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 제2형 당뇨병에서의 TZD 약물 장점 강조
"TZD+SGLT-2 억제제 복합제 기대…보험 등 걸림들 해결해야"
30~40대에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은 췌장에 있는 '베타세포' 능력 저하와 몸이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생긴다. 여기서 췌장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다.
이 때문에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조기 치료를 통해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을 필두로 한 티아졸리딘디온(TZD, Thiazolidinedione) 계열의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TZD 계열 약물이 SGLT-2 억제제와의 병용 시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오래된 약물'의 재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인제대 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를 만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췌장 베타세포 관리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TZD 계열 약물의 확장성도 따져봤다.
Q. 제2형 당뇨병 치료의 경우 췌장 베타세포 기능 보존을 강조하는데,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신체 변화에 대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그동안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장애 중 어느 것이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들이 많이 이뤄졌다. 결론적으로 백인과 동양인들의 제2형 당뇨병의 생리는 같다고 보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제2형 당뇨병의 필요 조건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더라도 췌장 베타세포가 이를 보상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잘 분비한다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2형 당뇨병 발생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마지막 결정자(final denominator)로는 인슐린 저항성보다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 장애를 든다. 당뇨병이 얼마나 심하게 진행됐는지를 결정하는 인자 역시 베타세포의 기능 장애라는 방향으로 학계의 의견이 전개되고 있다.
Q. 제2형 당뇨병 관리와 치료에 있어 췌장 베타세포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인가?
당연히 그렇게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논해야겠지만 과거에는 안타깝게도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중반 상당히 중요한 임상 연구가 발표됐다. 지금은 부작용 논란으로 퇴출 되어버린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라는 약제에 대한 것인데, 미국에서 ADOPT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연구다. 해당 연구 결과, 아반디아를 사용한 환자군이 설포닐유레아 또는 메트포르민 사용 환자군보다 장기간에 걸쳐 당뇨병이 더 심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억제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연구가 바로 피파감마(PPARγ) 수용체인 TZD 계열 약제가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해 당뇨병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대규모 임상이다. 현재 상당히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과학적으로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로베글리타존과 같은 TZD 계열 약제뿐이다.
Q. 관련 연구 데이터도 많을 것 같다. TZD 계열 치료제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기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로베글리타존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유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3년 전 직접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로베글리타존의 베타세포 보호 및 이를 증식시키는 효과가 연구팀도 놀랄 만큼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은 10년 동안 각기 다른 약제를 대상으로 유사한 종류의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에 직접 명확히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사람이 나이가 들고 근육이 늙어가면서 심해진다. 근육의 질이 나빠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낮아지는 것이다. 로베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의 당뇨병 상태가 그대로라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데도 췌장 베타세포가 이를 계속해서 보상할 만큼 충분한 인슐린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인슐린 저항성 측면에서는 악화되는데 베타세포 기능은 좋아지는 것이다. 연구를 통해 로베글리타존의 이러한 능력이 분자생물학적인 수준에서 확인된 것이다. 같은 계열인 피오글리타존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와 비교했을 때도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Q. TZD 계열 당뇨병 치료제는 최근 등장한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에 비해 '오래된 약'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꾸준히 오랜 기간 동안 처방 되며 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TZD 계열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처방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를 복용한 환자들의 당뇨병 상태가 오랜 기간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어떤 당뇨병 환자가 15년 째 TZD 약제로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는데,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약을 증량한 적이 없다. 15년 전에 처방한 약을 용량 그대로 15년 째 유지하고 있는데, 이 환자의 당뇨병 상태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TZD 계열 치료제인 로베글리타존 또는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한 환자에서만 나타난다. 다른 계열 약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라면 장기간에 걸쳐 이 점을 직접 겪어보았기 때문에 TZD 약제 처방을 유지하는 것이다.
Q. SGLT-2 억제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는가?
SGLT-2 억제제 중 얼투글리프로진를 대상으로도 지난해 유사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비교군으로 로베글리타존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얼투글리프로진 또한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제법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로베글리타존과 비교하면 효과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다.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효과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SGLT-2 억제제 역시 어느 정도 그 효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현재 두 가지 약제의 복합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가지 치료제를 병용하더라도 각각의 효과가 배가되지는 않지만 서로의 효과를 상쇄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복합제로 개발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Q. 그렇다면 TZD 계열과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 병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가?
