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단체와 협의체 첫 회의 "병원 간 수가 격차 해소 고심"
연구자 김윤 교수 적정성 논란…복지부 "대선 이전 선정, 연구 마무리"
연간 7천억원이 투입되는 의료질 평가지원금 평가체계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특성을 반영한 투 트랙 평가체계와 수가 격차 해소 등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오전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의료단체와 함께 '의료질 평가 중장기 개편 실무 논의체' 첫 대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의료질평가 중장기 개편 연구책임자인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의 연구결과와 함께 복지부의 개편 방향 등으로 진행됐다.
올해 도입 6년을 맞은 의료질 평가지원금은 과거 선택진료제도 폐지에 따른 보상책으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그리고 일부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 평가항목은 의료 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영역 그리고 수련교육 등 40여개 평가항목으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동일 적용 중이다.
병원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별도 평가체계 가능성이 높아졌다.
복지부는 종별 동일한 평가체계 문제점을 직시하고 별도 평가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의료질 지원 수가 2배 격차 해소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종합병원 입장에서 의료질 개선을 위해 시설과 장비, 인력을 투입해도 2배 차이를 보이는 상급종합병원 지원 수가의 벽을 넘을 수 없는 실정이다.
경기지역 종합병원 병원장은 "체급이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고, 수가를 차등해 주는 출발점이 잘못됐다"면서 "의료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종합병원을 위한 별도 평가와 수가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경영진은 "의료질 평가항목 개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 7천억원 한정된 예산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많은 병원 간 분배는 한계가 있다"며 복지부의 과감한 예산투입을 주문했다.
복지부는 연구결과에 말을 아끼면서도 현장 목소리에 한 걸음 다가서는 모습이다.
보건의료정책과 공무원은 "현 평가항목이 시설과 인력 등 과정에 치중했다면 향후 의료질 결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라면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규모와 특성에 맞는 별도의 평가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질 지원 수가 격차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질평가 연구책임자인 김윤 교수 선정도 탐탁지 않은 모양새이다.
김윤 교수는 현정부에서 의료전달체계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등 굵직한 현안의 연구를 수행해왔다. 현재 여당 이재명 후보의 보건의료 특보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 보직 교수는 "왜 또 김윤 교수이냐. 현재 여당 대선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이 의료질 평가까지 담당하는 것이 적합하냐"고 반문하고 "이미 선정된 연구자라도 대선 시점에서 결과 발표를 다른 연구자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대선과 무관한 연구자 선정임을 분명히 했다.
해당 공무원은 "의료질 평가 중장기 연구는 지난해 초 시작해 12월 마무리됐다. 김윤 교수는 대선 이전 선정된 연구책임자"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윤 교수는 "의료질 평가 관련 회의 참석은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진행한 연구결과는 이미 마무리된 만큼 협의체에서 필요한 경우 요청하면 설명할 용이는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료단체 등이 참여한 의료질 평가 중장기 개편 방안 협의체 회의를 정례화하고 연말까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