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 병원, 자체 예산 3억원 투입 "수개월째 감감무소식"
일부 병원들 비용 지연…복지부 "보상 약속 믿고 기다려 달라"
보건당국이 코로나 전담병원 음압병상 공사 비용 지급을 수개월째 지연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서울지역 A 병원은 지난 1월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운영 이후 5월까지 음압병상 공사 비용을 보건복지부 중수본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 병원은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12월 복지부와 지자체로부터 방역의료 대응 차원에서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을 위한 일부 병동의 음압병상 전환을 요청 받았다.
병원 측은 코로나 위기 극복 협조 차원에서 일부 병동 공사를 통해 음압병상으로 전환하며 올해 1월부터 5월초까지 확진환자 치료에 주력했다.
병원 자체 예산 3억원 가까이 투입해 마련한 음압병상은 27개 병상이다.
병원 측은 음압병상 시설 공사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중수본을 믿고 확진환자를 치료했다.
하지만 복지부 중수본은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할 뿐 구체적인 공사 비용 지급 시기를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의료체계 전환을 준비 중인 병원 경영진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오는 23일부터 전담병원 지정 해제와 함께 손실보상이 국비에서 수가 전환으로 사실상 종료되는 상황에서 일반 환자 진료시스템 복귀를 위해 추가적인 시설 공사와 인건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A 병원 병원장은 "음압병상 공사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지난해 연말 코로나 확진환자 치료를 위해 협조를 요청한 복지부가 전담병원 운영 기간 동안 명확한 설명도 없이 비용 지급을 지연하며 수개월째 감감무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의료체계 전환을 위해 음압병상을 일반 병실로 바꾸려 했지만 확진환자 치료 병상 이미지로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음압병상 병동을 비워두고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사비용 미지급 상황을 A 병원 뿐 만이 아니다.
지역 병원 병원장은 "얼마 전 전담병원 병원장 회의 중 일부 병원에서 공사 비용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일반 환자 진료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 복지부가 비용 지급 지연 이유와 지급 시기를 명쾌하게 전달해야 해당 병원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면서 병상 공사 비용을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한 공무원은 "코로나 사태 예산 투입과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긴축 재정 상황이라 비용 지급이 늦어지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 방호복과 N95 마스크 비용 지원도 예산 문제로 늦어진 바 있다. 정부가 공사 비용을 약속한 만큼 믿고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