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직 기자
의료 경제팀

대한의사협회를 출입하면서 개원가를 중점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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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료 인기 시들...추가사업 관심 저조 주도권 뺏기나?

보건복지부가 추가 공모에 나선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대한 의과 관심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과와 함께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의원 참여가 저조할 시 자칫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21일까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이 사업은 거동 불편 환자의 의료 접근성 개선 및 커뮤니티케어 기반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 신청 대상은 의원·한의원 등 방문진료 가능 의사·한의사가 1인 이상인 의료기관이다.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대한 의과 관심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의계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 사업은 현재 연 60회까지 가능한 수가 청구 횟수를 연 100회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참여 기관은 재택의료센터 신청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방문진료와 통합돌봄을 연계한다는 목표다.하지만 이 시범사업에 대한 의과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과거부터 방문진료는 낮은 수익성과 법적 부담, 행정·인력 문제 등으로 의사들에게 기피돼왔다. 이번 시범사업 역시 이런 진입장벽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이와 관련 방문진료를 시행 중인 한 의원 원장은 "과거에 비해 방문진료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늘어난 면이 있기는 하다. 재택의료센터와 관련해선 경쟁으로 인해 참여가 증가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여전히 관심과 참여도가 미진하다. 이 정도론 통합돌봄이 원활하게 돌아가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고 진단했다.이어 "의사들은 전통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의료적인 역할에만 익숙했다. 지금은 의료와 복지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의사들이 복지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시기"라며 "하지만 복지 쪽으로의 저변 확대에 필요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정책적인 유인책이나 당근이 제공되지 않아 참여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반면 한의계는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 대한한의사협회는 여러 국회 토론회나 홍보를 통해 한의 방문진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실제 앞선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환자 수가 3.4배, 진료 건수가 2.5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한의 방문진료를 이용한 전후를 비교했을 때, 내원 진료비가 13.5%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한의 방문진료는 환자 수요와 만족도는 물론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만큼, 향후 통합돌봄체계 내에서 한의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다.이에 따라 이번 시범사업에서도 높은 한의과 참여가 예상되면서, 자칫 관련 사업의 주도권이 한의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반면 의과에선 한의사만으론 시범사업의 근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의 통증 치료 등을 장기적인 데이터로 봤을 때, '환자 입원율 또는 응급실 방문율 감소'같은 실질적인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방문진료의 본래 목적인 의료비 감소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의사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 또 이를 위해선 기존의 '수가' 논의를 넘어선, 의사와 복지 영역 간의 경계를 좁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정부는 재택의료센터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도가 톱니바퀴처럼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선 일선 동네 의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방문진료에 대한 의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현실적인 문제를 꼽았다. 소규모 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은 일과 중에 의원 문을 닫고 방문진료를 위해 이동하는 것이 어렵다는 진단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사가 여유시간에 환자를 방문해 진료할 수 있도록, 야간·휴일 가산 수가를 책정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또 이런 방식이 내원하기 어려워진 기존의 만성질환 환자들을 돌보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강조했다.가정의학과의사회 유승호 공보이사는 "한의 방문진료는 본질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침, 뜸 등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높지만, 의료비 지출 절감을 위한 방편으로는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반면 의사들의 방문진료는 건강 관리를 통해 전체 의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어 "일차의료의 역할은 기존 만성질환 관리와 감염성 질환 치료를 넘어 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통합돌봄의 중심 축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의사들 역시 복지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진료와 같은 통합돌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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