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 의료경제팀 기자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가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정치는 냉정하다. 1%도 안 되는 초박빙 승부라도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오는 5월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이양된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 양당이 권력을 창출한 후 이뤄진 것은 기존 정권에 대한 재평가였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권좌에서 내려온 후 새로운 권력의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재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원칙과 소신 그리고 강한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문 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 중 의사 출신인 이진석 국정상황실장(52, 1971년생)이 포진되어 있다.
그는 고려의대를 졸업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과 정책조정비서관을 거쳐 현 국정상황실장 등 문 정부 청와대 비서관으로 함께했다.
의사 출신 중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을 지낸 인사는 있었지만 이진석 국정상황실장과 같이 정권 5년을 청와대에서 근무한 순장조는 드물다.
문 정부 초기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은 보건복지부 국실장과 심사평가원장 등을 청와대로 불러 부진한 보건의료 국정과제 상황을 지적하고 속도감 있는 정책을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진석 비서관이 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국회와 세종청사 등에 빠르게 회자되며 공무원들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 복지부 차관 임명은 풍문에 그쳤다.
얼마 되지 않아 검찰 내부에서 이진석 비서관을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의문이 풀렸다.
2018년 4월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이다. 그는 검찰 조사 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대표되는 문재인 케어 설계자 중 한 명인 이진석 비서관의 보건 정책 구현은 희망사항으로 끝난 셈이다.
문 정부와 동고동락 한 그의 5월 이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권력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검찰의 칼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가에 능통한 의료계 인사는 "이진석 비서관 혐의가 문 정부 재평가 시발점이 될지, 그냥 묻고 갈지 모든 것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달려있다"면서 "의사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5년을 보낸 인사는 거의 없다. 모든 정권이 그렇듯 문 정부 인사들도 권력 무상을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 정부 아웃사이더에서 이너서클 일원으로 평가받는 이진석 비서관의 공과를 차지하고 지난 5년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윤석열 정부에서 문 정부의 재평가 척도는 이진석 비서관 수사 재개로 귀결될 것이라는 예감이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