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목전 안산시와 업무협약 재논의…"복지부 구경만 하나"
고대안산병원 등 병원 간 혈투 불가피 "수도권 의료기관 악영향"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양대학교의 안산 지역 종합병원 설립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어 지역 의료기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한양대학교가 최근 안산시와 상록구 에리카 캠퍼스 내 종합병원 건립 업무협약 논의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양대학교는 2020년 2월 안산시와 에리카 캠퍼스 혁신파크 내 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한양대학교는 정부의 혁신파크 선도사업으로 안산 에리카 캠퍼스에 정보기술(IT)과 생명기술(BT) 등 첨단기술 기업 입주실과 창업지원 시설, 연구소, 문화시설 그리고 종합병원 건립 등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다.
안산시는 바이오제약과 의료기업 유치와 종합병원 건립을 통해 의료산업 클러스터 구축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윤화섭 안산시장은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혁신파크를 연계한 안산테크노밸리 R&D 단지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한양대 종합병원 건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역 주민들에게 환영 받지만, 안산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의료기관 입장에서 공공의 적이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지근거리에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진료를 시작한 중앙대 광명병원을 비롯해 시흥시 배곧서울대병원, 청라지역 서울아산병원, 인천 송도 연세대의료원 등 분원 건립을 확정한 대학병원 간 혈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앙대 광명병원, 진료 시작…서울아산·서울대·연세대 분원 확정 '무한경쟁'
고려대 안산병원 관계자는 "한양대 안산 분원 추진은 이미 오래된 얘기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인근 지역에서 대학병원 분원이 이어지고 있어 경영진도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중소병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지역 중소병원 병원장은 "복지부가 병상총량제와 병상 신·증설 관리 기준 마련 등 말로만 떠들 뿐 대학병원 분원 경쟁을 구경만 하고 있다"며 "환자들과 의료진 쏠림을 방기하면서 무슨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서울지역 중소병원 병원장은 "안산지역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모든 의료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전담병원과 간호간병통합병동 등을 유지하기 위해 간호사들을 간신히 잡아 놓은 상황인데 분원이 들어서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양대 측은 종합병원 건립 논의는 진행 중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양대의료원 보직교수는 "대학 본부 차원에서 안산시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 아직 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지역 주민들은 대학병원 개원을 선호하고, 지역 의료기관은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