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의료용 대마 규제완화 움직임 나라별 현황은?

발행날짜: 2022-04-05 12:01:16
  • 의료용 대마 시장 2024년 51조 원 규모 전망
    국내 법개정 및 규제자유특구 등 규제완화 모습

대마 및 대마 성분의 의약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EU) 일본 중국을 비롯한 국가들과 제약바이오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이 대마 상업적 활용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상황. 국내 역시 의료용 대마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4일 '대마의 산업적 활용에 대한 국내외 규제 동향'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마의 세계 시장 규모는 2백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의료용 대마 시장은 연평균 22.1% 성장해 2024년 5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 2020년 12월 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UN 산하 마약위원회가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기 때문.

현재 미국 연방하원이 대마초 합법화 법률을 통과시켰고,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 50개국 이상의 나라가 이미 의료용 대마의 사용을 허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마를 활용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마라고 알려진 '헴프(Hemp)'는 환각성 약물이 배제돼 활용 및 유통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대마 줄기 껍질(섬유·삼베), 씨앗(헴프씨드), 기름(헴프씨드오일) 그리고 대마 속대(건축자재) 등으로 나뉜다.

대마의 성분 중 환각 성분의 함유량이 0.3% 미만인 것은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환각 성분이 배제된 대마는 의료용, 산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환각 성분이 없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희귀 난치 질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외 여러 나라에선 CBD 오일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돼 뇌전증 환자의 경련과 발작을 멈추는 용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현재 해외의 경우 각 국가마다 CBD 규제에 차이가 존재한다. 식품 및 식품첨가제로 사용 가능하다는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있는 반면 일부 국가는 시판 전 안전성 평가를 요구하거나 아예 허용하지 않거나 매우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나라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2018년 6월 처음으로 대마초 기반 뇌전증 치료제 '에피도렉스'를 의약품으로 허가했으나 현재까지 의약품 이외의 식품 등에 대해서는 CBD 안전성 평가에 대한 이해가 제한적이라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CBD는 의약품 원료(API)로서 허가됐으며, 의약품 원료로 허가된 CBD가 식품첨가제나 식이 보충제 등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게 FDA의 입장이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020년 11월 EU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재까지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THC와 다르게 CBD는 향정신성 작용이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CBD 규제와 관련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6월 CBD 사용이 공중보건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유엔마약위원회도 대마 및 대마 관련 물질의 평가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대마를 규제하고 있다.

법률 제2조 제4호 및 관련 하위법에서 규제 대상 대마를 규정하고 있다 (대마초와 그 수지, 대마초와 그 수지를 원료로 해 제조된 모든 제품, 칸나비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칸나비디올, 이들 물질을 함유하는 혼합물질 또는 혼합제제)

또 법률 제3조 제7호에 따라 대마를 공무상 또는 학술연구 또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수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마를 수출입, 제조, 매매하거나 매매 알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대마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환각 물질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함유량이 0.3% 미만인 대마를 현행 마약류관리법에서 분리해 내는 방식 등으로 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산업화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상북도는 2021년 4월 국내 최초로 헴프(HEMP, 향정신성 물질인 THC(Tetrahydrocannabinol) 0.3% 미만 대마식물로 환각성이 있는 마리화나와 구별돼 비환각성 산업용 소재로 이용)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실증을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산업용 대마 생산 전주기 안전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대마를 활용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고, 나라마다 대마 관련 규제가 서로 다르게 정립 중에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큰 비즈니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대마 관련 시장과 규제 환경 변화를 관심 있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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