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병원 지정기준 '임박'…의료인력·환자군 완화되나

발행날짜: 2022-04-18 05:20:00
  • 복지부, 동일 기준 원칙 의견수렴 돌입 "5월 운영위원회에서 확정"
    코로나 여파 45곳 중 15곳 미충족…"문턱만 높이면 50개소 목표 불가"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이 주목하는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 핵심인 의료인력과 환자군 비율의 일부 조정이 점쳐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고령사회 대비한 재활의료기관 지정 확대에 무게를 두고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다음달 열리는 재활의료기관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17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재활의료기관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기준 개선을 위한 의료현장 의견수렴에 돌입했다.

복지부는 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 개선을 위한 현장 의견수렴에 돌입했다.

재활의료기관 제도는 2017년과 2018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0년 본 사업 1기 지정으로 시작됐다.

당시 엄격한 의료인력 기준 논란으로 2020년 2월 일산중심병원과 청주푸른병원 등 26개소를 1차로 지정하고, 같은 해 12월 아이엠병원과 대구경상병원 등 19곳을 2차로 추가 지정했다. 현재 재활의료기관은 45곳으로 2023년 2월까지 유효하다.

복지부는 오는 8월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공고를 위한 세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기 재활의료기관 2021년 자료 기준…병원들 "회복기 환자군 40% 불가"

중소병원과 요양병원 중 재활의료기관 진입을 준비하는 병원이 지난해부터 병원으로 종별 분리와 환자군 관리, 의료인력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

복지부는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 동일 적용을 토대로 현장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인력기준 핵심인 재활의학과 전문의 상근 3명 이상(비수도권 2명)을 비롯해 간호사(1인당 환자 수 6명 이하), 물리치료사(1인당 환자 수 9명 이하), 작업치료사(1인당 환자 수 12명 이하) 및 사회복지사(1명 이하, 150병상 초과 시 2명) 등이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의료인력 및 환자군 충족기준에 입각해 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의료기관의 또 다른 문턱인 입원환자 중 회복기 환자군 40% 기준도 2021년 한 해 동안 맞춰야 한다.

다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의료인력과 환자군 비율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에 적용된 의료인력 기준.

수도권과 지방 의료인력 격차를 감안해 지역별 완화조치와 조건부 지정 등이 적극 검토 중이다.

의료기관정책과 공무원은 "재활의료기관 조차 의료인력과 회복기 환자 비율 충족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안다. 2기 지정은 1기와 동일한 지정기준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현장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반영할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현실적인 지정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활의료기관을 준비 중인 요양병원 병원장은 "의료인력은 어떻게 맞추겠는데 회복기 환자군 40% 비율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코로나 사태로 줄어든 환자들을 어디서 구해오란 말이냐"면서 "재활의료기관 확대를 위해서는 탄력적인 지정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당초 1기 30개소, 2기 50개소, 3기 100개소 등 단계적 확대를 통해 2025년 이후 재활의료기관 2만 5000병상 확보를 목표로 했다.

■재활의료기관 30% 기준 '미충족'…복지부, 현장 반영 지정기준 완화 '검토'

수도권 요양병원 병원장은 "문턱만 높이고 수가는 낮은 상황에서 어느 병원이 재활의료기관에 도전하겠느냐"며 "기존 지정기준을 고수한다면 복지부가 목표한 2기 지정 50개소의 10%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활 특화 중소병원 병원장은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과 수가로는 신청할 생각이 없다"면서 "지정되면 손해 보는 제도가 지속되는 한 재활의료기관 확대는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병원들 우려는 단순한 핑계가 아니다.

재활의료기관 45곳 중 회복기 환자군 40% 미충족으로 지정 박탈이 우려되는 기관이 전체 30%인 15곳에 달한다.

복지부가 본사업 초기 제시한 재활의료기관 확대 로드맵.

지역 재활의료기관 병원장은 "기존 병동을 줄여 전체 환자 수를 감축해 간신히 회복기 환자군 비율을 맞췄다. 40% 기준 충족은 무리가 있다. 복지부가 회복기 환자군 범위를 일부 확대했지만 병상 가동률은 60% 미만으로 재활의료기관 지정 후 경영이 되레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복지부는 오는 5월 재활의료기관 운영위원회에서 지정기준 등을 확정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를 거쳐 오는 8월 병원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복지부, 재활 병동제 '시기상조'…재활의료기관 "참여 확대 수가 개선 절실"

의료기관정책과 공무원은 "복지부도 회복 재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현장 목소리와 재활의료 질, 정책 기준을 검토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재활의료기관협의회와 재활의학회 등과 협의해 5월 중 운영위원회에서 개선 방안을 논의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요양병원협회에서 주장하는 재활의료 병동제 도입 관련 "재활의료기관 지정 제도가 초기 단계로 정착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재활의료 병동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시기상조 입장을 피력했다.

재활의료기관들은 경직된 재활의료 정액수가 개선을 복지부에 요구했다.

재활의료기관협의회 이상운 회장은 "재활의료기관 확대를 위해서는 지정기준 문턱을 높이기보다 지정 제도 참여의 동기 부여를 위한 인센티브가 절실하다"면서 "재활의료기관 조차 맞추기 힘든 의료인력과 회복기 환자군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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