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최대 수혜 진해거담제…약가 인하 반작용에 한숨

발행날짜: 2022-06-16 05:30:00
  • 건보공단, 제약협회 및 관련 제약사와 간담회 갖고 의견 수렴
    "공장 방문하며 공급량 확대 해달라더니" 제약업계는 '분통'

오미크론 확산으로 처방이 늘며 수혜를 입었던 진해거담제가 처방량 급증에 대한 반작용으로 약가 인하 위기에 놓이면서 관련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맞춰 공장 가동량을 늘리며 수요에 대응했는데 이제와서 약가를 깎는 것은 이율 배반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왼쪽부터 진해거담제 시장 3강 체제를 구축 중인 안국약품 시네츄라, 대원제약 코대원 포르테, 유한양행 코푸 제품사진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바이오협회와 관련 제약사와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올해 1분기 내과와 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 중심으로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른 진해거담제 처방이 급증한 바 있다.

이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기침, 가래를 동반한 감기와 비슷한 만큼 일반의약품과 함께 상기도감염 등에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인 진해거담제 처방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문의약품으로 처방되는 진해거담제들의 매출이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안국약품 시네츄라의 경우 2021년 1분기 41억원이었던 처방액은 올해 1분기 101억원으로 14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 코푸 시럽 역시 지난해 1분기 31억원에서 151% 급증한 7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가장 급증한 것은 호흡기 계열 품목을 다수 생산하는 대원제약의 주요 품목들이다.

코데원 에스의 경우 2021년 1분기(18억원) 대비 254% 급증한 64억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코대원 포르테 역시 2021년 1분기 29억원이었던 처방액이 2022년 1분기 56억원으로 95% 늘어났다.

결국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 처방액 급증하면서 보험당국이 약가인하 검토 대상으로 분류하기에 이른 것.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제도에 따른 것이다.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제도는 사용량이 일정수준 이상 증가한 약품의 가격을 건보공단이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최대 10% 인하하는 제도다.

각 유형별 사용량 증가 정도를 모니터링해 협상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일부 진해거담제는 합의된 예상청구금액이 있는 동일제품군 청구액이 예상청구금액보다 30% 이상 증가한 '유형 가'에 포함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2020년 12월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어려워 코로나에 따른 처방액 증가분을 반영해주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며 "현재도 이와 같은 취재는 변함없다. 하지만 협상 대상으로 처음부터 제외하는 것은 어렵기에 대안을 찾아보기 위한 차원에서의 의견수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급증한 전문의약품 주요 품목 중에서 협상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는 품목은 현재 특정 일부분"이라며 "제약사 의견을 수렴하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대원제약(충북 진천 소재)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는 이후 처방량이 급증한 것을 이유로 약가인하를 보험당국이 검토하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에 제약업계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오미크론 대확산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필두로 정부가 일선 제약사에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의약품을 생산을 요청한 후 이제 와서 정작 약가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치료제로 활용됐던 의약품이 부족해지자 식약처를 필두로 정부가 제약사에 생산을 늘려달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수요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인데 이를 토대로 약가인하를 하겠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요 정부 인사들이 제약사 생산공장을 직접 찾으면서까지 생산량 확대를 요구했다"며 "그런데 보험당국이 이를 갖고 약가인하를 하겠다는 것은 부처 간 칸막이가 존재해 정책적 합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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