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법 개정안에 안과계도 우려..."굴절검사는 의료인의 영역"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대한안과의사회가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시스템 시행과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대해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8일 대한안과의사회는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25회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일성분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전산 시스템에 대해 준비 없는 졸속 시행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일 시행한 이 제도는, 약사가 관련 지원 시스템에 대체조제 내역을 먼저 입력하면 처방 의사가 이를 사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안과의사회는 이 제도가 행정 편의만을 앞세워 의료계의 우려를 묵살하고,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소통 장치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시스템의 수동적 구조가 문제인데, 진료 중인 의사가 별도 알림 없이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약국이 통보 내용을 입력하면 의사가 직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버에 접속해 확인해야 하는 구조여서, 의사의 치료 계획 점검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안과 약물의 특수성도 강조했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만성 안질환은 주성분이 같더라도 제조사에 따라 보존제, pH, 점도 등이 달라 안압 조절 효율이나 알레르기 반응에 차이를 만든다. 하지만 의사가 약제 변경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오진이나 잘못된 처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의사회는 대체조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과 전문 의약품 등 고위험 약물에 대한 대체조제 제한과 제도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시스템은 약사의 편의 도구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전제로 한 예외적 소통 장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안과의사회 오청훈 부회장은 "약국은 대체조제를 전산으로 올리기만 하고 의사가 나중에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구조로, 환자가 어떤 약을 투여받았는지 즉각 알기 어렵다"며 "녹내장은 성분이 같아도 제품별 효능이 달라 환자가 다른 약을 쓰면 안압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조절이 안 된다고 판단해 불필요한 약제를 추가 투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안과의사회 박진구 총무이사 역시 "진료 중 의사가 별도 알림 없이 수시로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법령상 사후통보 취지인 '의사의 인지 및 치료 계획 점검'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안게 된다. 미세한 차이가 치료 결과에 직접 연결되는 고위험 약물은 대체조제를 제한하거나 별도의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안과의사회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개정안에 포함된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굴절검사 시행'이라는 표현이 의사에게만 허용된 타각적 굴절검사까지 안경사가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대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에서다.이에 안과 의료계는 입법 과정에서 굴절검사가 의료행위임을 강조하며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검사로 한정한다는 단서 조항을 제안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안과의사회는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가 허용되는 방향의 확대 해석은 국민 안 건강을 위협하므로, 향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법령 취지가 정확히 집행되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안과의사회 정혜욱 회장은 "안경사의 정의가 '굴절검사를 주된 업무로 하는 사람'으로 변경되면서, 굴절검사를 의료행위인 진료의 일부가 아닌 안경사의 독자적 업무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굴절검사는 안경을 만들기 위한 절차만이 아니라 중요한 진료의 일부다. 하지만 법 개정 후 안경사가 마치 진료하는 사람인 것처럼 표현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안경점에서 굴절검사 외의 행위를 확대해석해 의사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진료 행위까지 하는 것은 국민 눈 건강을 위해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복지부 장관이 '직역 간 업무 변화는 없으며 현행 시행령 그대로 유지된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한 만큼, 국민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