두 약제의 결합은 임상적으로 장점이 있다. 로베글리타존과 같은 TZD 계열 치료제를 처방할 때 부작용으로는 부종과 체중 증가가 있다. TZD의 특징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의 주요 효과 중 하나가 부종 및 체중 감소다. 그래서 두 계열의 병용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된 한 임상에 따르면,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 시 TZD가 갖고 있던 체중 증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뇌졸중 위험 감소 측면에서의 이점이 있다.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심근경색 및 신장질환 위험성에 대한 감소 효과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으나, 흔히 중풍으로 알려진 뇌졸중 관련 결과는 없다.
SGLT-2 억제제는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혈색소 수치를 높인다. 혈색소 수치가 높아지면 산소 전달 능력이 좋아져 심장 기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혈액이 조금 농축되어 점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뇌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에는 다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당뇨병 치료제 중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가 제일 높은 것이 바로 TZD 계열 약제다. 피오글리타존이 재발성 뇌졸중을 20~30% 감소시킨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고, TZD 관련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뇌졸중 측면에서의 이점이 나타난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TZD와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함께 사용할 때 여러 임상적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그러나 TZD와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병용은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다. 관련해 국내 당뇨병 치료 환경에 대해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 당뇨병 치료 환경이 '심평의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싶다. 보험 기준과 의학적 근거가 항상 일치할 수는 없지만,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 문제는 특히 복잡하다. 워낙 치료제 계열이 다양하기도 하고 급여 여부도 모두 달라 의료진도 전부 기억하기 어렵다. 진료 시 가장 힘든 부분이라 개선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TZD와 SGLT-2 억제제 조합뿐만 아니라,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조합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복합제까지 출시됐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과학적 근거 없이 무리하게 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다수의 나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제 조합이 우리나라에서만 보험 급여 문제로 사용하기 어렵다면 분명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Q.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당뇨병 치료는 의료진이 아닌 환자 본인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환자 본인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고 염두에 두고 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의료진들은 환자들이 권고 생활 수칙을 잘 지켜나갈 것을 예상하고 약을 처방한다. 약은 치료 과정에 아주 최소한의 역할을 할 뿐,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일상을 살아가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병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사항이기에 환자분들 모두가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이 때문에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조기 치료를 통해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을 필두로 한 티아졸리딘디온(TZD, Thiazolidinedione) 계열의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TZD 계열 약물이 SGLT-2 억제제와의 병용 시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오래된 약물'의 재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인제대 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를 만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췌장 베타세포 관리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TZD 계열 약물의 확장성도 따져봤다.
Q. 제2형 당뇨병 치료의 경우 췌장 베타세포 기능 보존을 강조하는데,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신체 변화에 대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그동안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장애 중 어느 것이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들이 많이 이뤄졌다. 결론적으로 백인과 동양인들의 제2형 당뇨병의 생리는 같다고 보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제2형 당뇨병의 필요 조건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더라도 췌장 베타세포가 이를 보상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잘 분비한다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2형 당뇨병 발생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마지막 결정자(final denominator)로는 인슐린 저항성보다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 장애를 든다. 당뇨병이 얼마나 심하게 진행됐는지를 결정하는 인자 역시 베타세포의 기능 장애라는 방향으로 학계의 의견이 전개되고 있다.
Q. 제2형 당뇨병 관리와 치료에 있어 췌장 베타세포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인가?
당연히 그렇게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논해야겠지만 과거에는 안타깝게도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중반 상당히 중요한 임상 연구가 발표됐다. 지금은 부작용 논란으로 퇴출 되어버린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라는 약제에 대한 것인데, 미국에서 ADOPT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연구다. 해당 연구 결과, 아반디아를 사용한 환자군이 설포닐유레아 또는 메트포르민 사용 환자군보다 장기간에 걸쳐 당뇨병이 더 심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억제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연구가 바로 피파감마(PPARγ) 수용체인 TZD 계열 약제가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해 당뇨병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대규모 임상이다. 현재 상당히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과학적으로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로베글리타존과 같은 TZD 계열 약제뿐이다.
