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치매학회…정책‧약물 검증 앞장서야죠"

발행날짜: 2022-05-26 05:20:00
  •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 새 정부 정책 제안 등 역할 강조
    "아두카누맙 논란 속 후속 약물 레카네맙 더 큰 기대"

인구 고령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치매'는 국가가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됐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서도 지난 정부에 이어 국가 치매 관리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요성이 큰 만큼 의학계에서 학술 연구를 도맡아 온 대한치매학회 역할도 한층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대한의학회 정식 일원으로 인정받으며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올해부터 향후 2년간 치매학회를 이끌게 된 양동원 신임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도 새 정부에서의 치매 조기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를 만나 새 정부에서 필요한 치매 관리 정책과 함께 학술 현안 등을 들어봤다.

"경도인지장애 등 치매 예방 시스템 마련해야"

지난 정부서부터 '치매국가책임제'로 불리며 진행된 국가 치매 관리 정책은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됐다.

양동원 이사장 또한 서울성모병원 교수뿐만 아니라 마포구 치매안심센터장을 맡으며 지역사회 치매환자 관리에 역할을 해왔다.

새 정부에서는 기존보다 확장된 개념의 국가 치매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양동원 이사장의 생각이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서부터 조기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인데, 양동원 이사장은 지난해 의학회로부터 정식 회원 학회로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인 정책 제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양동원 이사장은 올해가 치매학회 창립 20주년을 되는 해라고 설명하며, 학회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방향 제시를 하기 위해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을 확립해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동원 이사장은 "그동안은 치매 환자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정책이 집중됐다"며 "현재는 치매를 사전에 예방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매에 접근하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며 "치매뿐만 아니라 경도인지장애까지 정부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최근 상정됐다. 관련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학술 단체로서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양동원 이사장은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등 국내 치매 관련 학술 단체와의 협업도 구상 중이다.

양동원 이사장은 "치매 관련 학술 연구를 하는 그룹이 나뉘어 있는데 앞으로 이를 통합하고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모임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간단하게나마 노인정신의학회와 젊은 연구자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동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해서 장기적으로 국제학회를 개최하는 것도 목표로 할 수 있다"며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학술단체와 교류 할 수 있도록 올해와 내년도 임기 동안 준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란 많은 아두카누맙, 후속 치매약이 기대"

앞서 지난 4월 치매학회는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 아듀헬름(Aduhelm, 아두카누맙)에 대한 학술토론을 벌인 바 있다.

양동원 이사장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임상적 논란을 뚫고 아두카누맙이 국내 도입된다면 처방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다고 피력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비싼 약가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봤다.

아두카누맙은 미국 바이오 업체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지난해 6월 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 지연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FDA는 승인 당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효능에 대해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 시판 후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4상을 조건으로 달았다. 입증하지 못하면 언제든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동원 이사자은 Post Corona 시대를 맞아 치매관련 해외 학회들과 MOU를 맺어 국제학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치매연구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약물 검증에 신경쓰겠다는 계획이다.

양동원 이사장 "FDA에서도 임상적 불확실성에 부담을 느껴 4상을 다시 하라고 한 것인데 사실상 그 의미는 3상을 다시 하는 셈"이라며 "고용량을 투여할 때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 그 다음에 인지기능을 조금 덜 떨어지게 하는 효과도 있다는 면에서 치매 전문가 입장에서는 국내에서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문제"라며 "한 번 투여할 때 환자 자기부담금이 500~600만원에 달하는데 연간으로 따지면 6500만원 정도다. 환자 입장에서는 힘들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양동원 이사장은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에 이어 에자이와 다음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공당 개발하고 있는 레카네맙(lecanemab, 프로젝트명 BAN2401)에 더 시선이 간다고 설명했다. 레카네맙은 뇌에서 병리학적 아밀로이드 이상이 확인된 알츠하이머병 및 경증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항-아밀로이드 베타(Aβ) 원시섬유(protofibril) 항체다.

양동원 이사장에 따르면, 올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제15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CTAD, 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국제학술대회에서 레카네맙의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바이오젠이 올해 11월 CTAD에서 레카네맙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 고 있다"며 "치매 전문가로서 굉장히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작용이 적기 때문인데, 개인적인 예상을 한다면 내년도 하반기에는 FDA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허가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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