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크레네주맙 '재실패'…아밀로이드 기전에 찬물

발행날짜: 2022-06-20 05:10:00
  • 2019년 CREAD 3상 실패 후 API ADAD 임상 2상 진행
    중간 분석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 입증 실패 좌절

로슈와 제넨텍이 개발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 크레네주맙이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효용성 증명에 실패했다.

CREAD 임상 3상에 실패한 이후 새로 설계한 API ADAD 임상 2상에서도 추가로 실패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의 다양한 신약 후보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시각으로 16일 제넨텍은 API ADAD 임상 2상의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크레네주맙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항체 신약이다.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이 관찰된다.

다양한 제약사들이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 독을 생성해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착안,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자료사진

크레네주맙 임상은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조기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높은 E280A 돌연변이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은 API-ADAD 종합 인지 점수 및 FCSRT(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로 측정한 인지 능력 또는 기억 기능의 변화 속도를 평가했다.

임상에는 252명이 등록해 94%가 연구를 완료했다. 참가자의 2/3가 44세 전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E280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배정돼 크레네주맙 또는 위약을 5~8년 동안 투여받았고 임상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의 용량을 증량했다. 크레네주맙은 초기 2주마다 300mg을 피하 투여했고 2015년에는 2주마다 720mg로 증량, 2019년에는 4주마다 60mg/kg까지 증량하는 옵션을 참가자에게 제공했다.

다양한 인지 측정 외에도 아밀로이드 PET 및 타우 PET을 평가했고 MRI 및 뇌척수액(CSF) 측정도 조사됐지만 분석 결과 크레네주맙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주요 연구 종말점 상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구 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넨텍은 데이터에 대한 추가 분석이 진행을 진행중이다. 초기 데이터는 오는 8월 2일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회의(AAIC)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2019년 크레네주맙은 CREAD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임상 설계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806명을 대상으로 105주간 신약 투약 후 위약과 임상 치매 척도(CDR-SB) 및 인지 평가 척도(ADAS-Cognition) 등을 비교했지만 중간 분석에서 실패한 바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 신약이 재차 실패하면서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한 다양한 신약 임상 후보군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아밀로이드 플라그 축적이 실제 치매 발병의 원인인지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

1년 전 미국 FDA 승인을 얻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및 감소 기전 신약이지만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실제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석승한 원광의대 산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부 기전을 타겟으로 한 신약 후보군들이 실제 임상 효과 증명에 실패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과거엔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치매 발현의 원인으로 봤지만 최근엔 타우 단백질, 뇌혈관 병변 등 다양한 위험 인자들의 복합 관련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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