Q. 관련 연구 데이터도 많을 것 같다. TZD 계열 치료제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기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로베글리타존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유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3년 전 직접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로베글리타존의 베타세포 보호 및 이를 증식시키는 효과가 연구팀도 놀랄 만큼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은 10년 동안 각기 다른 약제를 대상으로 유사한 종류의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에 직접 명확히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사람이 나이가 들고 근육이 늙어가면서 심해진다. 근육의 질이 나빠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낮아지는 것이다. 로베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의 당뇨병 상태가 그대로라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데도 췌장 베타세포가 이를 계속해서 보상할 만큼 충분한 인슐린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인슐린 저항성 측면에서는 악화되는데 베타세포 기능은 좋아지는 것이다. 연구를 통해 로베글리타존의 이러한 능력이 분자생물학적인 수준에서 확인된 것이다. 같은 계열인 피오글리타존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와 비교했을 때도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Q. TZD 계열 당뇨병 치료제는 최근 등장한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에 비해 '오래된 약'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꾸준히 오랜 기간 동안 처방 되며 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TZD 계열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처방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를 복용한 환자들의 당뇨병 상태가 오랜 기간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어떤 당뇨병 환자가 15년 째 TZD 약제로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는데,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약을 증량한 적이 없다. 15년 전에 처방한 약을 용량 그대로 15년 째 유지하고 있는데, 이 환자의 당뇨병 상태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TZD 계열 치료제인 로베글리타존 또는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한 환자에서만 나타난다. 다른 계열 약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라면 장기간에 걸쳐 이 점을 직접 겪어보았기 때문에 TZD 약제 처방을 유지하는 것이다.
Q. SGLT-2 억제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는가?
SGLT-2 억제제 중 얼투글리프로진를 대상으로도 지난해 유사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비교군으로 로베글리타존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얼투글리프로진 또한 췌장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제법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로베글리타존과 비교하면 효과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다. 로베글리타존의 췌장 베타세포 효과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SGLT-2 억제제 역시 어느 정도 그 효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현재 두 가지 약제의 복합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가지 치료제를 병용하더라도 각각의 효과가 배가되지는 않지만 서로의 효과를 상쇄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복합제로 개발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Q. 그렇다면 TZD 계열과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 병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가?
두 약제의 결합은 임상적으로 장점이 있다. 로베글리타존과 같은 TZD 계열 치료제를 처방할 때 부작용으로는 부종과 체중 증가가 있다. TZD의 특징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의 주요 효과 중 하나가 부종 및 체중 감소다. 그래서 두 계열의 병용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된 한 임상에 따르면,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 시 TZD가 갖고 있던 체중 증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뇌졸중 위험 감소 측면에서의 이점이 있다.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심근경색 및 신장질환 위험성에 대한 감소 효과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으나, 흔히 중풍으로 알려진 뇌졸중 관련 결과는 없다.
SGLT-2 억제제는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혈색소 수치를 높인다. 혈색소 수치가 높아지면 산소 전달 능력이 좋아져 심장 기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혈액이 조금 농축되어 점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뇌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에는 다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당뇨병 치료제 중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가 제일 높은 것이 바로 TZD 계열 약제다. 피오글리타존이 재발성 뇌졸중을 20~30% 감소시킨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고, TZD 관련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뇌졸중 측면에서의 이점이 나타난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TZD와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함께 사용할 때 여러 임상적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그러나 TZD와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병용은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다. 관련해 국내 당뇨병 치료 환경에 대해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 당뇨병 치료 환경이 '심평의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싶다. 보험 기준과 의학적 근거가 항상 일치할 수는 없지만,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 문제는 특히 복잡하다. 워낙 치료제 계열이 다양하기도 하고 급여 여부도 모두 달라 의료진도 전부 기억하기 어렵다. 진료 시 가장 힘든 부분이라 개선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TZD와 SGLT-2 억제제 조합뿐만 아니라,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조합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복합제까지 출시됐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과학적 근거 없이 무리하게 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다수의 나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제 조합이 우리나라에서만 보험 급여 문제로 사용하기 어렵다면 분명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Q.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당뇨병 치료는 의료진이 아닌 환자 본인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환자 본인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고 염두에 두고 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의료진들은 환자들이 권고 생활 수칙을 잘 지켜나갈 것을 예상하고 약을 처방한다. 약은 치료 과정에 아주 최소한의 역할을 할 뿐,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일상을 살아가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병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사항이기에 환자분들 모두가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