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보건의료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발행날짜: 2022-05-16 05:00:00 수정: 2022-05-16 14:23:24
  •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윤석열 정부가 지난 10일 출범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간호법 추진,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등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전 질병관리본부장이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19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신 정기석 교수님을 모시고 새 정부가 챙겨야할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Q: 보건복지부 장관이 향후 보건부 독립에 영향을 미칠까?

네, 당연히 보건의료의 핵심 축 중의 하나인 의사 직역에서 장관 후보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보건부 독립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보건학 전공자도 괜찮고요. 보건과 의료에 관해서 오랫동안 경륜을 쌓고 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놓은 분이 장관이 된다면 괜찮다고 봅니다.

Q: 새정부 방역대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과학적인 방향입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되게 어렵게 생각하는데 아플 때 어떻게 합니까, 병원가서 그냥 맡기고 그동안 알고 있던 주식을 갖고 진단하고 치료받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외에 이제 역학이라든지, 또 여러가지 분야 통계학이런 것들이 다 과학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의료분야에 있는 분들은 다 하겠지만 있습니다. 근거중심의 의학이 돼야 되는 거예요. 앞서 9시에 영업시간을 제한했을 때, 왜 10시는 안되는지 5명 이상 못 모인다 했을 때 5명이상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등 데이터를 갖고 얘기를 해줄 수 있어야 하는거죠.

Q: 비대면진료 정책 방향은?

비대면 진료는 말이 많았는데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효용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만 개원의들이 자칫하면 대기업이나 대형 플랫폼의 종사자로 전락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저는 의료의 본질은 환자를 직접 만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환자가 직접 해라. 진찰을 하고 만지고 눈을 보고 그 다음에 안색을 보고 아프다고 하면 배도 한번 만져드려야하죠. 환자들은 의사의 손길이 사실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화면을 보고 그냥 뚝 떨어져서 한다? 일단 의술의 기본에는 위배되는거죠. 하지만 자주 못 오는 분들, 사정상 멀리 떨어져 있어 이번에 약 처방만 필요한 분들에 한해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고 봅니다.

Q: 상급종합병원 분원화 대책 없을까?

지금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너도나도 몰려드는 현상을 제도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영원히 힘들다고 봅니다. 상급종합병원의 대형병원들이 전국의 분원을 설치한다고 칩시다. 그럼 또 사람들이 몰려가겠죠.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과연 그렇게 해서 의료의 질이 유지될 것인가 회의적이에요. 브랜드 네임은 좋아요 하지만 막상 가면 질은 낮을 수 있죠. 그럼 국민들은 바로 알아차리고 결국은 수도권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몰려들 겁니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분원을 설치해서 더 확장하면 대기업이 생기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지방분권은 더 힘들어지고 지방 환자들은 자꾸 갈수록 진료에서도 우리가 손해라는 박탈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대책이 있다면?

이런 문제를 정리하려면 전문관료가 있어야 해요. 과연 우리나라 보건의료부분에 전문관료가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죠.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은 중간쯤 되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멈추고 맙니다. 한번도 전문 관료들이 보건의료 수장을 해본 적도 없죠. 또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확립하면 인기가 떨어집니다. 지방환자가 원하는 A급 병원에 갈 수 없도록 제동을 걸기 때문이죠. 사실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면 알겠지만 병상 행정명령을 내리면 다 통해요. 규제가 가능한 국가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왜 안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한마디.

이렇게 얘기하고 싶네요. 불이 나면 소방청이 다 해결을 하지요. 전쟁이 나면 국방부를 믿고 지시에 따를 겁니다. 보건의료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게 중요한데 왜 이를 담당하는 부처가 없을까. 그리고 원래 세글자 부처가 오래갑니다. 앞서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것은 정책이 좋기 때문일까요.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를 살리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살린 거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죠. 보배가 되려면 역시 기승전 보건부 독립이라고 봅니다.

오늘 짧게 나마 새정부가 나아가야할 정책방향을 제시해봤는데요. 결국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세우고 계획을 구체화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고해주신 정기석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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