에서 임의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며 "약제는 초치료 약제로 권고되는 약제 중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신기능 및 골밀도 등에서 리스크를 고려해 처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리어드가 국내에 급여 출시된 지도 8년여가 지난 시점으로 임상현장에서는 후속 치료제인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푸마르산염, TAF)라는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B형간염 환자의 장기 치료의 안전성과 고령화에 따른 동반질환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 발표자가 언급했던 부분은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교차투여로 비리어드가 장기간 복용시 신기능 저하와 골밀도 감소 발생 가능성이 있어 비리어드에서 염을 바꾼 베믈리디가 이전의 안정성 문제와 용량 면에서 강점을 보인 만큼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아직 B형간염 완치 제제가 출시되지 않은 현재, 대부분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장기적인 치료 안전성 이점 측면에서 베믈리디를 초치료 환자에게 우선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제(OAV)들은 대부분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TAF가 다른 OAV 약제들과 유사한 효능을 보이면서도 신기능 및 골밀도에 대한 안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베믈리디 교체투여 급여기준은 두 가지가 있는데, 사구체 여과율(eGFR)이 60ml/min/1.73m2 미만일 때와 골밀도 검사 결과 골밀도 수치(T-score)가 -2.5 이하로 나오는 경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살펴보는 GFR 값과 달리 만성 B형간염 환자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가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골밀도 검사 급여 기준이 골다공증을 유발할만한 약제를 복용 중이거나 3개월 이상 투여 계획이 있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골다공증 유발 가능 약물 중 TDF가 포함된다는 점을 많이 알고 있지 않아 만성 B형간염에서 골밀도 검사가 적극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즉, 베믈리디가 골밀도의 수치가 경우 후 급여기준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면 교체투여가 어렵지 않지만 이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인 검사자체가 적다는 것.

그는 이어 "만일 TDF를 복용 중인 환자가 골밀도 감소 위험이 있는 그룹일 경우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 및 환자 본인의 관심과 함께 골밀도 수치(T-score)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의료진 입장에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이 늘어났다는 것은 고무적인 상황.

권 교수는 향후 B형간염의 치료와 관련해 자연 경과 4가지 단계인 '면역관용기, 면역활동기, 면역비활동기, 면역탈출기' 중 어느 단계에도 포함되지 않아 치료 시작 시점이 구체화 되지 않은 그레이존(gray zone) 환자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료 개시가 권고되지 않은 환자에게 항바이러스 치료를 조기에 하면 간경변 등의 이환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성 B형간염 치료도 최근 맞춤형 치료 트렌드에 맞춰 환자 개별적인 요소를 고려한 치료 시작과 급여기준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 교수는 "여전히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보험급여기준 바로 아래 위치한 환자들이 많다"며 "의료진의 판단 하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더 많은 환자들이 알맞은 약제로 급여 걱정 없이 치료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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