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받은 첫 원형 탈모 전신 치료제로 주목
국내 임상 통해 이미 경험 축적…비용적 문제 남아
야누스 키나제(JAK) 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면서 임상 현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아직 국내 허가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부분이 없지만 이미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후속 적응증 승인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도 올해 안에 적응증 추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
국내 허가를 받는다 해도 비용적인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는 희소식이라는 게 임상현장의 평가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성인 원형탈모 환자 치료를 적응증으로 올루미언트를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올루미언트는 FDA의 승인을 받은 첫 원형탈모 전신 치료제가 됐다.
이번 FDA의 결정은 지난 3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실린 올루미언트의 BRAVE-AA1, BRAVE-AA2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BRAVE-AA1과 BRAVE-AA2는 각각 764명, 546명 참여를 목표로 올루미언트 4mg군, 2mg군을 위약군과 비교해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두 연구 모두 1차 평가변수는 36주차에 탈모 중증도 기준인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를 20점 이하로 달성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SALT는 탈모가 전혀 없으면 0점, 모발이 완전히 빠졌다면 100점이 되는 탈모 중증도 평가 도구다. 이번 시험에 참여한 환자는 중증 원형탈모의 기준인 SALT 50점 이상이었다.
연구 결과 BRAVE-AA1의 올루미언트군의 36주차 SALT 20점 이하 달성률은 4mg군이 38.8%, 2mg군 22.8%로 위약군의 6.2%에 비해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 BRAVE-AA2에서도 올루미언트 4mg군 35.9%, 2mg군 19.4%, 위약군 3.3%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대한모발학회 원종현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피부과)는 "원형탈모는 심하게 빠지는 경우 대머리가 되지만 그동안은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치료제를 사용했다"며 "해당 치료제가 반응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았던 만큼 머리가 다시 날수 있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 홍보이사는 "연구 데이터를 봤을 때도 3분의 1 가량은 좋아진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며 "JAK억제제가 블랙 라벨 이슈가 있어 장기적인 안정성은 더 지켜봐야하지만 원형탈모의 경우 비교적으로 환자군이 젊어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비교해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원형탈모 환자는 성균관대 보고에서 25% 까지 (성인) 중증도 이상 비교적 심한 탈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0% 이내 정도가 거의 다 빠지는 정도까지 진행되는 것을 조사됐다.
"국내 임상 경험 축적 제도적 기준 마련 필요"
다만, 아직까지 심한 탈모를 정확히 기준할 수 있는 정의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 결국 어느 정도의 원형탈모에서 올루미언트를 사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국내 기준은 아직 없다는 견해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피부과 A교수는 "국내 허가를 받더라도 당장은 비급여의 영역이기 때문에 고가의 비용을 감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남아있다"며 "어떤 사람들에게 약을 쓰고 급여를 쓸 수 있게 해줄 것인가에 대해 제도적으로 정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이미 올루미언트는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등이 임상에 참여해 진행했던 만큼 이미 사용경험이 쌓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를 근거로 활용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 홍보이사는 "반응이 좋은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없다가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머리가 다시 다 날정도로 드라마틱한 반응을 보인다"며 "하지만 반응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옵션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편, 올루미언트의 원형탈모 적응증 확보로 향후 JAK 억제제 계열 치료제들이 후속으로 원형탈모 적응증을 획들 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화이자의 경우 지난해 8월 발표한 리틀레시티닙 톱라인 결과 리틀레시티닙군은 24주차에 SALT 20점 이하 도달률이 용량별로 17~28%로 나타났다. 가장 작은 용량인 10mg군을 제외하고 모두 위약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국내 A대학병원 교수는 "아토피나 건선 등에 사용했던 JAK 억제제가 원형탈모 적응증을 획득한 만큼 후속 치료제 허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