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국산 초음파 기업들 약진

발행날짜: 2022-02-25 05:30:00
  • 힐세리온, 알피니언 등 수출 노선 넓히며 해외 시장 개척
    경쟁력 가진 신제품 출시도 활발…글로벌 기업 정면승부

국산 초음파 의료기기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 노선을 넓혀가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글로벌 기업들에 밀려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변화된 부분.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은 시장 공략을 위한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힐세리온 등 국내 기업들 세계 경쟁력 확보

2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음파 의료기기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잇따라 깃발을 꽂으며 판매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힐세리온의 소논(왼쪽)과 알피니언의 엑스큐브(오른쪽)

이중 최근 세계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역시 '힐세리온'이다. 초소형 무선 초음파 기기라는 틈새 시장을 노린 스타트업에서 이제는 수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실제로 힐세리온은 지난해 초소형 폐 진단 초음파 영상기기인 소논(SONON)을 기반으로 러시아에 총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키며 세계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의료기기 유통기업인 펀샤인과 계약을 체결하며 브라질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

이번 계약을 통해 힐세리온은 휴대용 무선 초음파 기기 1000대를 브라질에 유통할 계획이다. 진출 방식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총판으로 이미 펀샤인으로부터 100대분에 대한 계약 금액도 받아 놓은 상태다.

힐세리온은 현재 브라질이 피부미용 분야에서 전 세계 2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펀샤인을 통해 휴대용 무선 초음파 기기를 공급하면서 피부 미용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그동안 진단 분야에 그쳤던 휴대용 무선 초음파가 피부 미용 분야로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한다"며 "향후 AI를 활용한 초음파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할 수 있는 잠재 시장을 확보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힐세리온만의 약진은 아니다. 알피니언 메디칼 시스템도 최근 대형 계약들을 잇따라 따내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최근 사우디와 이집트, 이라크, 이란 등 중동 지역의 다수 기업들과 총 300만 달러 규모의 초음파 의료기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알피니언은 이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알피니언은 지난달말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헬스 2022에 참여해 초음파 진단기기 최신 모델인 X-CUBE 90과 AI 기술, 탐촉자 기술, 휴대용 초음파 기기 등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서 알피니언의 기술에 주목한 중동 기업들과 국가 기관들이 이에 대한 계약을 먼저 제시하면서 중동 곳곳의 국가들과 대규모 계약을 맺는 기반이 된 셈이다.

알피니언 박현종 대표는 "이번 중동 지역에서의 성과는 그동안 축적해 온 알피니언의 기술력과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본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데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확대 기반 신제품 출시 등도 활발

이러한 국내 초음파 기기들의 약진은 통계로도 드러나고 있다. 과거 수입에 의존했던 시장이 이제는 완연하게 수출 주도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세계 의료기기 박람회 등을 통해 수출 노선을 열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실적 보고를 보면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은 2조 7109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초음파 분야도 마찬가지. 초음파 기기의 수출액은 지난해만 8324억원으로 직전년도 6737억원 대비 무려 23.6%의 비약적 성장을 이끌며 우리나라 의료기기 수출액을 견인하는데 일조했다.

이렇듯 세계 시장에서 국산 초음파 기기들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이를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 등이 바로 그것이다.

틈새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힐세리온도 오는 3월 출시를 목표로 신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한창이다.

수출 노선을 열어 놓은 소논의 2세대 모델이 소논 500L이 바로 그것. 신제품은 화질을 3배나 높이면서도 크기를 41%, 무게를 30% 줄이며 초소형화를 이뤄냈으며 의료 인공지능(AI)까지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힐세리온은 단순히 영상의학과 등의 한정된 분야에서 눈을 돌려 AI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솔루션들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파이프라인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메디슨도 이에 질새라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에 나서며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일단 삼성메디슨이 집중하고 있는 기기는 바로 '에스퓨전(S-Fusion)'이다. 에스퓨전은 삼성메디슨이 독자 개발한 기술로 초음파나 MRI와 융합된 전립선 표적 조직검사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이다.

초음파와 MRI 영상을 함께 보면서 의심 병변 부위를 표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검사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

이를 기반으로 에스퓨전에 대한 신의료기술에 등재됐으며 지난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사상 첫 조직검사 시술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새롭게 내놓은 V8도 주목할만한 제품이다.

V8의 'V'는 다용도와 다목적을 의미하는 'Versatile'의 약자로 이 제품은 산부인과를 비롯,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심장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기능을 갖췄다.

산부인과용 진단 보조 기능으로는 미세 혈류 유무와 저속 혈류량 관찰에 적합한 '엠브이 플로우(MV-Flow™)'와 혈류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루미 플로우(LumiFlow™)'가 포함됐으며 영상의학과용으로는 초음파 횡파 탄성을 이용해 간경화나 종양 등을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스 쉬어웨이브 이미징(S-Shearwave Imaging) 등이 들어간 것이 특징.

후발 초음파 기기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틈새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면 삼성메디슨은 맏형답게 어느 진료과목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고급형 초음파 기기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은 셈이다.

삼성메디슨 방원철 상무는 "V8은 실제 초음파 기기를 활용하는 의료진과 시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복합 제품"이라며 "진료과목별로 삼성메디슨의 특화 기술을 녹여 대표 기능들을 모두 포함한 만큼 고급형 초음파 기기의 대표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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