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특위, 한림원 한의사 영입 규탄…의협에 자금지원 중단 요구
"의학·한의학 완전히 다른 학문 한림원 설립 취지 역행"주장
의료계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한의사 영입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의계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시행을 요구하는 시기에 이 같은 결정인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31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학한림원의 한방분야 석학을 회원영입에 우려를 표하며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의학한림원은 지난 10일 경희대 한의대 고성규 교수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신병철 교수를 2022년 신입 정회원으로 선출했다. 지난 2014년 한의사 회원 선출 시도가 의료계 반대로 무산됐던 만큼, 이번이 첫 영입이다.
한특위는 의학한림원의 이 같은 결정이 의학 및 관련 분야 국내 최고 석학단체의 설립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봤다.
의학한림원의 설립취지는 우리나라 의학의 지속적인 진흥 창달과 의료선진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사업을 수행해 의학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과 한방은 완전히 다른 학문이고 검증 기준과 체계에 차이가 있어 한의사 영입은 이 같은 취지에 맞지 않는 다는 것.
한특위는 "의학은 과학에 기초한 근거중심 학문.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의 특성상 의학은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필수 요건"이라며 "반면 한의학은 음양오행, 기, 혈 등을 논하는 분야로 검증 자체를 아예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의학에 비해서는 체계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특위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의학한림원 관계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또 의협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영입이 취소될 때까지 의학한림원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한특위는 "의·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한의계가 RAT 실시 권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에 의학한림원의 결정은 충격"이라며 "과학에 바탕을 둔 의학의 권위야말로 의사들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석학을 자처하는 소수의 잘못된 결정에 의해 의학의 권위가 붕괴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