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와 RT-PCR…보의연 미권고에 대해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이윤영 공보이사
발행날짜: 2022-06-13 05:20:00 수정: 2022-06-13 11:30:10
  •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이윤영 공보이사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 8개 회원학회가 지난 22년 5월 30일에 코로나 19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임상진료지침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 중에서 "코로나 의심자(유증상 또는 무증상)와 코로나 19가 의심되는 소아청소년에게 일반적으로 신속항원검사(RAT)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윤영 공보이사

근거로는 세계적으로 발간되는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는 단서가 달려있다. 다만, 코로나19 유병률이 높아지고 PCR 시행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예외 단서가 있다.

여기에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내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에서는 RAT의 민감도가 낮다는 발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질의서를 발표하였지만 국내여건에 적합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근거중심의 이야기를 통해서 보다 더 발전된 검사와 의료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다시금 신속항원검사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논란은 환자입장을 보면 다분히 탁상공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지금껏 호흡기감염에 대한 검사의 확진은 PCR검사를 통해서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한 검사체계는 아니다. 일선 일차의료현장에서 초기 코로나19 환자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PCR검사 환자에서 때로는 위양성이 때로는 위음성으로 직감하게 되는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RAT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2020년 12월 23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대국민 입장문에 보면 환자가 증상발생 5일 이내에 검사시 90%정도의 민감도를 보이고 5일이 지나서 검사하는 경우에는 민감도가 떨어지기에 전체적인 검사에 대한 학회의 평가는 41.5%로 보고한바 있다. 그래서 RAT검사를 신뢰하기는 어렵고 PCR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COVID-19 환자들 대부분이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한다는 것이고, 방문 시점은 적어도 5일을 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의사들이 검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검사 그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으며, RAT검사는 5일 이내에 90%의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진단학의 기본으로 돌아가서 의사는 환자의 문진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검사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과정으로 논리적 진단을 하는 끊임없는 훈련을 해왔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생략하고, 단순히 검사 그 자체에 매몰되는 논쟁은 소모적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혹자는 무증상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물론 무증상 환자는 존재하고 일선에서도 만나는 일이 있다. 다만, 2020년 나왔던 많은 리포트에서 보면 COVID-19 무증상은 4~80%까지 다양한 비율로 보고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외래에서 초반에 꼼꼼하게 문진을 한다면 무증상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 변화무쌍한 보고는 환자에 대한 애정 척도를 리포트한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있다.

RAT는 병의원에서 의사가 직접하는 검사가 있고, 환자 스스로가 직접하는 자가검사형태도 있다. 시약과 기본 키트는 동일하지만 면봉의 차이가 있고, 검사의 방식에 있어서 기술적인 차이도 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 포함된 면봉은 일반용에 비해 더 길고 얇으며 면봉끝에 미세 융모가 존재하여 비인두부위까지 들어가서 검체를 채취하므로 정확도가 높다.

반면에 일반용 자가 신속항원검사는 안정성의 문제로 콧구멍 안쪽에 1.5~2cm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짧은 면봉을 사용하여 검사를 하게된다. 이런 이유로 자가키트로 검사하는 경우에는 민감도가 대략 40%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어있다.

이런 자가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의료기관에서 검사하는 것과 구분하지 않고 통계를 낸 것은 아닌지하는 의심과 더불어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의원을 방문하는 시간이 아닌 전체적인 시간을 가지고 나온 민감도를 가지고 의견을 제시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통찰은 필요하다고 본다.

설마 이런 현장의 내용도 검토하지 않고 종이로만 읽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는 뜻이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간혹 당황스러운 경우들이 있다. 과거 2009년 신종플루가 한참이던 시절에 당시에 9월에 신속항원검사는 신뢰할 수 없어서 하면 안 된다는 의견만 내려 받고 있었다. 당시에 거점병원 앞 컨테이너박스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줄이 어마하게 있었던 기억이 다들 생생할 것이다.

덕분에 PCR검사의 결과는 하루반이 지나야 나오는 경우도 허다했고. 이런 이유로 적절한 약물치료시기를 놓쳐서 안타까운 사망으로 연결되었던 경우를 여럿 보았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유명 연애인의 아드님이 사망했을 때는 그 충격이라는 것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동일한 일들이 지금 또 한번 데자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금번에도 연세 지긋하신 분들께서 증상 발생 4일째쯤 PCR 검사를 하고 다음날 결과 값이 나왔는데 환자 전산등록도 늦어져서 정작 적절 시기에 약을 받지 못하는 일들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사들의 노력은 온데간데없이 단순히 검사의 정확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사는 진찰을 통해서 질병을 의심하고 그 다음에 신속하고도 적절한 검사를 통해 빠른 진단을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민감도가 더 높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 길이 환자의 생명을 한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가장 올바르고 맞는 길이지 않은가. 무조건적인 권고로 이런 문제를 해결도 못하고 방치하고 지난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싶다. 더군다나 비용도 비싼 검사를 무조건적으로 해야 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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